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독립과 사랑을 향한 그들의 피날레, '일 테노레'

2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조선 최초 오페라 공연을 향한 여정

[문화뉴스 신선 기자] 1930년대 경성에서 피어난 조선 최초 오페라를 다룬 뮤지컬, ‘일 테노레(IL TENORE)’가 2월 25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된다.

‘일 테노레(IL TENORE)’는 이탈리아어로 ‘테너’를 뜻하는 말로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를 꿈꾸는 ‘윤이선’과 오페라 공연을 함께 준비하는 독립운동가 ‘서진연’, ‘이수한’ 세 사람을 통해 비극적이고 어두운 시대 속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한국 오페라의 선구자인 테너 ‘이인선’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시작된 작품으로 한국 최초로 오페라 공연을 연출하고 주인공을 맡은 오페라 테너이자 세브란스 의전을 졸업한 의사였던 그의 삶을 모티브로 드라마틱한 픽션을 가미해 꿈과 사랑을 향한 여정 속에서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인간의 진정성 있는 서사를 그려낸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어둡고 고통스러운 시기인 일제강점기라는 시대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꿈을 향해 달려가며 ‘꿈의 무게’에 대한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던진다. ‘윤이선’의 ‘오페라’를 향한 꿈, ‘서진연’과 ‘이수한’의 ‘독립’을 향한 꿈은 어쩌면 그 시절에 절대로 추구할 수 없었던 꿈을 꾸었던 이들을 통해 갈등하는 인간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특히 가장 암울한 시대 속에서 현재까지도 화려한 예술을 상징하는 ‘오페라’를 꿈꾸었던 ‘윤이선’ 캐릭터는 자신의 꿈과 재능, 친구들에 대한 의리, 독립에 대한 사명감 등과 같은 혼란 속에서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모습을 통해 ‘꿈’에 대한 많은 질문과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인 ‘윤이선’ 역으로 홍광호, 박은태, 서경수가 무대에 오른다. ‘윤이선’은 부모님이 정해주신 대로 의사가 되는 것밖에 몰랐던 내성적인 모범생이 ‘오페라’에 천부적인 재능을 발견하고 조선 최초 오페라 테너를 꿈꾸게 되는 인물로, 청년부터 노년까지의 모습을 선보일 세 배우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부터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겉으로는 문학을 사랑하는 대학생의 모임이지만 실제로는 독립을 위한 항일 운동 모임인 ‘문학회’의 리더로 오페라 공연의 연출을 맡게 되는 ‘서진연’ 역은 김지현, 박지연, 홍지희가 낙점됐다. ‘서진연’은 모두를 아우르는 영민한 리더이자 치밀한 전략가로 조선의 얼을 지키는 차세대 독립운동가로서 용기 있고 진취적인 새로운 여성 캐릭터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든다.

서진연’의 문학회 친구이자 오페라 공연의 무대디자인을 맡은 건축학도 ‘이수한’ 역에는 전재홍과 신성민이 캐스팅됐다. ‘이수한’은 언제든 총을 들고 일제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된, 위험할 정도로 열정적인 독립운동가로서 ‘서진연’과 ‘문학회’ 리더 자리를 놓고 라이벌 관계에 놓이기도 하는 캐릭터로 애국심 고취를 위한 ‘오페라’ 공연에 진심으로 임하게 되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