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엔드 신작 연극, 국내 초연
김태훈 연출 "소통에 대한 질문 담아...성패 중 하나는 소리"
아이비, 박지연, 김지철, 최영준 등 출연 "대본 보고 반해...쉽고 재밌는 작품"
9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가 국내 초연 무대를 시작했다. 창작진과 배우들은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준비했다.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이하 '2시 22분')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은 김태훈 연출과 배우 아이비, 박지연, 최영준, 김지철, 방진의, 임강희, 차용학, 양승리가 참석했다.

'2시 22분'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을 두고 펼쳐지는 두 젊은 커플의 대화로 이뤄진 작품이다. 202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으며, 한국어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자연적 현상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다 보니 공포, 스릴러 장르의 성격이 담겨 있다. 김태훈 연출과 배우들 역시 작품의 장르적 특성에서 나오는 재미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그러나 이를 무대에서 구현하기란 쉽지 않은 일. 김 연출은 "장르적 특성상 스릴러 형식이 필요해서 연극처럼 만드는 걸 배제하려고 했다. 정박자에 떨어지는 모든 것들을 덜어내면서 예측하지 못하는 호흡들을 만들고자 했다. 관객의 시선이 아닌 이 공간 안에 사는 영혼의 시선에서 봐줬으면 하는 생각으로 접근했다"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특히 긴장감을 조성하는 음향 효과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극 중에는 여우 소리가 관객을 놀라게 하기도 하며, 미스터리한 사건을 암시하는 음향이 사용되기도 한다.

김 연출은 "공연의 성패 중 하나는 소리라고 봤다. 단순히 소리를 크게 해서 놀라게 하는 건 지양했다. 음향디자이너와도 적재적소에 짧게 치고 빠지는 식으로 계산하면서 플랜을 짰다"며 치밀한 구성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초자연적 현상을 무대에서 구현하기 위해 마술사 이은결이 매직컬 디렉터로 참여했다. 김 연출은 "대본을 읽고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이은결 씨 도움을 많이 받아야 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초자연적 현상을 다루지만 극을 이끄는 건 무대 위 4명의 인물이 주고받는 대화다. 일상적인 대화 속에는 인물들의 다양한 감정, 유머와 위트, 사건과 관련한 다양한 복선까지 숨어있다. 

특히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보니 한국 관객들에게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이를 위해 번역가 황석희와 김태훈이 머리를 맞대고 고심했다.

김 연출은 "이야기가 공감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공연 중 욕도 나오고 최신 단어들도 나온다. 그런 것들로 관객들이 더 귀를 기울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언어가 달라도 정서의 흐름, 공감하는 부분은 같은 것 같다. 작품 안에서 작가가 가져가려는 메인 정서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서로의 이름을 부르지 않을 때 영국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면 하는 게 바람이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이 매력을 느끼는 부분 역시 치밀한 대화로 구성된 짜임새 있는 대본이었다. 제니 역 박지연은 "쓸데없는 말이 없다. 시시콜콜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걸 토대로 (상황이) 이어진다"라며 "끝으로 가는 과정들이 잘 쌓여진 작품"이라고 소개했고, 샘 역의 최영준은 "쉽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건 100% 보장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이번 작품 제니 역으로 첫 연극에 도한 아이비도 "대본을 보자마자 반했다. 장르도 독특했고, 배우로서도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이었다"라며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경험을 설득해야 한다는 점이 어렵다. 그래도 그만큼 매력 있고 배우로서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단순히 대화를 읊는 것 외에 다양한 행위가 더해진다는 점에서는 어려움이 있었다. 배우들은 무대에서 직접 요리를 하고 음식을 먹기도 한다. 이에 로렌 역 임강희는 "의도를 들키지 않으면서 연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어려웠다"고 말했고, 아이비는 "계속 뭘 하면서 말하게 된다. 외우느라 밤잠을 설칠 정도였다. 그래도 아직 실수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초자연 현상에 대한 숨 막히는 대화로 전하고픈 메시지는 뭘까. 김 연출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건 '소통'이 아닌가 싶다"라며 "믿는 것은 누구나 믿을 수 있지만 믿지 못하는 것들을 믿어주는 것.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 세상 살아가면서 필요한 소통에 대한 질문들을 하고 있는 작품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2시 22분'은 오는 9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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