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인체에 무해라니 정신건강엔 유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푸디버디' 브랜드 론칭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1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푸디버디' 브랜드 론칭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1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문화뉴스 최병삼] 최근 하림 생닭에서 발견된 벌레에 관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라고 밝혀 논란은 오히려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에 소비자들은 "인체에 무해하다니 정신건강엔 유해하다"라며 김 회장의 발언에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 1일 하림산업은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하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참석해 브랜드 소개와 함께 어린이 식품에 대한 철학을 밝혔다. 김 회장은 아토피를 앓던 막내딸과의 일화를 언급하며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어 푸디버디를 만들었다"라며 밝혔다. 이어 "인공감미료나 합성첨가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엄선된 재료로 만든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림은 최근 생닭 제품에서 벌레가 발견돼 논란을 빚고 있다. 한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하림 생닭에서 수십마리의 벌레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하림 생산 공장 관할 지자체인 전북 정읍시와 방역 업체가 현장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해당 이물질은 딱정벌레의 일종인 거저리과(科) 유충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하림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정읍시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하림 생닭에서 벌레 발견 논란... 김홍국 회장 "인체에 무해"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하림 생닭에서 벌레 발견 논란... 김홍국 회장 "인체에 무해"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거저리는 국내 육계 농가 대부분에서 발견된다. 병아리에 상처를 입혀 스트레스와 함께 생장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살모넬라 등 가금류 질병을 전파하고, 나무나 우레탄 등에 파고 들어가 축사 단열재에 손상을 입히기도 한다. 농가에 한 번 생기면 박멸이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친환경 농장은 소독약을 쓰지 못해 벌레가 많을 수밖에 없다"라며,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 앞으로 위생 관리 등을 잘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기계가 닭의 모이주머니를 빼내는 과정에서 오류가 났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하림 관계자는 이와 관련 "김 회장이 생닭 이물질 경위를 설명하면서 모이주머니에 남아있던 딱정벌레 유충이 걸러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부분을 짚었는데, 부가적으로 벌레가 인체에는 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이라며 "전체적인 취지는 우리의 잘못이고, 재발 방지와 사과를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은 더불어 "이물질이 발생한 제품이 소비자에게까지 나가게 된 점에 대해 잘못되고 죄송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사육부터 생산·포장 등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전반적인 부분을 다시 재정비한 상태"라며 "자동화 설비다 보니 그동안 전 공정에 대한 전수 조사가 어려웠는데 앞으로는 인력을 더 투입해 사육부터 포장까지 육계 생산 전 과정에 걸쳐 좀 더 세밀하게 전수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하림의 설명에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시민은 "인체에 무해하든 아니든 내 돈 주고 그런 거 사 먹고 싶겠나"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소비자도 "인체에 무해하다니 정신건강엔 유해하다"라며 "당분간 치킨·삼계탕 등 닭 요리를 먹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적었다.

최근 하림 생닭에서 벌레가 발견됐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형마트에서 하림 생닭의 판매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직원은 "논란이 불거진 이후 판매량이 예전보다 다소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며 "할인 행사 중인 영향일 수도 있겠지만, 이슈와는 별개로 하림 생닭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여전히 일부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축산물위생정보 도축실적(육가공품제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하림의 국내 닭고기 시장 점유율은 20.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올품(8.8%), 동우(8.5%), 참프레(8.2%), 체리부로(8.1%),  마니커(7.4%) 순이다. 만일 이번 사태가 불매 운동으로까지 이어질 경우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로 인한 업체 간 서열이 단숨에 바뀌는 일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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