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 영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동시대미술 전시
12월 15일부터 내년 1월 21일까지 개최

사진 = 허창범 개인전 'etc.' 포스터 / mM ArtCenter 제공
사진 = 허창범 개인전 'etc.' 포스터 / mM ArtCenter 제공

[문화뉴스 배유진 기자] mM ArtCenter가 숨을 참는 독특한 행위를 통해 만들어진 허창범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전시를 개최한다.

mM ArtCenter(엠엠아트센터, 관장 최승일)가 허창범 작가의 개인전 'etc.'를 선보인다. 오는 15일부터 내년 1월 21일까지 엠엠아트센터 전시실 4에서 개최되는 'etc.'에서는 허창범 작가의 회화, 사진, 영상 작업 등 다양한 장르의 동시대미술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etc.'는 라틴어 ‘Et cetera'의 약어로 ’그리고 그 외의 것‘ 혹은 ’기타 등등‘을 의미하는 용어로 쓰인다. 일반적으로 열거된 항목들 뒤에 쓰이는 이 용어는 전체 목록 중 일부 항목들을 함축할 때 쓰인다. 그렇기 때문에 etc.는 앞에 열거된 항목들에 의해 판단되거나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에 반해 본 전시에서는 그 자체가 제목으로 사용됨에 따라 이미 확립되고 공고히된 것, 당연시 여겨지는 것들 뒤편으로 밀려나 함축되어진 것들과의 관계에 집중하는 허창범의 작업 상태와 구성 방식을 시사한다.

사진 = 허창범 'Stray Cat' / mM ArtCenter 제공
사진 = 허창범 'Stray Cat' / mM ArtCenter 제공

허창범 작가의 작업은 의도적으로 일정 시간 동안 최대한 호흡을 멈추고 이내 다시 호흡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자학적 행위는 유년기 시절의 엉뚱한 상상으로부터 기인하며 생소하거나 불편한 상황, 익숙하지 않은 낯선 환경, 불가항력적인 것들로부터 적응하고 안정을 찾아 극복하기 위한 작가의 방법론이다. 이 행위 일련의 과정은 퍼포먼스 영상으로 촬영되기도 하고, 특정한 규칙에 의해 기록되어 이를 토대로 회화 작품으로 제작되기도 한다. 매번 숨을 참는 행위를 통해 생성된 부산물들인 기록물, 회화, 영상 작업들은 그가 숨을 참았던 순간과 그의 독특한 사유를 담지하고 있다. 

허창범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서 느닷없이 마주하는 여러 상황과 환경에 때때로 낯섦과 불편을 느끼며, 이는 동의한 적 없는 시스템에 따르기를 강요받는 느낌에 기인한다고 한다. 이미 구축되어 당연시되는 언어, 문화, 인식과 제도는 끊임없이 우리의 감정과 생각, 가치 판단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곧 우리가 세계와 독립되어 존재하지 않고, 상호 연계적으로만 존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잔존하는 근대적 가치와 후기 산업사회에 접어들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우리는 적응하기를 끊임없이 강요받음에도 각자의 고군분투와 감정, 그리고 그를 에워싼 환경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채, 합리성과 효율성의 뒤에 놓고 묵과했을지도 모른다. 

'etc.'는 공고하게 세워진 시스템에 속해 살아가는 각자가 결코 시스템의 뒤에서 함축되거나 판단될 수 없으며 끊임없이 고투하고 역동적으로 관계 맺는 존재자로서 제 위치하기를 제안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시대 속한 개인인 그가 세계와 관계 맺는 과정에서 겪는 감정과 사유들을 미시적 관점에서 고찰한다. 허창범 작가의 회화,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통해 이미 변화된 상태임에도 끊임없이 변화가 요구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가려지고 함축된 것들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작가가 취하는 새로운 태도를 탐구해 보고자 한다.

허창범 작가는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개인전 'MASS'(2020, 사이아트스페이스)에서는 정보가 생성, 전달, 수용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왜곡, 인지 오류에 대해 고찰하였고, 개인전 '탈각'(2022, 협업공간 한치각)에서는 수용자이자 생산자인 인간이 정보에 적극적으로 상호 작용하는 현상을 가시화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그 외에도 수림문화재단, 한원미술관, 선광미술관, 성산아트홀, 고색뉴지엄 등 다수의 기관에서 개최된 기획 및 단체 전시에 참여하였다. 

한편, 이번 전시 기간 중 전시장 내, 리플렛에 표시된 QR코드를 통해 작가에게 궁금한 점들을 직접 물어볼 수 있는 연계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문화뉴스 / 배유진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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