제36회 국제현대무용제, '모다페 2017' 프리뷰 ①

▲ 배우 조여정(가운데)을 비롯한 모다페 관계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우리의 삶을 위로하는 힘의 축제가 되길 바란다."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모다페 2017(제36회 국제현대무용제, 2017 International Modern Dance Festival)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한국현대무용협회(회장 김혜정, 단국대 교수)가 주최하는 이번 축제는 오는 17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소극장, 이음아트센터 이음홀·이음야외무대에서 열린다. '헬로, 마이, 라이프?!(Hello, My, Life?!)'라는 주제로 총 7개국 31개 예술단체 186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김혜정 모다페 2017 조직위원장은 "모다페가 우리의 삶을 위로하는 힘의 축제가 되길 바란다"며 "예술인의 한 명으로, 국민이 어디서든 문화예술을 향유하며, 문화예술적 감수성으로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어려운 한국 현대무용계가 성장할 힘이 될 것"이라고 인사말을 남겼다.

이어 모다페 2017의 홍보대사를 맡은 배우 조여정은 "국내 최고의 현대무용 축제인 모다페 홍보대사가 되어 영광"이라며,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무용수의 몸이 가장 아름답고, 현대무용을 동경하는 마음이 있어서, 틈틈이 공연 찾아보고 좋아했다. 2년 전부터, 열심히 수소문한 끝에 탄츠플레이에서 현대무용을 배우고 있다. 현대무용의 매력은 나의 정서나 감정을 온몸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다. 모다페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느끼고, 공감하고,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홍보대사로 모다페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 발렛보이즈의 '라이프(Life)' ⓒ Tristam Kenton

인사말 이후, 모다페 운영위원들이 각 행사를 소개했다. 강경모 운영위원이 개막작·폐막작이 포함된 해외초청작을 설명했다. 올해 개막작은 18일과 19일 오후 8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영국 현대무용단인 발렛보이즈의 '라이프(Life)'다. 한·영수교 130주년 기념의 해와 함께 진행하는 이번 공연은 남성 인체의 아름다운 근육미와 절제된 힘을 보여주며, 안무가 폰투스 리드버그와 자비에 드 프루토스가 각각 '토끼(Rabbit)'와 '픽션(Fiction)'의 두 작품으로 구성됐다.

폐막작은 30일과 31일 오후 8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이스라엘 키부츠현대무용단의 '하늘의 말들(Horses In The Sky)'이다. 2015년 모다페 폐막작으로 방한한 바 있는 키부츠현대무용단은 세계 주요 극장과 페스티벌에 초청되는 것은 물론 이스라엘의 바체바무용단, 독일의 베를린 국립발레단 등 유명 해외무용단의 안무 의뢰를 꾸준히 받는 인기 무용단이다. 한편, 벨기에 페트리 디쉬의 안무가 안나 닐슨과 사라 르메이어의 '만료일(Expiry Date)'은 소멸하는 시간, 만남과 열정, 고통의 한복판에서 소진되는 삶에 대해 춤, 연극, 저글링, 아크로바틱으로 섬세하게 결합해 표현한다.

▲ 키부츠현대무용단의 '하늘의 말들(Horses In The Sky)' ⓒ Eyal Hirsch

이탈리아 마티니댄스컴퍼니의 안드레아 코스탄조 마티니 안무가는 '스카라베오 : 각도와 공간(SCARBEO. Angles And The Void)'를 선보이며, 미국 안무가 린지 르네 데리는 '외딴 몸(Remote Body)'을 공연한다. '외딴 몸'은 오지를 여행하면서 고립을 탐구하게 되는 과정에서, 특이하고, 화려하고, 어둡고, 즐거운 모든 것이 존재함을 깨닫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국제공동작업으로 고블린 파티와 덴마크 무용단체 포스워크가 콜라보를 한 '은유적 손(Metaphorical hands)'도 이어진다. 호흡과 손을 이용한 안무를 다뤘다.

김혜정 조직위원장은 "한국현대무용협회 회장이 된 이후, 우리나라에 어떤 해외 작품을 보여주면 좋을 지 고민했다"며 "키부츠현대무용단은 2014년 초청 당시 호평을 받은 무용단이어서 폐막작으로 재초청했다. 발렛보이즈의 '라이프'는 '헬로, 마이, 라이프?!'라는 우리 주제와도 맞았다. 영국문화원에서도 관심을 받는 단체라는 것을 섭외 중에 알게 됐다. 발레를 하는 남성 무용수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움직임이 섬세하다. 그런 움직임을 한 번 관객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초청한 이유를 밝혔다.

