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건축탐구집 - '귀촌, 아버지와 집짓기'
28일 밤 10시 45분 EBS1 방영

사진=EBS '건축탐구집'
사진=EBS '건축탐구집'

[문화뉴스 이서연 기자] 28일 방송되는 EBS 다큐멘터리 '건축탐구 - 집'은 '귀촌, 아버지와 집짓기'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전한다.

귀촌, 아버지와 집짓기

남해 하면 바다가 먼저 떠오르지만, 오늘 탐구할 집은 금산 아래 바위를 품은 집이다. 휘어진 담장 가운데 코 모양을 닮은 바위를 품은 집은 바로 혜준씨가 가족들을 위해 지은 생애 첫 번째 집. 사람은 인생에서 세 채의 집을 지어봐야 세상의 이치를 다 안다지만, 혜준씨는 생애 처음 지은 이 집을 통해 집 짓는 모든 이치를 깨달았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설계부터 시공, 자재 공급까지 혜준씨 손을 안 거친 공정이 없다. 공사 과정에서 작업자들이 빠뜨린 부분이 있으면 본인이 직접 시공하고, 자잿값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라면 전라도에서 경상도까지 그 먼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집을 짓는 동안에 아버지와의 의견 차이가 심했다고. 이유는 40년 경력의 창호 장인이셨던 아버지와 추구하는 스타일이 달랐던 것.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혜준씨는 본인이 선택한 자재를 공장에 주문하고, 시공은 못 이기는 척 아버지가 해주셨다. 남이 살 집이 아니라, 내가 살집이라 생각하니 선택은 쉬웠다. 

키가 큰 아내를 위해 95cm 싱크대를 들였고, 다락방에서도 뻥 뚫린 풍경을 원해 다락에서 거실을 아래로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세로로 긴 창을 뚫었다. 또, 부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내를 위해 파노라마 뷰를 품은 창을 선물했다. 부모님이 더 나이 드시기 전에 남편 고향인 남해에 내려가 살자고 먼저 제안한 아내에 대한 고마움이 집 안 곳곳에서 드러난다.

아내 재희씨 덕분에 남편 혜준씨는 오십 전에 고향에 돌아오자는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부모님 곁에서 늘 보살필 수 있어 행복하다고.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함께 지은 집을 만나보자!

사진=EBS '건축탐구집'
사진=EBS '건축탐구집'

천안에 이런 산골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기가 막힌 산골 숲 뷰를 자랑하는 집. 눈이 내리면 고립이 되는 그야말로 고립무원의 집이다. 구조는 염소들이 뛰노는 자연환경과는 다르게 도시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필로티 형식이다. 산골이어도 집만 좋으면 됐던 아내 희란씨와 비만 피하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남편 성재씨의 집이다. 

평생 도시 생활만 해 온 아내 희란씨를 위해 건설업 토목 관리 일을 하던 성재씨는 잡부를 자처하여 오랜 시간 시공업을 하신 장인어른과 함께 집을 지었다. 그러나 아내와 장인어른 사이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가 많았다고. 장인어른은 추운 산골에서 딸이 따뜻하고 튼튼한 집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실용적인 것이 가장 중요했고, 아내는 아무래도 예쁜 것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 결과는 딸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겨, 장인어른이 승리를 거두었다.

결국 외장재도 바닥도 창호도 장인어른의 뜻에 따라 실용적인 재료가 더해졌다. 아내 희란씨가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징크 지붕뿐이었다. 장인어른과 아내 희란씨가 옥신각신하는 동안 16개월이 훌쩍 지났고, 마침내 부부의 1호 집이 탄생했다.

목장 일은 힘들어 아들의 귀촌을 반대했던 아버지도 딸이 추운 산골에서 따뜻한 집에서 살기를 바랐던 아버지도 지금은 부부의 귀촌 생활을 만족해하신다고. 아버지가 운영했던 염소 목장에 장인어른과 함께 지은 집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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