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전부 가맹점에 부담시키는 본사
이중고 겪는 가맹점주와 소비자 사이 갈등상황은 언제까지

버거킹 본사가 점주들에게 행사 동의를 받으며 보낸 안내문. 쿠폰 유효기간이 1년이라는 내용은 전혀 없다. [제공=점수]
버거킹 본사가 점주들에게 행사 동의를 받으며 보낸 안내문. 쿠폰 유효기간이 1년이라는 내용은 전혀 없다. [제공=점수]

 

[문화뉴스 이유민 기자] 최근 '버거킹 사재기' 건을 통해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권)의 판매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제일 최근 기프티콘을 둘러싼 사건은 '버거킹 사재기'였다. 지난달 27일 한겨레 기사에 따르면,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 전 점주들에게 돌린 행사 동의서가 부실했다고 한다. 기프티콘의 유효기간이 언제까지이고, 1인당 얼마나 구매할 수 있는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미흡한 공지가 이벤트 기간의 허점이 되었다. 저렴하게 기프티콘을 사재기한 소비자들이 발생한 것이다. 일부 구매자가 기프티콘을 되팔기까지 하자 행사는 조기 종료됐다. 하지만 본사는 발급된 기프티콘을 거둬들이거나 환불 처리를 하지는 않았다. 할인 행사 기프티콘의 1년 가까운 유효기간에 점주들은 난감한 입장이 됐다. 판촉 행사 홍보 비용부터, 판매된 기프티콘들이 소모되기까지 8.8%(부가세 포함)의 수수료를 전부 떠안을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버거킹은 점주들이 기프티콘 수수료를 100%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통계청에 따르면 기프티콘 시장은 5년 전 약 2조 1천1백억원에서 지난해 약 7조 3천3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까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간단하게 주고받을 수 있어 부담이 적고, 편의점부터 명품까지 선물할 수 있는 다양성까지 갖췄다. 팬데믹 기간동안 비대면 문화가 퍼지면서 기프티콘 시장이 성장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시장 확장에 따라 기프티콘 가맹점들 또한 호황을 맞았을까.

기프티콘에 붙어 있는 수수료는 건당 6~8%대를 웃돈다. 이를 점주가 고스란히 내야 하는 프랜차이즈도 적지 않다. 앞서 소개한 버거킹에 이어 맘스터치, 할리스커피 등 각종 프랜차이즈도 그런 구조인 상황이다. 정산 주기 또한 몇 주에서 60일까지 소요되는 등 주문 대금을 받기에도 오래 걸린다. 이런 상황에서 기프티콘 사용을 거절하는 업체들도 있는데, 제값을 주고 구매한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수료 부담 문제로 점주와 소비자가 갈등을 겪게 된 것이다.

당장 기프티콘 수수료 규제 법안을 입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일 절실한 것은 프랜차이즈 본사와 플랫폼의 수수료 협의다. 이디야커피의 예처럼 5%의 수수료를 본사와 가맹점이 반씩 부담하는 방법도 이미 제시되어 있다. 가맹점주가 박리다매를 즐거워하지 못하는 이런 '깜깜이 수수료 정책'은 소비자까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기프티콘 발 피해가 계속 발생하면서 '프랜차이즈 기프티콘 선물은 주지 말아달라'고 하는 소비층도 등장하는 추세다. 시장에서 이탈하는 소비자가 발생하면서 시장 성장세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힌편,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의 모바일상품권 피해사례 대토론회가 개최된 바 있다. 토론회에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하승재 공동의장은 "폭발적으로 모바일상품권이 커지고 있으나 이를 관리·감독하는 정부 기관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수수료가 어떻게 책정되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모바일상품권에 대해서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선될 수 있는 내용이 토대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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