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무거운 성인용 판타지 ‘황금나침반’
뱀파이어·악마·늑대인간·요정 한데 모인 ‘섀도우 헌터스’
‘해리포터’ 조앤 K. 롤링 영감의 근원 ‘작은 백마’

사진=노블마인, 김영사, 문학수첩리틀북 제공
사진=노블마인, 김영사, 문학수첩리틀북 제공

[문화뉴스 백승혜 인턴기자] 콘텐츠 간의 경계가 희미해짐에 따라 베스트셀러 원작 영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미 확보해놨던 두터운 팬층과 탄탄한 스토리가 무색해질 정도로 흥행 참패의 쓴맛을 본 판타지 영화들의 베스트셀러 원작을 소개한다.

황금나침반

필립 풀먼

사진=영화 '황금나침반' 포스터, 소설 '황금나침반 1'/ 김영사 제공
사진=영화 '황금나침반' 포스터, 소설 '황금나침반 1'/ 김영사 제공

영국의 소설가 필립 풀먼이 집필한 3부작 판타지 시리즈로, 원제는 각각 ‘Northern Lights’, ‘The Subtle Knife’, ‘The Amber Spyglass’이다. 2007년에 개봉한 영화 ‘황금나침반’은 1부 ‘Northern Lights’ 소설을 기반으로 전개된다.

평행세계에 사는 소녀 라이라와 현실세계에 사는 소년 윌이 마녀, 갑옷을 입은 북극곰, 인간의 분신 데몬 등이 존재하는 무수한 평행세계를 여행하며 얻은 자유의지에 대한 깨달음을 관철시킨다. 

물리학, 철학, 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요소를 고루 조화시키며 아동문학 최초로 2001년 위트브레드상 대상을 수상하고 ‘카네기 오브 카네기’ 영예의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종교의 근본주의를 비판한다는 이유로 기독교 단체가 2007년 소설 원작 영화의 불매운동을 전개하며 북미 흥행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2019년부터 영국 BBC에서 시즌제 드라마로 방영되기 시작했을 정도로, 원작의 촘촘하고 압도적인 세계관은 지나치기 아쉬울 정도의 작품성을 지녔다. 그러니 묵직하고 무거운 주제로 다소 어두운 결말을 선사하는, 이른바 ‘성인들을 위한 판타지’를 읽고 싶다면 ‘황금나침반’ 3부작을 추천하는 바이다.

섀도우 헌터스

카산드라 클레어

사진=영화 '섀도우 헌터스' 포스터, 소설 '섀도우 헌터스 5'/노블마인 제공
사진=영화 '섀도우 헌터스' 포스터, 소설 '섀도우 헌터스 5'/노블마인 제공

뉴욕타임스 96주 베스트셀러, 누적 판매 부수 2400만 부를 기록한 카산드라 클레어의 대작 판타지 ‘섀도우 헌터스’는 본편 6편으로 구성된 시리즈다. 인기에 힘입어 프리 ‘The Infernal Devices’ 시리즈가 출간되었으며, 이외에도 새로운 속편 시리즈가 예정돼있다.

‘천사의 피를 마시고 초인간적인 능력을 부여받아 악마 사냥의 숙명을 지게 된 섀도우 헌터들의 싸움을 그려냈다’는 출판사 서평에 걸맞게, ‘섀도우 헌터스’는 뱀파이어, 늑대인간, 요정, 악마 등 판타지 단골들이 한데 모여 다채롭고 화려한 스토리를 펼쳐나간다. 여기에 미국 1020 여성을 겨냥한 러브라인도 주를 이루며 독자층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2013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는 다소 불친절하고 급진적인 전개로 원작 팬들의 반발을 샀으며, 결국 흥행에 참패해 예정됐던 속편 제작도 무산됐다. 이를 만회하기 위함이었는지, 2016년 동명의 미국 TV 시리즈가 넷플릭스와 방송국 '프리폼'에 동시 방영됐다. 원작의 다양한 인종과 성적 지향성, 신분의 조화를 잘 구현해낸 덕에 2017년 GLAAD 미디어 어워드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로 선정되기도 했다. 

각종 초자연적인 존재들의 등장과 강한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 그리고 눈에 띌 법한 다양성 옹호로 판타지계에 한 획을 그은 ‘섀도우 헌터스’는 독자들의 마음을 10대 소녀처럼 두근대고 설레게 만들어줄 것이다.

작은 백마

엘리자베스 구지

사진=영화 '문프린세스: 문에이커의 비밀' 포스터, 소설 '작은 백마'/문학수첩리틀북 제공
사진=영화 '문프린세스: 문에이커의 비밀' 포스터, 소설 '작은 백마'/문학수첩리틀북 제공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에게 영감을 준 소설로 널리 알려진 ‘작은 백마’는 달의 공주와 작은 백마에 얽힌 전설, 비밀스러운 의문의 마을, 호기심 많은 소녀 주인공의 활약을 아름답고 고풍스럽게 녹여내 영국적 낭만주의를 한껏 드러냈으며, 호평에 힘입어 1946년 카네기 메달을 수상했다. 

1994년 영국 BBC에서 ‘문에이커(Moonacre)’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각색된 뒤 2008년, ‘문프린세스: 문에이커의 비밀’로 영화화됐지만 ‘원작을 망쳤다’는 비평과 함께 쓸쓸히 퇴장했다. 앞서 ‘황금나침반’의 주인공으로 분했던 다코타 블루 리차드는 ‘문프린세스: 문에이커의 비밀’에서도 열연했으나 영화 주연작이 연달아 혹평을 받는 쓴맛을 봐야 했다.

그러나 원작 ‘달의 백마’는 여전히 사랑받는 판타지 고전으로서, 사랑과 평화, 화해를 강조하며 오랜 원한을 풀어나가 모두가 제자리를 찾는 행복한 결말로 독자에게 맑고 투명한 감동을 선사해준다. 그러니 잠시 복잡한 현실을 잊고 신비한 세계로 맘 편히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작은 백마’를 집어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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