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천적을 피해 가장 무서운 천적 인간에게 몸을 맡겼다"

혹시 나하고 눈 마주치고 있는 새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새 맞지 한겨울에 워싱턴 백악관 양지바른 팬스에 잔뜩 움추리고 앉아 졸고 있는 어른 주먹보다 큰 참새를 보면서 믿을 수 없었다. 미국은 참새도 크구나 더군다나 겁대가리도 없다.가까이 다가가도 꿈벅꿈벅 쳐다볼 뿐이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비둘기 말고 새들은 인간을 무서워 한다. 참새는 더더구나 예민해서 멀리서 인기척만 나도 정신을 못차린다. 어릴때 유난히 참새가 많았다. 참새 짹짹 하며 단체 이동하는 유치원생들 합창 소리만으로도 참새는 언제 어디서든 볼수 있는 친근한 동물이었다. 

사진 지식 백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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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는 참새과에 속하는 전장 14㎝의 소형 조류다. 학명은 Passer montanus이다. 참새는 유라시아대륙에 널리 번식하며, 우리 나라에서는 전역에서 번식하는 가장 흔한 텃새다. 머리는 자색을 띤 갈색이고, 등은 갈색바탕에 흑색 가로무늬가 있으며, 날개에는 가는 두 가닥의 흰 띠가 있다.마른 풀과 심지어 비닐 등 인공물도 이용하여 둥지를 만들고 봄과 여름사이에 한 배에 4∼8개의 알을 낳고, 12∼14일간 포란한 다음, 13∼14일간의 육추(알에서 깐 새끼)를 키움기간을 지나면, 새끼들은 둥지를 떠난다. 여러 쌍이 인 접해서 새끼를 치기도 한다. 번식기인 여름에는 곤충도 적지 않게 잡아먹지만, 계절의 흐름에 따라 식물질이 주식물이 되며, 주로 풀씨를 먹는다. 그러나 낟알 특히 유숙기에는 벼를 먹어 적지 않은 피해를 준다. 따라서, 벼의 유숙기와 성숙기인 약 100일 동안에 먹는 벼의 양은 결코 적지 않다. 예전에는 참새가 사냥새였기 때문에 사냥이 허가되는 날로부터 포획할 수 있었으며, 금렵 기간에도 농작물에 피해가 극심할 때에는 지방 장관이 유해조류로 구제(驅除)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물론 유해조류의 구제와 수렵과는 목적과 뜻이 다르다. 유해 조류의 구제란 일정한 지역에서 일정한 기간에 일정한 수량을 구제하는 것을 말한다. 

사진 지식 백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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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청계천 무교동 거리를 몇일 전 지인과 걸었다. 레트로 감성의 꼬치 구이집이 눈에 띤다. 따듯한 정종 대포 한잔이 생각나서 누가 먼저 랄것도 없이 문을 밀고 들어섰다. 이른 시간이라 서너 테이블 중 우리까지 딱 두 테이블 정종 대포 한잔 시키고 메뉴를 펼치자 참새 구이가 눈에 들어온다. 설마 ? 아니 맞다 한 꼬치 두 마리 만원이다. 순간 50 여년전 군대를 갓 제대한 삼촌 생각이 낫다. 삼촌은 사격 솜씨를 뽐내기 위해 과수원 울타리에 병을 올려놓고 공기총으로 사격연습을 하기도 하고 영점 조종이 잘된 날이면 참새 사냥을 나갔다. 물론 호기심 많았던 나는 삼촌이 쏴서 떨어 뜨리면 사양개 처럼 뛰어가서 잽싸게 허리춤에 참새를 묶는 역할을 했다.  한번 나갔다 하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많을땐 수십마리를 잡아 참새구이 파티를 할 정도로 참새는 흔한 새였다.

사진 지식 백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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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정종 대포를 마시고 참새 꼬치 두개를 개 눈 감추듯 해치우고 두 개 추가요를 외치자 인당 한 꼬치 밖에 안된단다. 순간 동반자의 순발력은 빛을 발한다. 옆 테이블과 딜을 한다. 참새 시켜 주심 돈 드릴께요 ? 얼마나 먹고 싶었음 그럴까 옆자리서 꼬치 두개를 추가 주문해 준다. 이미 돈은 그쪽으로 넘어갔고 꼬치를 기다리는데 아무 댓구가 없다. 느낌이 싸해서 쳐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 주인장은 사람 앞에 놓고 장난 하냐고 소리를 지른다. 나는 백배 천배 사과했다. 잘못한 것이다. 가게 방침이 올가을 유해조류 구제기간까지 팔아야 할 참새가 절대 부족해서 인당 한 꼬치로 제한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공 경향신문
제공 경향신문

포장마차 주력 안주였던 참새가 지금은 금값이자 것도 수량을 제한하며 판매를 할 정도다. 1980년에서 2013년 사이에 유럽에서 약 63%의 참새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참새 수명이 7년에서 13년정도 된다니 짧지 않은 삶을 사는 참새가 사라지는 원인으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다음은 그 예를 몇 가지 추린 것이다. 기후 변화, 농약, 전자파, 이산화탄소 배출, 둥지를 틀고 서식할 공간의 부족, 새로운 종과의 경쟁, 포식자 증가(특히 유기묘)때문이란 조사 결과가 있다.

사진 지식 백과 제공
사진 지식 백과 제공

50여년 만에 맛본 참새 맛은 잘 모르겠다였다. 1990년 부터 개체수가 급감한 일본 참새 관찰 결과 사람이 사라지면 참새도 사라졌다. 이유는 농경지보다 주택가에 서식 밀도가 32배 더 높다고 한다. 참새는 일본 산간선 인구가 줄면서 참새도 함께 감소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웃새’ 참새는 어쩌면 천적을  피해 ‘더 무서운’ 사람 곁에 산다는 설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환경이 열악해지며 우리나라도 1990년대부터 국내 개체 수 역시 급감했고 진딧물과 해충을 먹는 참새가 줄면서, 식물과 농작물 피해가 심각해 졌다고 하니 같이 사는 삶 공존하는 자연이 얼마나 중요한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인간의 이기적인 생태계 파괴가 도를 넘은지 오래다. 이웃새 참새 천적을 피해 가장 무서운 천적에게 운명을 걸었으나 그 결과는 참담하다. 인간에게 돌아오는 부메랑의 칼날이 더 가까이 목젖을 겨누고 있는듯 하다. 50여년 만에 먹어본 참새 고기는 추억만으로 족하다. 이제 우리는 참새를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고 보존(保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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