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지옥' 연상호 감독 복귀작
배우 강수연 유작으로도 주목
넷플릭스 1위임에도 냉정한 평가

넷플릭스 영화 '정이' 포스터
넷플릭스 영화 '정이' 포스터

[문화뉴스 노푸른 기자] 공개 하루만에 넷플릭스 비영어 영화 부문에서 전세계 1위를 기록한 '정이', 그러나 평가는 갈렸다. 해외 영화평점 집계사이트 IMDB에서 5.5점(10점 만점), 네이버에서는 5.7점(10점 만점)을 기록, 서양 영화를 따라한 '신파'라는 평이 많다. 평가의 말들은 뒤로하고, 이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정이'는 영화 '지옥', '반도',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감독과 각본을 맡은 SF, 액션, 드라마,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장르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다. 

넷플릭스 제공/영화 '정이'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영화 '정이' 스틸컷

22세기 미래, 영화의 공간적 배경 쉘터는 해수면 상승과 자원의 고갈로 지구를 떠난 인류가 달과 지구 사이 우주에 건설한 피난처다. 크로노이드사는 뇌복제, 뇌이식, 가상현실, AI기술을 연구해 각종 산업에 접목하는 기업으로 영화에선 '정이'라는 전투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정이'는 전투 부상으로 식물인간이 된 영웅 윤정이의 뇌를 복제해 이식한 로봇이다. 영화는 죽은 어머니의 뇌를 가진 로봇과 살아있는 인간, 딸 윤서현의 심리를 그린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제공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의 11년 만의 복귀작인 동시에 유작이다. 촬영을 마친 뒤 3개월이 지난 지난해 5월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영화에서 맡은 역은 윤서현, 뇌복제 및 AI기술을 개발하는 크로노이드 연구소의 팀장이다. 영화의 제목이자 배우 김현주가 연기한 등장인물 윤정이는 크로노이드사가 개발하는 전투 AI로봇의 전형이자 윤서현의 어머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A-B-C 타입 클론'은 다른 영화에도 등장한 바 있다. 죽은 인간의 뇌를 복제해서 다른 개체에 이식하는 '클론', 즉 '복제인간'. 인공지능 AI가 만연히 퍼진 지금은 더이상 공포의 소재가 아닐 뿐더러 언젠가 다가올 미래의 일로 여겨진다. 그러나 미래에도 자본주의는 인간의 선택폭을 제한한다.

차가운 컨베이어 벨트 위를 끊임없이 행진하는 로봇 '정이'의 머리부분/넷플릭스 영화 '정이' 스틸컷 제공
차가운 컨베이어 벨트 위를 끊임없이 행진하는 로봇 '정이'의 머리부분/넷플릭스 영화 '정이' 스틸컷 제공

A를 선택하면 원하는 육체에 복제 뇌를 이식해 새로운 자유의 몸이 될 수 있고,  B는 새로운 몸으로 태어나지만 정부가 개인정보를 소유하며 이동과 결혼, 출산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는다. C를 선택하면 '크로노이드'같은 기업이 개인정보를 포함한 모든 행위의 결정자가 된다.  A나 B를 선택하면 돈을 지불해야 하지만 C를 선택하면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다.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영화에서 '뇌'는 휴대폰 유심칩처럼 빼서 다른 기기에 간단하게 넣어 쓸 수 있는 정도의 물건으로 취급된다. 복제된 뇌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며 고통 인내력, 전투력, 애정 능력의 조절까지 가능하다. 신체는 기계에 굴복되고 뇌만이 유일한 장점으로 남은 인간이 우월한 기계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격이다.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로봇은 인간보다 우월한 몸체는 물론이고 감정마저 닮은 모습을 보인다. 이 영화는 인간의 미래, 그곳에 질문을 던졌고 답은 지금, 여기에 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