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준비하던 99년생, 과외 앱서 만난 대학생 살해
2일 오전 검찰로 송치된 정유정, 계획 범죄에 무게 실려

[문화뉴스 박소연 기자] 2일 오전, 부산경찰청과 금정경찰서는 과외 중개 앱을 통해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23)을 검찰에 송치했다.

범죄 수사프로그램으로 키운 '살인 환상' 탓? 비겁한 변명

사진= 시신이 담긴 여행용 가방을 끌고 이동하는 정유정(23) / 출처: KBS 캡쳐 / [사건정리] / 정유정, "실제로 살인해 보고 싶었다"... 범죄 수사 프로그램 핑계?
사진= 시신이 담긴 여행용 가방을 끌고 이동하는 정유정(23) / 출처: KBS 캡쳐 / [사건정리] / 정유정, "실제로 살인해 보고 싶었다"... 범죄 수사 프로그램 핑계?

지난달 24일, 과외 앱에서 혼자 사는 과외 학생을 물색한 정유정은 부산 금정구의 20대 여성 A 씨에게 ‘영어 과외 시범수업’을 핑계로 접근했다. 과외 어플에 학부모로 가입한 뒤, 중고 사이트에서 구입한 교복을 입고 학생 행세를 하며 A씨의 집을 찾아갔다. 그렇게 지난 26일, 정 씨는 A 씨와 잠깐의 대화를 나누다 사전에 준비해 둔 흉기를 휘둘러 A 씨를 살해했다. 

범행 직후 정유정은 마트에서 흉기, 락스, 비닐봉지 등을 구입해 자신의 집으로 가 여행용 가방을 챙겼고, 범행 장소인 A 씨의 집으로 돌아가 A 씨 시신을 훼손했다.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에 보관한 채 택시를 탄 정유정은 경남 양산 낙동강 인근 숲속에서 내려 시신의 일부를 유기했지만,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들고 숲 부근에서 하차한 정유정을 수상히 여긴 택시 기사가 경찰에 이를 신고하여 범행이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오전 6시께 정유정을 긴급체포했다. 이어 피해자 A 씨의 나머지 시신을 A 씨의 집에서 발견했다.

정씨 이웃 주민들, "상상도 못했다."

사진 =  정유정(23) / 출처: 부산경찰청 / 정유정, "실제로 살인해 보고 싶었다"... 범죄 수사 프로그램 핑계?
사진 =  정유정(23) / 출처: 부산경찰청 / 정유정, "실제로 살인해 보고 싶었다"... 범죄 수사 프로그램 핑계?

오늘 오전, 정유정(23)은 자신의 범행에 대해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라며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정유정은 할아버지와 살았고, 5년 이상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하며 공무시원 시험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의 범행에 대해 정 씨의 할아버지는 자신이 손녀를 잘못 키운 죄라며 "유족들한테 백배사죄하고 싶고, 내 심정이 그렇다."라고 말했다. 

정 씨의 휴대폰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 검사를 진행한 결과, 정유정은 범행 3개월 전부터 '살인', '시체 없는 살인' 등을 검색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정 씨가 도서관에서 다수의 범죄 소설을 대여했으며, 범죄 수사 프로그램을 통해 잔혹 범죄를 학습해왔다는 정황이 밝혀짐에 따라 계획적 범죄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긴급체포 이후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주장했던 정유정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살인해 보고 싶어서 그랬다."라고 범행을 자백했다. 다만 유사 범행을 저지른 적 없으며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기록 또한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조영일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살인에 대한 욕망을 위해 관련 없는 대상자를 물색했다는 점'에서 정유정이 사이코패스 기질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시신 유기는 다음 단계의 범행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도이며 연쇄살인 성향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 A 씨가 앱 내에서 인기 있는(평이 좋은) 과외교사였기에 정 씨가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A 씨의 정체성을 훔치려고 했던 것 같다며 '신분 갈취'를 목적으로 한 범행일 가능성이 있음을 전했다.

2015년 이후 8년 만에 신상 공개한 부산경찰청

부산경찰청은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되고,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 공공이익을 위한 필요에 따라 공개를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10월, 실탄사격장 총기 탈취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한 이후로 8년 만에 신상 공개를 결정한 것이다. 

지난 1일 오후 부산경찰청은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20대 여성 살인 사건 피의자의 신상 공개를 결정한 바, 피의자는 1999년생 만 23세의 여성 정유정이다.

한편, 경찰은 정유정에 대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심리상담을 진행한 데 이어 반사회적 인격장애, 사이코패스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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