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막국수는 소설과 함께 레전드로 기억된다.

춘천 하면 막국수 닭 갈비가 떠 오른다. 그런데 막상 어디가 맛있어 하고 물으면 딱히 떠오르는 집이 명확하지 않다. 결국 생각하다 다 맛있지 뭐 이젠 맛이 평준화 돼서... 그런데 사실 그렇지 않다. 우리가 평양 냉면 그러면 집집마다 호불호가 갈리듯 춘천 막국수 역시 여러 계파로 나뉜다.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고향은 평창 봉평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춘천이 막국수의 원조가 되었을까 ?

퇴계막국수 보통 (사진 남궁 은)
퇴계막국수 보통 (사진 남궁 은)

막국수는 전국에 많다. 그런데 왜 막국수 앞에는 춘천이 붙을까 그 이유는 내가 자주 가는 퇴계 막국수 역할이 크다. 2025년이면 70년 되는 퇴계 막국수는 90세에 작고한 쥔장 이석옥 의 친정 아버지가(1994년 작고) 원조이다. 원래 약사리 고개 언덕배기에서 대추나무집 막국수로 문을 열었으나 도시개발에 밀려 헐렸고 그 후 이 씨는 자녀들의 공부를 위해 서울에 올라가 면목동에서 춘천 막국수 맷돌식당 을 열었으며 유명 연예인과 기관장들이 즐겨 찾는 식당으로 유명 했다고 한다. 

퇴계막국수, 비빔양념에 육수를 양껏 부어 비빈다. 사진 남궁 은
퇴계막국수, 비빔양념에 육수를 양껏 부어 비빈다. 사진 남궁 은

1992년 다시 고향으로 내려와 문을 열었고 작년에 작고한 고 강수연 배우가 자주 찾았던 집이기도 하다. 춘천에서 나름 유명한 막국수집을 전부 다 방문해 본 나지만 이 집은 이디오피아 벳 다비드 차 형님 안내로 처음 방문했던 집이기도 하다.  갈때마다 여럿이 해장국 대신 아니면 막걸리 몇 사발과 녹두전 등 오롯이 막국수 한 그릇을 진심으로 먹은 적이 없었다. 왁자지껄 떠들며 지난 무용담을 이야기 하거나 먹으면서 또 다른 맛 집 이야길 하곤 했다. 며칠전 시장하고 기차 시간이 남기도 해서 남춘천역 가까운 퇴게 막국수를 즐겼다. 야간에 강의가 있어 좋아하는 막걸리는 생략하고 막국수만 시켰다. 곱빼기 하고 보통 하고는 단돈 1000원 차이다.

음식은 욕심 부리돼 과식은 안된다. 깔끔하게 보통으로 주문하고 앉아 기다리니 국물이 자작한 얼갈이 김치와 얼음 육수를 내어준다. 설탕, 식초, 겨자를 곁들이면 훨씬 더 풍미가 좋다는 말씀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다. 비빔으로 먹는 막국수는 냉 육수를 양껏 조절해서 물막, 비막으로 먹는다. 토종 메밀의 향기를 느낄 새도 없이 한 젓갈 그득 입안을 꽉 채워 넣는다. 한 가닥 두 가닥으론 만족하지 못하고 풍미도 알 수 없다. 그득 밀어 넣고 우물우물 해야 메밀의 참 맛을 느낄수 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막국수의 맛은 원 재료도 중요하지만 국수를 씻는 기술 즉 삶는 정도와 찬물로 씻는 기술에서 결정된다. 다음이 양념, 육수다. 70년 강산이 변하는 동안 막국수만 씻었다면 이 맛이 정답인 것이다. 만약 입맛에 안맞는다면 내 입맛이 촌스럽거나 겸허히 배워야 한다.

막국수의 원 재료인 메밀은  본초강목에 위를 보호하고 기운을 돋으며 정신을 맑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나는 하나 더 주목하고 싶은것은 강원도 메밀이야 말로 신이 주신 선물이라는 것이다. 갑자기 메릴전병, 촌두부, 편육도,먹고 싶고 막국수와 함께 먹는 선주후면(곰배령 막걸리)도 생각난다. 얼마전 보통 8000원으로 곱배기 9000원으로 인상했다. 천정부지 가격을 주체 못하는 서울 평양냉면 생각하면 춘천 막국수는 가성비 맛 두가지 다 훌륭하다.  지금은 기술 전수를 받은  지인이 영업을 한다. 맛은 그대로 변햠 없으니 춘천가면 한번  들려 춘천 막국수를 경험해 보시라.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