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스트 추면서 째복을 건지던 청춘아 너 그립다.

파도가 거세게 치는 동해안 바닷가에서 상체와 하체가 따로 노는 춤(트위스트)를 추다가 자맥질을 하듯 물속에서 건져내면  민들 조개가 하나 둘씩 손안에 쥐어지곤 했었다.  

민들조개 (째복)
민들조개 (째복)

바로 째복이다 (동해안 3대 토종 조개중 하나 "째복" 학명은 민들조개 Gomphina (Macridiscus) aequilatera (Sowerby, 1825) 입니다. Mollusca 연체동물문 > Bivalvia 이매패강 > Veneroida 백합목 > Veneridae 백합과 해조류 어패류.) 용돈이 넉넉치 않았던 학창시절 한여름 삼복 더위에 피서는 가야겠고 어쩌랴...  친한 친구들과 텐트, 코펠 부식(쌀과 김치, 고추장, 된장) 싸들고 동해안으로 캠핑을 떠나 삼시세끼 라면과 김치 밥 세가지로 끼니를 때우다 보면 뭔가 라면에 토핑을 하고 싶어진다. 가끔 포구에 가서 배 들어올때 얼쩡거리며 뱃일을 도와주면 어부 아저씨가 챙겨주시는 생선을 얻어 술안주겸 반찬겸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난다.

사진 남궁 은 (인적 없는 바닷가 동해항)
사진 남궁 은 (인적 없는 바닷가 동해항)

그 시절 우리를 놀라게 했던 바다에 무한정 널려있던 단백질 공급원 민들조개"째복" 이다. 아래위 몸뚱이를 익살 맞은 몸짓으로 한 두시간 발바닥을 비비고 나면 양파 망으로 하나 정도는 충분히 채취할 수 있었다. 당시 우린 째복이란 이름을 몰랐다. 그냥 조개였다. 큰조개 작은조개 정도 당시 해감하는 법을 몰라 모래를 어그적 어그적 씹었던 추억도 있고, 민들조개는 모래속 유기물을 먹고 사는 째복을 잡아 깨끗한 바닷물에 하루 담궈 두면 거의 해감이 된다. 지금은 귀하지만 당시 포장마차 가면  흔히 서비스로 주는 국물이었다. 

째복 메뉴
째복 메뉴

추억의 째복이 이젠 귀한 식재료가 되어 맛집을 찾는 사람들의 힙 플래이스가 된지 오래다. 강원도 양양 하조대 인터체인지를 들어가면 동해항 근처 강원 양양군 손양면 동호리 째복전문 수산항 물회집이다.  

사진 남궁 은 (째복전과 좁쌀로 만든 식혜를 같이 먹는다)
사진 남궁 은 (째복전과 좁쌀로 만든 식혜를 같이 먹는다)

그 놈의 해장은 매일 365일 하는 행사지만 지방에서 해장국집은 선택이 까다로워진다. 평상시 똑같은 한끼가 아니라는 말이다. 양양 소나무숲 동호해변 뒤쪽 국도변 찾기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사진 남궁 은 (째복전 두께가 최하 5cm 되는듯)
사진 남궁 은 (째복전 두께가 최하 5cm 되는듯)

가격에 놀라고 양에 놀라고 맛에 놀라고 기본적으로 세번은 놀란다. 얼 추 한번쯤은 취한상태로 들렸던 기억도 있고 하지만 째복전과, 째복무침 두가지 요리를 시켰다. 두명이 먹기에는 양도 많고 포장을 한다 해도 현지에서 먹는 맛을 느낄 수 없다는 판단이 컷기에 조개탕 포기 물회 포기  일반적으로 경험 했음직한 음식은 포기했다. 째복 전 일단 사이즈와 두께가 상당하다. 비쌀만 하다 째복이 수십마리에서 백여마리 ... 국수 사리와 나오는 째복 무침 역시 째복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속담을 실천하는 제 가격을 받으며 양을 푸짐하게 주는 영업방식이 마음에 든다. 

사진 남궁 은 (째복 무침 째복이 알알이 박혀있다.)
사진 남궁 은 (째복 무침 째복이 알알이 박혀있다.)

나는 항상 지방에가면 그곳에서 생산한 술 특히 막걸리를 꼭 맛보는 습관이 있다. 술은 물 맛이고 특히 막걸리는 와인과 같이 그 지방의 자연 환경의 영향을 그대로 받아 숙성 되는 까닭이다. 지장수 막걸리 2022년 대한민국 주류 품평회 대상 수상 타이틀이 있고 지장수의 역사는 5억 7천만년전 고생대 약천골에서 형성됐다는 설로 막걸리를 설명한다. 요즘 막걸리 트랜드에 충실한 맛 탄산이 좀 덜 들어갔으면 단 맛이 좀 덜 했으면 하는 일반적인 의견도 있을듯 하지만 뒤끝은 깔끔하다. 

사진 남궁 은 (지장수 막걸리)
사진 남궁 은 (지장수 막걸리)

나와 비슷한 세대와 윗세대 분들은 추억이 고만 고만 하다. 그만큼 먹을거리 놀거리가 없던 시절 우린 바다에서 트위스트 추면서 내일은 내일 고민하자며 청춘을 보냈다. 밤을 하얗게 새운 친구들이 아침 째복을 한웅큼 넣고 끓인 라면 쟁탈전을 벌이던 그 바닷가 지금은 시간을 돈으로 노동의 댓가를 돈으로 산다. 사랑과 돈은 서로 나눌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행복은 같이 나눌 수 있다. 좋은 사람과 추억을 공유하며 함께하는 밥상은 행복을 나누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당시 같이 트위스트 추던 친구가 낼 보레 미국에서 잠시 다니러 온다. 반백이 되어 삼십년이 지난 당시 추억을 떠올리며 한마디 하고 싶다. 너 째복이 뭔지 알아 당시 라면 젓가락 전쟁을 벌였던 친구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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