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D 솔지, '식스'로 뮤지컬배우 데뷔
"용기 내 오디션 도전...새로운 자극 필요했어요"
부상으로 한 달 공백 "피해 줬단 생각에 힘들었죠"
"연기 고민 많아...하워드 성장 보여주고자 했어요"
'식스 더 뮤지컬', 6월 25일까지 coex신한카드artium

사진='식스 더 뮤지컬' 배우 솔지 / 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사진='식스 더 뮤지컬' 배우 솔지 / 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어렸을 때 뮤지컬을 보고 뮤지컬배우를 해보고 싶다고 다짐했던 적이 있어요. 이제야 발을 내딛게 됐네요. 오래 걸렸지만 너무 행복해요."

그룹 EXID 멤버 솔지가 '식스 더 뮤지컬'(이하 '식스')을 통해 뮤지컬배우로 데뷔했다. '식스'는 헨리 8세의 여섯 부인들의 삶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솔지는 여섯 왕비 중 가장 어리며 발칙한 매력을 지닌 다섯 번째 부인 하워드 역을 맡았다. 

바쁜 일정 탓에 오디션을 망설이기도 했지만 새로운 자극을 찾아, 후회하지 않기 위해 과감히 도전을 택했다. EXID 멤버가 될 당시에도 오디션의 형태로 합류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더욱 낯설고 긴장되는 시간이었다.

사진=배우 솔지, '식스 더 뮤지컬' 공연 장면 / 아이엠컬처 제공
사진=배우 솔지, '식스 더 뮤지컬' 공연 장면 / 아이엠컬처 제공

"처음에 고민이 많이 됐어요. 뮤지컬을 해보고 싶었던 상황에서 '식스' 오디션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가 EXID 10주년 앨범 준비할 때라서 바빴거든요. 제가 욕심내는 건 아닐까 싶었죠. 근데 지금 힘들다고 물러서면 다음에는 어떻게 도전하겠나 싶더라고요. 가수 활동을 나름 오래 하고 있으니까 새로운 자극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결국 스케줄 끝나고 밤에 계속 연습하면서 오디션을 봤고, 다행히 참여할 수 있게 됐죠."

그토록 고대하던 뮤지컬. 밤낮없이 연습에 매진했지만 개막을 얼마 앞두고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났다.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한 것. 개막 후에도 한 달가량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솔지는 그 시간 동안 자신의 아픔보다 '식스' 팀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고 전했다.

"절망적이었죠.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한테 화가 많이 났어요. 피해를 줬다는 것 때문에 힘들었고요. 그래도 이미 벌어진 일이니 빨리 나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재활에 열중했죠."

사진=배우 솔지, '식스 더 뮤지컬' 공연 장면 / 아이엠컬처 제공
사진=배우 솔지, '식스 더 뮤지컬' 공연 장면 / 아이엠컬처 제공

다행히 무대에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상태는 호전됐다. 그리고 지난달 29일 마침내 뮤지컬 무대 데뷔를 이뤄냈다.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 그러나 돌이켜보면 첫 무대도 지금도, 결코 쉽지가 않았다. 무엇보다 가요 무대에 비해 긴 공연 시간이 체력적 부담으로 다가왔다.

"가요는 4분이면 끝나지만 이건 80분을 계속 해야 하잖아요. 게다가 두 달 동안 이어지는 공연이고요. 에너지 조절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스태미너의 중요성을 가장 크게 느낀 것 같아요. 지치지 않고 끝까지 텐션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죠."

2006년 발라드그룹 2NB로 데뷔한 후, 보컬 트레이너, EXID 메인보컬, MBC '복면가왕' 초대 가왕, Mnet '보이즈 플래닛' 마스터까지. 노래 실력만큼은 확실히 인정받은 솔지다. '식스'에서도 하워드의 넘버 'All you wanna do'를 비롯한 곡들을 파워풀하게, 때론 섬세하게 부르며 실력을 뽐내고 있다. 

사진='식스 더 뮤지컬' 배우 솔지 / 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사진='식스 더 뮤지컬' 배우 솔지 / 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결국 중요했던 건 연기. 솔지 역시 그 부분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다행히 첫 연기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그려내고 있다. 그가 의도한 대로 얄미우면서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하워드다. 

"연기는 처음이라 걱정이 많이 됐어요. 하워드가 어떤 아이였는지 듣고는 같은 역할의 (김)려원 언니랑 많이 울었어요. 그 친구가 받았던 아픔들을 무대에서 표현해 주자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또 이 친구가 '식스'를 통해 성장하게 되는 메시지를 주려고 해요. 남자들이 아닌 나 자신을 찾아가고 내 목소리로 노래하고 싶어 한다는 것 말이죠."

"연기는 내가 아니어도 된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저희는 직업 특성상 신경 쓰고 조심할 것들이 많잖아요. 근데 극 속의 캐릭터가 되면 슬플 때 슬퍼하고 기쁠 때 기뻐할 수 있죠. 역할 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사진='식스 더 뮤지컬' 공연 장면 / 아이엠컬처 제공
사진='식스 더 뮤지컬' 공연 장면 / 아이엠컬처 제공

'식스'는 기존 뮤지컬과 달리 팝 콘서트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덕분에 가수에서 뮤지컬배우로 한층 자연스럽게 연착륙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에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밝힌 솔지. 그의 바람대로 또 다른 작품에서 뮤지컬배우 솔지를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지금 제 삶이 '식스'를 축으로 돌아가고 있어요. 끝나면 시원섭섭할 것 같아요. 뮤지컬은 관객과 함께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관객의 에너지가 배우의 에너지가 되는 것들을 느끼고 있죠. 개인적으로는 캐릭터에 맞게 잘한다는 말 들으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또 함께하는 배우들이 너무 좋았고, 감사하다는 말 꼭 전하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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