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KBS교향악단의 마스터즈 시리즈, 더욱 비중 있고 중량감 있게 돌아왔다!

공연일시: 422() 오후 5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2023 KBS교향악단의 마스터즈 시리즈 I이 지난해 네 번에 걸친 2022년의 마스터즈 시리즈들보다 더욱 비중있고 중량감 있게 돌아왔다.

이는 지난 422일 토요일 오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3 KBS교향악단의 마스터즈 시리즈 I인 마렉 야노프스키의 베토벤 & 브람스 각각의 교향곡 2번 연주회로 여실히 드러났다. 올해 2023KBS교항악단의 마스터즈 시리즈는 상반기의 마렉 야노프스키의 베토벤& 브람스 공연과 하반기인 1213일과 1215일의 니콜라이 루간스키의 라흐마니노프 전곡 연주의 세 번 공연으로 지난해에 비해 공연숫자는 적지만 중량감있는 연주의 비중면에서 돋보인다. 니콜라이 루간스키 역시 러시아 피아니즘의 정수를 들려주는 러시아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차이코프스키 콩쿨에서 1위를 수상했고 의외로 자주 내한하는 거장 중 한 명이다.

KBS교향악단이 올해 다시 야심차게 선보이는 마스터즈 시리즈의 파격은 기존 공연 형식과의 차별성으로 80대의 거장 마렉 야노프스키가 지휘봉을 잡은 지난 422일 공연도 서곡없이 베토벤과 브람스 교향곡 2번만으로 대비되는 연주회를 펼쳤다. 서곡-협주곡-교향곡으로 구성된 교향악단의 형식이 아닌, 지휘자의 장기를 발휘할 수 있는 교향곡만으로 음악의 봉우리를 만들거나 협연자의 비루투오소적 감동을 이어갈 수 있는 여러 협주곡의 산맥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클래식 고어들의 주목을 받을 만 하다.

80대의 거장 마렉 야노프스키가 지휘한 KBS교향악단의 대편성 브람스교향곡 제2번 연주는 챔버적 텍스추어의 베토벤 교향곡 제2번보다 관객의 환호를 더 많이 받았다. (사진은 리허설 장면. 사진: KBS교향악단)
80대의 거장 마렉 야노프스키가 지휘한 KBS교향악단의 대편성 브람스교향곡 제2번 연주는 챔버적 텍스추어의 베토벤 교향곡 제2번보다 관객의 환호를 더 많이 받았다. (사진은 리허설 장면. 사진: KBS교향악단)

-“대편성의 브람스 교향곡 2번 연주, 챔버적 텍스추어의 베토벤 교향곡 2번보다 관객 환호 더 받아

사실 국내 교향악단의 마스터즈 시리즈는 강남심포니나 심포니송등의 여타 연주단체들에서도 연중 프로그램으로 연주회를 열고 있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2022KBS교향악단의 마스터즈 시리즈가 클래식 고어들로부터 더 많은 주목을 받았던 까닭은 기교에정점을 찍은 마스터, 음악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관점’, 서로 다른 시대의 작품들이 협연자를 매개삼아 만나는 새로운접점이 담긴 마스터즈 시리즈를 통해 관객들이 색다른 공연과 만나는 시간들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Masters Series 5 4일 막심 벤게로프가 출연한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제5 A장조, K.219 “터키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작품 64 연주 무대를 시작으로 6 9일에는 우에노 미치아키가 하이든과 루토스와브스키를 묵직하고도 현란한 현의 미학으로 잇는 하이든의 첼로협주곡 제1 C장조, 79일에는 안드레아스 오텐자머가 브람스의 클라리넷 소나타 제1 f단조 작품 120을 오케스트라 편곡 버전으로 선보이고 멘델스존의 교향곡 제3스코틀랜드를 지휘하는 일정, 9 8일에는 바딤 글루즈만이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3 G장조, K.216 및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 77을 선보이는 등의 해외 저명 아티스트들로 채워져 달궈진 무대들을 KBS교향악단은 펼쳐 보였었다.

지난해 KBS교향악단의 마스터즈 시리즈의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마스터즈 시리즈 첫 주자로 5 4 KBS교향악단과 무대에 오른 막심 벤게로프는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제5번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하며 클래식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루바토나 카덴차 등의 예에서 볼 수 있는 독주자의 기교를 부리는 과장된 기교의 공연 없이 순수한 스탠다드 바이올린 정석(定石)의 연주를 들려줬다.

