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 초청
선과 악, 희망과 절망...심리서스펜스 묘미 살린 작품
케일럽 랜드리 존스 열연, 100여 마리 개 연기 돋보여

사진=영화 '도그맨' 스틸
사진=영화 '도그맨' 스틸

[문화뉴스 부산, 장민수 기자]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하는 액션.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 뤽 베송 감독이 영화 '도그맨'을 통해 가장 잘하는 것을 선보였다. 여기에 심리서스펜스를 얹어 새로움을 더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 초청작 '도그맨'은 부모에게 학대받고 개를 가족 삼아 지낸 더글라스가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올해 열린 제80회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서도 소개됐다.

영화는 경찰에 체포된 더글라스가 심리학자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전개된다. 그가 마주했던 고난들, 그리고 유일하게 위로가 됐던 개들과의 일화들이 서서히 감정적 동요를 일으킨다. 

뤽 베송 감독은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들을 철장에 4년간 가뒀다는 기사를 읽었다"라며 실제 사건에서 착안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리고는 "고통스러운 유년기를 보낸 후 있을 선택의 기회에서 테러리스트가 될지 마더 테레사가 될지 궁금했다"라며 출발점을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은 더글라스가 위기의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호기심과 우려의 시선으로 보게 된다. 선과 악을 오가고, 희망이 보이다가도, 절망으로 빠져든다. 그것이 곧 심리스릴러로서의 영화가 긴장감을 붙드는 힘이기도 하다.

사진=영화 '도그맨' 뤽 베송 감독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사진=영화 '도그맨' 뤽 베송 감독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더글라스의 파란만장한 삶을 끝까지 따라가고 나면 드는 생각은 단순하다. '개가 사람보다 낫네'라는 자조 섞인 쓴웃음. 더글라스의 슬픈 눈을 보면, 신과 인간을 향한 분노에 동조하고 싶은 마음이 인다. 

주인공 더글라스 역을 맡은 케일럽 랜드리 존스의 연기가 돋보인다. 때론 조커처럼, 때론 레옹처럼 다양한 이미지를 담아냈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로 선보이는 스펙트럼 넓은 감정 연기가 일품이다.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면 100여 마리의 개. 더글라스와 소통하며 싸우는 모습이 다소 비현실적이어서 몰입이 깨지는 순간이 없지 않다. 그러나 감독의 디렉션을 이해한 듯한 연기는 흐뭇한 미소를 자아낸다. 

어떤 이야기를 기대하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갈릴 것 같다. '니키타', '레옹' 등 뤽 베송 감독 초기작처럼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액션스릴러를 기대한다면 더없이 반갑다. 반면 몰아치는 전개와 액션을 기대한다면 다소 싱겁게 느껴질 수도.

한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이어진다.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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