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밤 10시 50분, EBS1
[문화뉴스 정현수 기자] 11일 EBS '건축탐구 - 집'은 '돈 대신 용기로 지은 집'이라는 주제로 방송된다.
천만 원으로 고친 MZ의 새마을 주택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87년생 MZ 세대 부부. 두 사람은 경쟁이 심한 서울에서 아등바등 살기 싫어 충북 영동으로 귀촌했다.
부부가 선택한 집은 70년대 꿈의 집이었던 2층짜리 새마을 주택. 집 곳곳에는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 50년 전 향수 어린 공간이 가득하다. 새마을 주택이 뭔지도 몰랐던 두 사람. 집이 가진 아기자기한 매력에 반해 리모델링을 결심했다.
최소한의 돈으로 집을 고치겠다 결심한 부부! 망치와 직소 겨우 두 개의 연장을 가지고 호기롭게 100% 셀프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하지만 개울이 있던 자리라 땅 아래에서 계속 차오르는 물. 땅을 파면 방아 절구가 나오는 데다, 천장을 뜯어내니 또 천장! 겨우 다 뜯어냈나 싶었더니 수십 년은 족히 된 벌집 폭탄까지! 집을 철거하는 내내 난관에 난관이 거듭됐다.
처음엔 못 하나 박는 데 40분이 걸릴 정도였던 남편. 2층에서는 걸레받이와 몰딩 없이 공간을 완성할 정도로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덕분에 인건비를 절약해 1층에 들어간 비용은 930만 원. 집값까지 다 합해도 총 1억이 채 안 되는 돈으로 리모델링을 완성했다.
시골살이 쉽지 않다지만, 이곳에 내려온 뒤 마음만은 편해졌다는 그들. 옆에서 도와주시는 이웃 어르신들 덕에 두 사람은 정착할 수 있었다. 젊은 부부가 온 뒤로 마을도 집도 활기를 되찾는 중이라는데.
여전히 변신 중이라는 그들의 새마을 주택을 만나본다.
작아서 충분한 7평의 기적
행복하기 위해 돈을 벌었지만, 더 이상 돈을 버는 게 행복하지 않았다는 부부. 50대 중반에 조기 은퇴를 감행한 뒤 캠핑카로 세계여행을 떠났다.
1년 동안 지구 한 바퀴를 돌아 두 사람이 정착한 곳은 해남에 위치한 7평의 작은 집. 작은 듯해도 2평짜리 캠핑카에 비하면 초호화 호텔이란다.
마을 분들은 부부의 집이 너무 작다며 걱정이지만, 두 사람에겐 작아서 더 충분하다는 집. 가벽 역할을 하는 바퀴 달린 책장 덕에 필요하면 공간을 구분할 수 있다.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면, 소파와 테이블을 접으면 그만! 춤은 물론 달리기까지 가능할 정도로 충분한 공간이 마련된다.
게다가 남편의 손을 거치면서 집은 점점 자라나는 중! 그가 직접 시공한 비가림 시설에는 천장부터 바닥까지 노력이 깃들어있다. 약간 삐딱해도 제 기능은 한다는 폴딩도어와 한 사람만을 위한 서재. 집 근처엔 부부가 함께 놀기 위해 지은 소박한 온실도 자리 잡았다.
부부가 돈 대신 용기 하나로 선택한 7평집과 귀촌 생활. 집은 작아도 삶의 크기는 훨씬 넓어졌다는 두 사람의 집을 탐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