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곡 가까운 넘버...베토벤 원곡에 록스타일 가미
주목할 장면은 베토벤과 안토니의 사랑
대본의 힘 강해...베토벤의 비밀 다룬다
2023년 1월 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개막

사진=문화뉴스DB
사진=문화뉴스DB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의 개막이 약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뮤지컬계 명콤비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이에 '베토벤' 제작진의 입에서 나온, 작품에 대한 힌트가 될 법한 말들을 정리해봤다. 

15일 뮤지컬 '베토벤'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엄홍현 총괄 프로듀서를 비롯해 길버트 매머트 연출, 베른트 스타익스너 음악 수퍼바이저, 김문정 음악감독, 문성우 안무가, 오필영 무대디자이너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베토벤의 원곡에 르베이의 터치...뮤지컬록오페라

이번 작품은 성스루(Sung-through)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60곡 안팎의 많은 넘버가 담길 예정이다. '비창', '월광', '엘리제를 위하여' 등 베토벤의 원곡을 바탕으로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작·편곡이 더해졌다. 클래식한 기악곡에 록스타일의 연주가 가미될 전망이다.

길버트 매머트 연출 : 가장 중요했던 건 베토벤의 원곡 음악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클래식과 뮤지컬, 두 경계에 있는 관객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혁명적인 뮤지컬을 만들고자 했다.

베토벤 원곡, 피아노 음악에 많이 집중했다. 여기에 르베이의 경우 록적인 요소를 추가했다. 뮤지컬록오페라같은 작품이다. 

사진=길버트 매머트 연출 / 문화뉴스DB
사진=길버트 매머트 연출 / 문화뉴스DB

베른트 스타익스너 음악 수퍼바이저 : 느리고 길게 진행되는 호흡의 음악들은 더 축소해서 담겼다. 강렬하고 짧은 모티프는 새로운 멜로디를 넣어 매끄럽게 전환되도록 만들었다. 

뮤지컬 오케스트라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리듬 세션이다. 록기타 2대를 사용할 예정이다. 기본적 멜로디, 리듬적 모티프는 원곡에 기반하지만 오케스트라의 소리는 현대적일 것.

김문정 음악감독  : 어제 처음 런스루를 했다. 베토벤의 삶은 열정, 절망, 환희, 고독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삶이 투영되니 음악들은 다양한 형태로 다가온다. 뮤지컬에 적합한 소재와 음악성 갖춘 것 같다. '비창', '월광', '엘리제를 위하여' 등 원곡에 한국어 가사가 붙어 소개될 예정이다. 

사진=베른트 스타익스너 음악 수퍼바이저 / 문화뉴스 DB
사진=베른트 스타익스너 음악 수퍼바이저 / 문화뉴스 DB

무대 위 주목할 장면은 베토벤과 안토니의 사랑

'베토벤' 무대에서는 베토벤의 삶과 고독을 아름다운 움직임으로 승화시킬 예정이다.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고풍스런 세트, 의상 등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베토벤과 안토니의 사랑을 돋보이게 할 장치들도 눈여겨볼 요소로 꼽힌다.

오필영 무대/영상 디자인디렉터 : 이 시대 한국 관객들뿐 아니라 시대를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있도록 고민했다. 다채롭고 다양한 장면 보실 수 있을 것.

베토벤은 어릴적 성장환경으로 인해 마음의 벽이 있었다. 자기 마음의 방으로 들어오게 허용하지 않았다. 그런 성격이 처음으로 한 여인을 만나 열리게 된다. 행복하지 않은 결말로 끝날 거라는 걸 알고도 마음의 벽을 열어둔다. 하지만 결국 그 마음의 벽을 닫고, 죽음으로 인해 속박에서 벗어난다. 디자인적으로 그런 정서를 표현하고자 많은 장치, 변화들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만들고자 했다.

사진=오필영 무대 디자인 디렉터 / 문화뉴스DB
사진=오필영 무대 디자인 디렉터 / 문화뉴스DB

문성우 안무가 : 혼령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표현할지가 가장 고민이었다. 연출님과 많은 고민 끝에 안단테, 피아노, 알레그로 등 음악이 가진 특성들을 캐릭터성을 부여해서 신체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미학적으로 풀 방법들을 고민했다.

가장 주목할 장면 꼽자면 베토벤과 안토니의 사랑이 싹트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하모니에 춤을 추는 장면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본다. 배우분들도 연습 많이 했으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사진=문성우 안무가 / 문화뉴스DB
사진=문성우 안무가 / 문화뉴스DB

길버트 메머트 연출 : 연습실 무대 바닥에 검은 원이 있는데 무대 위 작은 턴테이블을 표현한 거다. 턴테이블이 돌면서 베토벤과 연인이 만나 산책하는 장면이 있다. 

연습실에서는 실제로 돌아갈 수 없어서 배우들이 원 주위를 돌면서 장면을 표현했다. 지켜보던 대표님이 의아한 표정으로 계셨다. 조연출이 턴테이블이고 어떤 식으로 작동할 거라고 설명했더니 이해하시고 기쁘게, 만족하며 봐주셨다. 

또한 베토벤은 굉장히 열정적이었고 역동적인 사람이었다. 작품 전체의 흐름도 그런 역동성을 최대한 보여주고자 한다. 

서사, 베토벤의 비밀에 관하여

이번 작품은 악성(樂聖)으로 불리는 작곡가 베토벤의 음악가적 면모보다는 인간 베토벤의 면모를 담아낼 전망이다. 굴곡진 삶을 살았던 외롭고 상처받은 영혼의 소유자 베토벤이 그의 영혼을 바라보고 손을 내민 운명의 사랑, 안토니 브렌타노를 만난 후의 서사를 중점적으로 그린다. 

오필영 무대/영상 디자인디렉터 :개인적으로 디자인을 할 때 대본에 적힌 설명들은 제외하고 인물들 위주로 본다. 베토벤이라는 흥미롭고 유명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지만 사실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 흐름들이 존재한다. 그게 강력해서 150페이지 가까운 대본임에도 쉬지 않고 읽었다. 그만큼 대본의 힘이 강하다.

사진=김문정 음악감독 / 문화뉴스DB
사진=김문정 음악감독 / 문화뉴스DB

길버트 메머트 연출 : 베토벤이 가진 비밀에 대해 다룬다. 그의 사망 이후 편지가 발견됐는데 불멸의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학자들은 그 연인이 누굴지 고민했는데, 유력한 후보 중 하나가 사업가의 아내인 안토니 발렌티노라는 여성이다. 두 사람의 만남에서 이 작품의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말년에 베토벤은 청력을 상실했다. 오히려 소리가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역설적으로 훌륭한 음악이 탄생했다. 그의 음악은 내면에서 흘러나왔다는 점이 이번 작품에서 부각될 예정이다.

베토벤 생애에서 연인과의 만남과 청력상실. 이런 상황들이 하나의 비밀로 엮이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 거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또 당시 시대적 상황도 반영이 될 수밖에 없었다. 현대적인 이야기 방식으로 두 시대를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연출하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뮤지컬이 우리 삶에 위안과 힘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편 이번 공연은 박효신, 박은태, 카이, 옥주현, 조정은, 윤공주 등이 출연하며, 오는 2023년 1월 12일부터 3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초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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