69일에 있었던 KBS교향악단X우에노 미치아키 연주무대는 Master의 연주라기보다 신예 일본 첼리스트의 신선함이 더 많이 묻어난 하이든 첼로협주곡 제1번 연주와 루토스와프스키의 첼로협주곡 연주였었다. 이날 연주회에서 전반부의 하이든 첼로협주곡 1번이 실내악적 편성이었음에 비해 KBS교향악단의 풀 오케스트라 포진의 미치아키가 연주한 루토스와프스키의 첼로협주곡은 미치아키가 지난해 2021 10월 제75회 제네바국제콩쿠르에서 Georg Fritzsch 지휘로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와 Final Round 결선 곡으로 연주한 곡이기도 해 왼손으로 허공에서 박자를 젓는 것으로 흥미롭게 시작하는 유튜브의 미치아키의 연주 장면이 매우 이색적이다.

Master적 발아(發牙)의 싹을 보여주며 후반부의 루토스와프스키 첼로협주곡으로 더 묵직한 첼로연주를 선사한 미치아키는 2부 앙코르로 새들의 노래(카탈루냐 민요) Song of the birds로 감동적인 앙코르 장면을 연출해 서울 음악애호가들에게 신선한 신예 일본 첼리스트의 신선미를 다시 한번 전달했다.

-“독일 정통 레퍼토리 지휘에 힘을 쏟은 마렉 야노프스키의 이력 고스란히 드러난 무대

국내 관객들에게 클라리네티스트로 이미지가 그동안 짙었던 안드레아스 오텐자머는 79일 마스터 시리즈 제3탄의 KBS교향악단의 지휘를 통해 지휘자로서 국내에서 성공적 데뷔를 했다.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은 KBS교향악단 마스터스 시리즈 III은 세계적 클라리넷 연주자 안드레아스 오텐자머가 지휘, 편곡, 클라리넷 연주자 3인 역할을 맡은 주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오텐자머는 첫 곡 베버의 오베론 서곡에서는 너무 드라마틱하고 무겁게 지휘를 이끄는 것보다 곡의 기쁨과 역동적인 라인을 강조하는 지휘를 이끌었으며, 이런 지휘 스타일은 감정을 격하게 표현하지 않으려는 멘델스존의 무언가중 발췌곡들의 지휘나 간결한 아름다움이 특징인 멘델스존의 교향곡 3스코틀랜드의 지휘까지 균형을 잡으려는 안드레아스 오텐자머의 지휘로 이어졌다.

지난해 KBS교향악단과의 마지막 마스터 시리즈 무대를 장식했던 바딤 글루즈만의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제3, K216과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Op. 77. 극악(極惡) 난이도의 바이올린 연주곡을 협연한 바딤 글루즈만의 협연 연주회는 지난해 98일 열렸다. KBS교향악단이 생존할 해법을 보여줬다는 마지막 마스터즈 시리즈 무대에서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하는 것 같다"는 극악의 대비를 보인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Op.77.의 연주를 통해 글루즈만은 거대한 스케일, 중후한 음악적 내용으로 진중하면서도 낭만적인 깊이를 보여줬던 것 같다.

글루즈만은 비루투오조적인 바이올린 기교와 교향곡에 맞먹는 거대한 오케스트라 편성 및 낭만주의 특유의 화려한 선율이 다른 어떤 곡보다 잘 드러나있는 것을 보여줬다. 찬란했던 19, 20세기 바이올린 연주의 전통을 생생하게 구현해내는 연장선상의 연주를 들려줬다는 생각이다. 19, 20세기 바이올린 연주의 전통을 생생하게 구현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것은 바딤 글루즈만이 BIS Records와 녹음한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1,2번 곡의 연주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루체른 심포니오케스트라와 녹음한 베토벤과 슈니트케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 앨범등에서도 그런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80대 중반의 마렉 야노프스키는 독일 정통 음악의 위대한 거장으로 손꼽히는 까닭에 그가 지휘한 베토벤과 브람스 교향곡 제2번의 대비된 연주회의 의미는 올해 펼쳐지는 KBS교향악단의 마스터스 시리즈가 중량감을 갖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1990년대부터 독일 정통 레퍼토리 지휘에 힘을 쏟은 그의 이력이 고스란히 드러낸 무대를 이끌어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3, 튜바, 팀파니, 5부의 대편성으로 짜여진 브람스 교향곡 제2번의 연주가 플루트2, 오보에2, 클라리넷2, 바순2, 호른2, 트럼펫2, 팀파니, 5부의 챔버적 텍스추어로 촘촘히 맞물려 들어가던 베토벤 교향곡 제2번 연주보다 관객의 더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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