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현철, 감독 커리어 본격 시작
"감독 계기? '쉬리'보고 영화로 밥벌이 할 수 있을 것 같아"
하는 것 이상의 것으로 평가받는 것 무서워요"
"감독은 계속...위안 되는 이야기 하고파"

[인터뷰①] '너와 나' 조현철 감독 "유가족이 관객이라는 생각으로...위로 주고파"에 이어서...

사진=영화 '너와 나' 조현철 감독 /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사진=영화 '너와 나' 조현철 감독 /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물론 순탄하기만 한 작업은 아니었다. 소재가 소재인지라 제작 투자를 받기도 어려웠다.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앞뒀지만, 주연 배우인 박혜수가 학교 폭력 가해자라는 의혹을 받으며 재차 위기를 맞았다. 

박혜수 측은 무고를 주장하며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중에게 좋지 않은 꼬리표를 남기게 됐다. 감독으로서는 배우 리스크를 감수하고 계속 진행할지, 다른 배우로 교체해 다시 준비할지 선택해야 했다. 

그러나 조 감독은 "혜수 씨는 진심이 느껴져야 연기하는 사람이다. 그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스크린에서 빛이 난다. 어떤 영혼을 가진 자가 이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싶다. 그 증거를 극장에 오셔서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다"라며 확실한 믿음을 드러냈다. 

사진=영화 '너와 나' 조현철 감독 /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사진=영화 '너와 나' 조현철 감독 /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학창 시절부터 공부보다는 만화 그리기를 좋아했다는 조현철 감독이다. 1990년대 '쉬리'를 비롯한 한국영화가 부흥하자 어린 마음에 "영화를 하면 밥은 벌어 먹고 살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게다가 학교라는 틀에서 벗어나고자 서둘러 영상원 진학을 준비하며 감독으로의 길을 들어서게 됐다.

배우와 감독까지 성공적으로 해내니, 3자 입장에서 보기에 영화 쪽에서는 남다른 재능을 타고난 인물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조 감독은 "제가 가진 것들을 경계하려고 한다"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제가 가진 특권이라고 생각을 하고, 염치를 챙기려고 해요. 저는 중산층 가정에서 교육을 잘 받고 자랐고, 남성 배우이자 남성 창작자로서의 이점들도 분명 있었을거라고 봐요. 운도 좋았고요. 제 의지로 잘해서 이렇게 됐다기 보다는 제가 받아온 사랑과 조건들이 이렇게 계속할 수 있게 하지 않았나 싶어요. 제가 하는 것 이상의 것으로 평가받는 것, 제 작품보다 제 이름이 커지는 것이 무서워요. 제가 한 노동의 가치보다 큰 대가를 받는 것도 무섭고요."

사진=영화 '너와 나' 조현철 감독 /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사진=영화 '너와 나' 조현철 감독 /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너와 나'를 통해 본격적인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배우로서 연기를 하면서도, 감독으로서 만들어 낼 이야기를 끊임없이 준비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제주 4.3사건에 관심이 있다고도 밝혔다. 감독 조현철이 추구하는 영화는 뭔지, 앞으로는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 물어봤다.

"위안이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어릴 때 엄마가 잠자기 전에 들려주던 동화책에서 오는 위로 같은 요소들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근데 항상 이야기를 쓸 때 나만 재밌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해요. 남의 돈을 빌려서 하는 작업이고, 많은 스태프의 피와 땀이 소모되는 일이잖아요. 최소한의 염치를 챙겨야죠.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요."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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