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젠7 7800X3D, 출시일 전 엠바고 풀리며 리뷰 쏟아져
상위 시리즈인 라이젠9 7950X3D와 거의 유사한 수준의 게임 성능 발휘해
3D V-캐시 적용돼… 일반 성능은 밀려도 게이밍 성능은 압도적
7800X3D 사용 가능한 메인보드 현재 꽤 비싼 가격 형성

사진=AMD에서 공개한 라이젠7 7800X3D의 모습/AMD
사진=AMD에서 공개한 라이젠7 7800X3D의 모습/AMD

[문화뉴스 우현빈 기자] 지난 5일 오후 10시, 라이젠7 7800X3D의 엠바고가 풀리며 리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라이젠(RYZEN)은 AMD의 CPU 제품 브랜드 라인으로, 현재 CPU 시장을 인텔의 i시리즈와 양분하고 있다. AMD의 정책에 따라 제조 시점에서부터 오버클럭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면에서 i시리즈와 차별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그 성능과 용도에 따라 라이젠 3, 5, 7, 9으로 구성되어 있다.

라이젠은 인텔에 밀려 죽어가던 AMD를 되살려낸 1등 공신이자 AMD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이다. 프로세서 면에서는 인텔을 이길 경쟁자가 없다고 여겨지던 상황에서 AMD를 인텔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의 자리까지 끌어올려 1등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할 수 있게 된 것이 라이젠 시리즈였다.

사진=지난 1월 CES에서 7800X3D에 대해 설명 중인 AMD 리사 수 CEO/AMD 공식 유튜브 캡처
사진=지난 1월 CES에서 7800X3D에 대해 설명 중인 AMD 리사 수 CEO/AMD 공식 유튜브 캡처

그중 이번에 출시된 7800X3D는 작년 9월 출시된 7000번 대 라인의 최신작으로, ZEN4 기반의 일반 PC용 프로세서 중 게임 그래픽 처리에 최적화된, '게이밍용' 프로세서다. AMD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경쟁라인인 인텔의 i9-13900K에 비해 최대 24%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AMD 자체 발표 자료라는 점을 감안해도 i9-13900K의 강력한 대항마가 되리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7800X3D라는 모델명 뒤의 '3D'는 '3D V-캐시'가 적용되었음을 뜻한다. V-캐시는 CPU 캐시메모리를 더 많이 쌓아 올려 만든 적층식 CPU를 의미한다. 적층식 CPU는 AMD가 최초는 아니다. 이미 인텔에서 이를 시도한 적이 있었으나, 성능이 낮아 외면받으면서 상용화에 실패했다. 하지만 작년 AMD에서 발표한 3D V-캐시 프로세서는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고성능 CPU였다.

당시 출시된 것은 5000번대 라인인 라이젠7 5800X3D로, 같은 5000번대 라인인 5800X보다 성능이 5%가량 낮게 나왔어도 게임 성능만큼은 훨씬 좋아 당대 게이밍 프로세서 중 최고로 여겨졌다. 이번에 출시된 7800X3D 역시 같은 이유로 5800X3D를 이어 게이밍 프로세서 시장의 주류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7800X3D가 출시되기 전, 이보다 상위 시리즈인 라이젠9 7950X3D와 7900X3D가 지난 2월 말 먼저 공개됐다. 8코어 16스레드인 7800X3D와 달리 16코어 32스레드로, 7800X3D에 비해 더 나은 성능을 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800X3D가 이토록 주목받고, 심지어 '게임 체인저'로까지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는 가격이다. 라이젠9 7950/7900X3D는 각각 MSRP(권장 소비자 가격)가 699$, 599$인 반면, 라이젠7 7800X3D의 MSRP는 449$다. 150~250$, 6일 현 시각 기준으로 20~33만 원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두 번째 이유는, 그러한 가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수준의 게임 성능이다. AMD는 라이젠9의 7950X3D의 베이스 클럭과 부스트 클럭은 각각 4.2, 5.7GHz이며, 7900X3D는 4.4, 5.6GHz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와 함께 발표된, 그보다 하위 시리즈인 라이젠7의 7800X3D의 클럭이 4.2, 5.0GHz였다. 하위 라인임을 고려할 때 상당히 준수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수치였다. 이 때문에 이 발표 당시부터 먼저 출시되는 7950X3D나 7900X3D보다도 7800X3D를 더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

사진=최근 AMD에서 유출된 7800X3D와 7950X3D의 벤치마크 비교 결과 그래프/Videocardz
사진=최근 AMD에서 유출된 7800X3D와 7950X3D의 벤치마크 비교 결과 그래프/Videocardz

이와 관련해 최근 해외 IT전문매체 Videocardz는 AMD에서 유출된 7950X3D와 7800X3D의 비교 벤치마크 그래프를 공개했다. 이 그래프에 따르면, 대부분 게임에서 7800X3D는 상위 모델인 7950X3D에 비해 아주 약간 떨어지거나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보였으며, 심지어 일부 게임에서는 오히려 7950X3D보다 더 높은 성능을 보였다. PC를 맞추려는 사용자 입장에서 이러한 압도적인 가성비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성능 역전이 가능한 이유는 게임 하나가 사용하는 프로세서의 코어 수가 한정되어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고성능 게임이 8코어를 운용하며, 그러한 게임의 경우 16코어 프로세서를 사용하더라도 그중 8코어만이 사용된다. 이러한 이유로 16코어 프로세서인 7950X3D가 자체 성능은 더 뛰어나더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8코어 프로세서인 7800X3D가 비슷하거나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마지막 이유는, 사용하기가 훨씬 용이하다. 사실 7950X3D나 7900X3D는 설정하기가 꽤나 복잡해서 초보자 입장에서는 사용하기 많이 까다로운 CPU다. 하지만 7800X3D는 그렇게 복잡하게 설정할 필요가 없어 사용하기가 훨씬 용이하다. 꼭 초보자가 아니더라도 사용하기 위해 세팅하기가 복잡한 상위 라인보다 7800X3D가 개인 사용자에게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물론 이 7800X3D가 완벽한 CPU는 아니다. 앞서 5800X3D가 그랬듯, 3D V-캐시가 적용된 프로세서는 V-캐시가 적용되지 않은 동급 프로세서에 비해 기본적으로는 낮은 성능을 보인다. 그렇기에 7800X3D나 7950X3D가 모든 작업에서 높은 성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들은 게임에 한해서만큼은 압도적인 성능을 보인다. 미국의 IT매체 '탐스 하드웨어'(Tom's Hardware)는 올해 출시된 i9-13900KS보다 7950X3D의 게임 성능이 훨씬 높다고 전했다. i9-13900KS는 지난해 출시된 i9-13900K의 스페셜 에디션으로, 최초로 오버클럭 없이 클럭 수가 6GHz에 달하는 CPU다. MSRP는 7950X3D와 동일한 699$다. 그런데 7950X3D를 기준으로 봤을 때 i9-13900KS가 10% 이상 떨어지는 게임 성능을 보인 것이다. 7800X3D가 7950X3D와 거의 동등한 수준의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i9-13900KS보다 7800X3D의 게임 성능이 더 좋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7800X3D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메인보드는 현재 시중에서 꽤 비싼 가격대가 형성되어있는 상태다. 게다가 라이젠 CPU는 같은 AMD사의 라데온 그래픽카드와는 잘 맞아도 지포스 그래픽카드와 함께 쓰이면 종종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있기도 하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