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무대, 익숙한 팝송 '매시업' 돋보이는 작품
홍광호, 아이비 등 출연
오는 3월 5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사진=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장면 / CJ ENM 제공
사진=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장면 / CJ ENM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물랑루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붉은색과 화려함. 이번 한국 초연 역시 두 가지 키워드에 기대하는 모든 것들이 담겼다. 여기에 원작 영화와 팝송까지 좋아한다면 즐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

바즈 루어만 감독의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하는 뮤지컬 '물랑루즈!'는 1890년대 프랑스 파리에 있는 클럽 물랑루즈 최고의 스타 사틴과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안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매시업'(mash-up, 둘 이상의 노래를 합쳐 만든 노래) 뮤지컬이다.

진실, 아름다움, 자유, 사랑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전한다. 그러나 22년 전 나온 영화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새로울 건 없다. 쇼적인 부분이 강조된 작품인지라 전개가 썩 매끄럽지는 않다. 서사만으론 큰 감명을 받기가 어렵다. 대신 이를 포장한 스펙터클한 무대와 아름다운 음악에 빠져들다 보면 충분한 감정적 동요를 느낄 수 있다.

사진=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장면 / CJ ENM 제공
사진=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장면 / CJ ENM 제공

무엇보다 '매시업' 뮤지컬이기에 반가운 노래들을 맞이하는 재미가 크다. '물랑루즈!'에는 오펜바흐, 에디트 피아프, 레이디 가가, 아델 등 3개 대륙에 걸쳐 1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랑받아온 70여 곡의 음악이 담겼다.

특히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레이디 마멀레이드’(Lady marmalade)부터 '캉캉' 댄스까지 이어지는 오프닝넘버 '웰컴 투 더 물랑루즈!'(Welcome to the Moulin Rouge!)는 극 전체의 에너지를 집중시킨 듯 강렬하다. '너의 노래'(Your Song), '록산의 탱고'(El Tango de Roxanne) 등 원작 영화의 팬들을 위한 곡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극 전반에 걸쳐 익숙한 노래들이 이어지니 뮤지컬이 낯선 관객일지라도 쉽게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다. 다만 한국어로 번역해 부르는 구간에서는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사진=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장면 / CJ ENM 제공
사진=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장면 / CJ ENM 제공

브로드웨이 개막 당시 사전 제작비 2800만불(약 395억원)의 초대형 스케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한국에서 펼쳐지는 아시아 초연 역시 오리지널 창작진 및 제작진이 직접 참여한 퍼스트 클래스 레플리카 작품. 브로드웨이 못지않은 스케일을 자랑한다.

공연이 펼쳐지는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은 파리의 클럽 '물랑루즈'로 완벽 변신했다. 극장 내부는 온통 붉은색으로 치장됐으며, 거대한 코끼리와 풍차도 양 측면에 자리했다. 공연장 입장이 시작되는 시간부터 관객들은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쏙 빠진다. 본 공연이 시작된 후에는 각종 퍼포먼스와 무대연출로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사진=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장면 / CJ ENM 제공
사진=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장면 / CJ ENM 제공

크리스티안 역은 홍광호와 이충주, 사틴 역은 아이비와 김지우가 캐스팅됐다. 이중 홍광호는 최근 선보여온 강한 카리스마 대신 순수하고 귀여운 매력을 발산한다. 물론 노래를 부르는 순간에는 180도 돌변, 특유의 강철성대를 과시한다.

아이비는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를 표방하는 사틴의 이미지에 최적이다. 화려한 외모는 기본, 가수 출신다운 팝송과 안무 소화 능력까지 갖췄다. 또한 원작 영화에서보다 강인하고 주체적인 여성으로 그려내는 점도 인상적이다.

사진=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장면 / CJ ENM 제공
사진=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장면 / CJ ENM 제공

'물랑루즈'(Moulin rouge)는 프랑스어로 '붉은 풍차'를 뜻한다. 작품 역시 붉은색이 가진 열정, 정열, 매혹 등의 기운을 고스란히 담았다. 음악도 무대도, 안무도, 연기도 붉게 물들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한편 이번 공연은 오는 3월 5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이어진다. 본 공연 시작 10분 전에는 앙상블 배우들의 관능적 몸짓이 곁들여진 '프리쇼'로 분위기를 달군다. '프리쇼'부터는 촬영이 불가하니 사진찍기를 원한다면 일찍 도착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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