김 조직위원장은 "많은 실험이 있는 작품이 있지만, 이번에 좀 더 추천하고 싶은 것은 벨기에 팀"이라며, '만료일'이 28일에 공연을 하는데, 연극적인 요소가 많이 갖고 가는 작품이다. 그래서 기대가 많이 된다"라고 전했다. 또한, "앞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는 그런 작품들과 단체를 초청하고 싶다"라며 "현재 2020년 데려올 예정인 작품이 있는데, 2019년까지 일정이 가득 차서 힘들었고, 집요하게 콘택트 하니 '2020년 아시아 투어를 너희 때문이라도 잡겠다'라는 약속을 받았다. 2020년 대단한 무용단이 온다는 것만 알려드린다"며 비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 김혜정 조직위원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어 황미숙, 이윤경 운영위원이 국내초청작을 소개했다. 먼저 올해 모다페가 기획한 '현대무용 불후의 명작' 프로그램이 공개됐다. 모다페 조직위원회는 이번 '현대무용 불후의 명작' 선정 기준을 '20년 이상 된 무용 단체의 10년 이상 된 대표 레퍼토리'로 정했다. 이에 따라 최청자(툇마루무용단,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안무가의 '해변의 남자', 이숙재(현 밀물현대무용단 및 현대무용전용관 M극장 대표)의 '(신)찬기파랑가', 전미숙(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안무가의 '가지마세요'가 공연된다.

지난 2월 한국현대무용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혜정 모다페 조직위원장은 "서양에서는 레퍼토리 재연을 많이 하고 그 과정이나 결과물을 통해서 현대의 무용 발전의 디딤돌로 삼는다"며 "하지만 한국은 신작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늘 새로운 것만이 새것이 아니다. 옛 래퍼토리를 끄집어내서 재연하거나 발전시키는 과정에서도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라며 프로그램의 의미를 밝혔다.

또한, 현대무용계 주목할만한 젊은 안무가 4인방인 김보라, 이동하, 정수동, 전혁진도 이번 모다페에 참여한다. 김보라는 '소무'를 통해 진지한 성찰의 대상이 되지 못한 채 방치되거나 혹은 인간을 유혹하는 감각으로 재현될 뿐인 '여성의 신체'를 탐구한다. 여성 신체를 이미지화하면서, 신체의 부분적인 곳을 구체화하며, 공간 안에서 점차 넓게 확장되어 변화해가는 다양한 움직임과 무대 연출법으로 접근한다. 이동하는 '게르니카 어게인'을 선보인다. 1934년 스페인 내전을 주제로 전쟁의 비극성을 표현한 피카소의 '게르니카'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장수동은 '사브라사브라(SabraSabra)' 작품을 통해 사막의 억척스러운 환경에서도 뾰족한 가시 속에서 피어나는 선인장 꽃의 열매처럼 강인하게 살아가는 '사브라(Sabra, 선인장 꽃의 열매)'를 그려낸다. 남성 무용수 7인의 강인한 에너지와 절도있는 화합 등의 장면이 몸의 이미지와 상징적인 요소를 통해서 사막에서 힘겹게 피어나는 인간의 강인함이 표현된다. 전혁진은 '생산적 삶'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반응하는 인간, 물질로서의 생산적인 하루를 담는다.

▲ '사브라사브라' ⓒ Jesus Robisco

여기에 한국현대무용의 현재에서 중추 역할을 맡은 중견 안무가 류석훈, 김영미도 이번 모다페에 출연한다. 류석훈 안무가는 '시퀀스'를 통해 '연속적인 강렬한 삶의 침묵과 자유의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성 무용수 8명이 '울림', '반응' 등 서로의 에너지와 방향성으로 나타나는 몸의 다양한 연속 반응을 무대에 형상화했다. 김영미 안무가는 '앙리의 빨간 물고기'로 무용과 미술의 앙상블의 무대를 준비한다. 20세기 표현주의 대표 화가인 앙리 마티스의 미술 작품을 통해 작가의 시각이 아닌 안무자의 다른 시각으로 작품을 재해석해 현대인의 삶을 스케치한다.

이처럼 현대인이 마주한 슬픈 시대, 시간에 쫓기거나 어느새 동기 없이 습관화된 행동을 반복하는 현대인의 모습 등 지금의 우리와 슬픈 사회상을 돌아볼 수 있는 작품들도 선보인다. 박윤지 안무가는 '이상한 나라의 웬즈데이'를 통해 헬조선의 슬픈 자화상, 헬조선 탈출을 부추기는 매스컴, 이에 따라 심장마저 탈진하여 분노할 줄 모르는 슬픈 우리의 자화상을 그린다.

이윤경 안무가는 'Coexistence'를 통해 사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분열을 일으키거나 스스로 불행한 곳으로 몰아치거나 자기 인격의 분열을 일으키는 모습과 우리의 교양과 재능을 사회와 우주에 적응하도록 사용해야 한다는 철학자 러셀의 글을 모티브로 이를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블루댄스씨어터 강진주 안무가는 '시간도둑'을 통해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다가오는 시간의 일방성, '시간도둑'으로부터 소외당하지 않기 위해 지금의 시간을 맹렬하고도 유연한 자세로 보여준다.

[문화 生] 조여정 "현대무용 매력? 몸으로 '나'를 표현해서죠" ② 에서 계속됩니다.

mir@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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