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콜서 관객 불호 포인트 대한 설명 이어져
배우들 "창작 초연 쉽지 않아...계속 고민 중"
카이 "위대한 시작은 이질감에서...베토벤도 응원할 것"
EMK 측 "관객 피드백 적극 수용할 것"
오는 3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사진=뮤지컬 '베토벤'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 '베토벤'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뮤지컬 '베토벤'에 참여하고 있는 창작진과 배우들이 더 좋은 공연을 위해 여전히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이하 '베토벤')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은 김문정 음악감독, 이단비 대본 수퍼바이저, 문성우 안무감독, 배우 박은태, 카이,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 이해준, 김진욱 등이 참석했다.

'베토벤'은 세기의 천재 음악가 베토벤의 음악가로서의 면모와 한 인간으로서 내면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베토벤의 명곡들을 차용해 가사를 얹어 완성했다. 

'마타하리',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프리다’ 등을 선보인 EMK뮤지컬컴퍼니의 다섯 번째 오리지널 작품이다.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EMK와 함께 7년이 넘는 시간동안 공을 들여 준비했다.

사진=뮤지컬 '베토벤'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 '베토벤'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지난 12일 월드프리미어 초연을 시작했으나 긴 준비 기간이 무색하게 관객 반응은 호불호가 크게 갈리고 있다. 엄밀히 보면 배우들에 대한 호와 작품에 대한 불호가 큰 상황이다. 창작진과 출연 배우들이 이를 모르지 않을 터. 그래서인지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여전히 답을 찾아가고 있다"는 답변이 유독 많이 들려왔다.

베토벤 역의 카이는 "초연이다 보니 대본, 음악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로 준비에 들어갔다. 베토벤 음악이 어떻게 활용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쉽지 않은 도전이었음을 밝혔다.

이어 과거 베토벤이 교향곡에 사람의 음성을 악기화 해 넣으며 '불경스럽다'는 말을 들었던 일화를 언급했다. 카이는 "위대한 시작은 늘 이질감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베토벤의 음악을 로큰롤 스타일로 변형시킨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씨의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베토벤도 하늘에서 박수 쳐주고 응원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응원을 당부했다.

박은태는 "원곡의 힘이 너무 강하기에 음악에 짓눌리지 않으려 했다"며 "베토벤의 음악을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드라마를 전달해야 하는 목적이 있다. 인물로서 다가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랑, 고뇌, 감정과 삶의 변화 등을 체감하시면서 음악이 주는 감동을 느끼고 공감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뮤지컬 '베토벤'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 '베토벤'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안토니 브렌타노 역 조정은은 다소 상기된 모습으로 "오늘 마음에 큰 부담을 안고 왔다. 무대 올라가는 배우로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고민들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실제 있었던 일이지만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를 다루기에 까다롭고 접근하기 어려웠다. 베토벤과 토니 사이에 어떤 것이 서로를 강렬하게 끌어당겼을까, 관객분들이 어떻게 공감을 갖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공연 끝날 때까지 고민들을 차차 해결해야 한다는 숙제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역의 옥주현은 이날 베토벤의 '월광'을 차용한 넘버 '매직 문(MAGIC MOON)'을 시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베토벤 하면 '월광' 아닌가. 그래서 부담스럽기도 했다. 또 처음 가사 나왔을 때 '사슬에 묶인 채'라는 부분이 있어 좌절하기도 했다"라며 "창작 초연이다 보니 다른 창작 스태프분들이 번역을 해주셔도 저희가 표현하는데 있어 불편하면 많이 맞춰주고 참여하게 해주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윤공주 역시 "창작 초연이다보니 만들어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래서 더 재밌기도 했다. 정답은 없고 지금도 계속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관객분들 반응도 호불호가 있는데, 그것도 호로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그 역시 힘들지만 재밌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공연이다"라고 전하며 추후 있을 공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을 다짐했다.

사진=뮤지컬 '베토벤'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 '베토벤'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이번 공연 카스파 역은 이해준, 윤소호, 김진욱 세 명이 캐스팅됐다. 그러나 실제 무대에 서는 분량이 적어 굳이 트리플 캐스팅을 했어야 했냐는 지적도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이해준은 "분량이 적긴 하다"라고 솔직히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어 "베토벤의 심연을 끄집어낼 수 있는 역할이다. 베토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비중은 크다고 생각한다. 작품이 카스퍼를 통해 더 빛났으면 좋겠다"라며 충분히 의미있고 매력있는 캐릭터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김진욱도 "카스퍼는 형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다. 카스퍼와 요한나의 사랑이 베토벤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고 말하며 극 전체의 완성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작품이 베토벤의 위대함 혹은 청력상실로 인한 고뇌를 보여주기보다 불륜에 가까운 사랑이야기만 그리는 것 아니냐는 반응들도 많다.

이에 대해 이단비 대본 수퍼바이저는 "뮤지컬장르의 특성상 가장 극적인 순간에 집중해서 파생되는 감정들을 공유하게 된다. 일생을 담은 서사보다 감정의 수직과 상승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시기를 고르게 됐다. 청력상실이라는 절망적 상황, 그 안에서도 불멸의 연인이라는 환희가 교차되는 그 시기에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뮤지컬 '베토벤'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 '베토벤'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이어 "사랑의 힘을 통해 베토벤은 구원을 받는다. 사랑의 힘, 사랑의 한계가 인간을 어떻게 움직이고 변화시키느냐 하는 이야기다. 그 안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 마지막에 사회자는 이례적으로 "EMK는 관객분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해 발전해나갈 것"이라는 멘트까지 덧붙이며 실망한 관객들을 달래고자 노력했다.

과연 남은 공연 기간 '베토벤'이 어떤 변화를 가져가게 될지, 카이의 말대로 지금의 이질감이 위대한 작품을 향한 첫걸음으로 변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베토벤'은 오는 3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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