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원작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연극 재탄생
만남과 이별 속 가족 의미 되새기는 따뜻한 작품
배우 한혜진, 첫 연극 무대 데뷔
11월 19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사진=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공연 장면 / 라이브러리컴퍼니 제공
사진=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공연 장면 / 라이브러리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잘 만든 이야기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법.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만화, 영화에 이어 연극도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외도로 집을 떠났던 아버지의 부고를 시작으로, 바닷가 마을의 세 자매가 이복 자매 스즈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린다. 요시다 아키미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무대화했다.

네 자매의 평범한 일상이 계절의 변화와 함께 흘러간다. 특별할 것 없지만 그 속에서 인생과 가족에 대한 찬미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만남과 이별이라는 불가분의 관계를 조명하며 그 가치를 다시금 일깨운다. 이야기의 끝에 마주하는 따스한 위로가 긴 여운으로 남는다.

극적이라고 할만한 사건 없이 전개된다. 관객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 물론 원작 만화와 영화에서 수차례 갈고닦은 탓에 이미 높은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시공간 변화에 제약이 따르는 무대에서 그려내는 건 또 다른 영역.

이번 작품은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성공적이다. 네 자매의 이야기를 콤팩트하게 구성해 몰입도를 높였다. 또한 일상적인 상황과 대화 속 잔잔한 유머가 곁들여져 수시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것도 주효했다. 

사진=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공연 장면 / 라이브러리컴퍼니 제공
사진=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공연 장면 / 라이브러리컴퍼니 제공

무엇보다 승하강 리프트를 활용해 시시각각 변하는 무대가 돋보인다. 고즈넉한 시골집의 미닫이문과 바닥이 무대 위아래로 움직이며 공간을 구성한다. 작은 소극장 무대를 알차게 채워 풍성하게 느껴지도록 했다. 언제 어떻게 무대가 변할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첫째 사치 역은 한혜진과 박하선, 둘째 요시노 역은 임수향과 서예화, 셋째 치카 역은 강해진과 류이재, 막내 스즈 역은 설가은, 유나가 캐스팅됐다. 

특히 한혜진은 이번이 첫 연극 도전이다. 간혹 매체 연기에서 연극 연기에 도전하는 배우 중에는 톤이나 대사 전달과 관련해 부족함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혜진은 특별히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소화해 냈다. 첫째로서 가진 책임감, 엄마에 대한 서운함, 일과 사랑 사이 고민 등 다양한 감정을 뚜렷이 그려냈다.

매실주를 놓고 벌이는 서예화와 류이재의 유쾌한 케미, 설가은의 막내다운 귀여운 연기도 돋보인다. 여기에 일인 다역 멀티맨 이정미, 이강욱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잔잔한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만드는 배우들의 힘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한편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19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이어진다.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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