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귀한 황태국을 강아지에게 주셨다.

학교 어디 나오셨어요 ? 용대 나왔습니다. 아 용인대요 아니요 인제군 용대리 출신인데요 내가 아는 농업분야 신지식인으로 선정된바 있는 황태 전통식품회사 대표이야기다.명태가 추운 겨울날 바닷바람을 쐬고, 얼고 녹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서서히 건조되면 부드럽고 맛있는 황태가 된다.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 황태덕장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 황태덕장

명태는 알라스카에서 활동(?) 러시아 포획한것을 급냉 수입 강원도 덕장(인제 평창 횡계등)에서 말렸다 녹였다를 반복해서 만든것이 지금 황태다. 영하 20도 25도를 유지하며 40일 정도를 유지하는것이 중요하며 황태 머리에서 입으로 녹아 몸통으로 흘러 들어간 이슬(?)이 밤에는 얼었다 한낮에는 녹았다 하면서 황태맛을 낸다고 한다. 최근 몇년은 겨울 날씨가 춥지 않아서 최상품의 황태가 귀했었는데 올겨울은 강추위로 최상품의 황태를 기대할만 하다고 한다. 

대관령 황태덕장
대관령 황태덕장

지난 주말 평창에 출장을 가다 맛있는 황태집이 있다 해서 해장도 할겸 지인이 추천한 집에 들렀다. 황태 두부찌게 와 메밀전을 주문했다. 주문하자 브루스타에 올라온 황금색 양은 냄비는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품고 있었다. 황태를 채썰지 않고 몸통을 잘라 끓인것도 그렇고 육수의 진함은 황태 수십마리가 녹아있는 듯 깊고 구수하기 이를 때 없다. 농가에서 직접 만든 손두부는 흐물 흐물 부드러운데 부러지지 않는 탄력이 있다. 한국자 뜨면서 이 무슨 상황인지 서로를 바라봤다. 길죽허니 푸짐하게 썰어 넣은 두부는 구지 밥을 시키지 않아도 배부를 정도다. 

황태 두부찌게
황태 두부찌게

시중에 콩나물 조금 넣고 새끼 손가락만한 두부를 썰어 넣는 황태국을 주로 먹는 서울 사람들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황태의 효능은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고 영양가가 높아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수험생이나 성장기 아동과 나이 드신 분들에게 좋다. 특히 간을 보호해주는 메타오닌 등 아미노산이 풍부해 과음 후 숙취 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1975년 어느날 우리집은 시고르자브종 강아지를 한마리를 입양했다. 분에 넘치는 온 가족의 사랑을 받은 강아지는 식구 수대로 너무 먹여서 배를 끌고 다닐 정도로 다리가 휘었다. 오다리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귀여운 강아지를 생으로 굶길 수도 없고 어쩌나 고민하던 차에 아버지는 퇴근길에 여러 마리 코를 뀐 황태를 사오셔서 대가리를 아무 양념없이 삶으셨다. 아버지 몸통은요? 묻는 나를 보시면서 좀 있음 알 수 있을거란 눈빛을 주셨다. 수십분 지났을까 구수한  황태국 냄새에 침샘은 폭팔하고 아버진 진하게 우러난 황태국이 식기를 기다리다 냄비를 들고 밖으로 나가신다. 그 아까운 황태국을 개 밥그릇에 아낌없이 부어 주시는 것이다. 

평창 김영희 국밥 사진 남궁 은 
평창 김영희 국밥 사진 남궁 은 

강아지는 환장을 하며 첩첩 소리내며 황태국을 먹는다. 아버지 말씀 오다리 펴는데는 황태국이 최고란다. 말씀대로 이삼일 먹이니 다리가 쭉 펴지면서 개 스타일이 완벽하게 살아났다. 신기한 경험 아버지 어깨는 더 흥분되서 올라갔고 개 덕분에 남은 몽통으로 엄니가 해주시는 코다리 찜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다시 돌아가서 평창 국밥집(김영희 국밥집) 황태 두부찌게가 끓기전 먹었던 메밀 배추전은 정말 특이한 경험이었다. 보통 김치를 소금에 살짝 절여서 숨을 죽인뒤 부치는게 일반적인 배추전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전을 한입 깨무는 순간 생배추임을 느꼈고 아삭함과 메일의 고소한 식감의 비밀이 궁금했다.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오묘한 맛이다. 전의 비밀은 추측컨데 밀가루 반죽과 기름에 굽는 시간이 만들어낸 작품인듯 싶다. 아 모르겠다 그냥 맛있다. 점심 식사였기에 망정이지 저녁 이었으면 허리띠 풀고 막걸리 대작을 벌였을 것이다.

평창 김영희 국밥. 사진 남궁 은 
평창 김영희 국밥. 사진 남궁 은 

영하 12도 체감온도 20도 뼈속을 때리는 삭풍을 안고 찾아간 평창 황태 국밥집도 훌륭하지만 황태라는 훌륭한 식재료를 품고 내어준 강원도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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