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라이브 통해 '큐브' 판매 중단 선언, 공정위 제재 일주일 만
핵심 수익모델 과감히 포기 "게임의 근본적인 구조 바꿀 것... 신뢰를 향한 발판"
변경 사항 등, 유저 피드백 후 늦어도 오는 2월부터 적용

라이브 방송 중인 (왼쪽) 강원기 총괄 디렉터, (오른쪽) 김창섭 디렉터 / 사진 = 공식 유튜브 라이브 방송 캡처 
라이브 방송 중인 (왼쪽) 강원기 총괄 디렉터, (오른쪽) 김창섭 디렉터 / 사진 = 공식 유튜브 라이브 방송 캡처 

[문화뉴스 김경은 기자] 넥슨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이 확률형 강화상품인 '큐브'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지난 9일 저녁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통해 "확률형 강화 상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료 아이템 '큐브' 확률 조작 논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지 일주일 만에 발표된 공지다.

운영진은 방송을 통해 "게임의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는 것만이 이용자들께 저희를 다시 한번 믿어달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자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속 장비 아이템에 최대 3개까지 붙는 '잠재 능력'을 무작위로 재설정하는 데 쓰이는 강화 아이템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당 아이템은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30%를 차지하는 핵심 수익모델인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위는 넥슨이 첫 큐브 상품 도입 당시인 2010년 5월에는 모든 옵션의 출현 확률을 균등으로 설정했지만, 당해 9월부터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확률 구조를 지속해서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잠재 옵션이 적게 나오거나 아예 출현하지 않도록 조작했음에도 불구, 유저들의 관련 문의에 ‘적절한 시점까지 답변 진행을 연기’하라는 내부 지시가 있었다는 점도 포착됐다.

이어 2013년 7월 출시된 최상위 등급의 레전드리 큐브의 등급 상승 확률을 초기 1.8%에서 1%까지 낮춘 뒤, 이를 최대한 숨기고자 했던 정황 또한 드러났다.

해당 사안은 2021년 3월 메이플스토리에서 강화형 아이템인 큐브 확률을 선제 공개하면서 처음으로 포착됐다. 공개 과정에서 재옵션의 일부 중복옵션을 제외했던 내용이 약 10년 만에 공식적으로 알려지면서 민원이 발생한 것이다.

김정기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 (사진 = 연합뉴스) 및 넥슨 나우(사진 = 공식 홈페이지)
김정기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 (사진 = 연합뉴스) 및 넥슨 나우(사진 = 공식 홈페이지)

앞서 공정위는 지난 3일 넥슨코리아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4천200만원을 부과했다. 매출에 비해 다소 적어 보일 수도 있으나, 해당 금액은 현재까지 게임 업계에 부과된 제재 중 가장 큰 과징금이다.

메이플스토리 운영진 측은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공정위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다만 심사 과정에서 소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도 함께 남겼다.

공정위에서 문제로 지적한 2010년~2016년은 전 세계적으로 '게임 확률 공개 의무가 없었던 시기'라는 주장이다. 또한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 업계 최초로 강화형 아이템의 확률을 자발적으로 공개한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넥슨은 지난 2021년 12월, 유저가 확률 정상 작동을 실시간으로 검증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를 도입했다.

지난 9일 진행된 라이브 방송 및 보상 안내문 / 사진 = 공식 유튜브 및 홈페이지 캡처
지난 9일 진행된 라이브 방송 및 보상 안내문 / 사진 = 공식 유튜브 및 홈페이지 캡처

이어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지난 9일 저녁 라이브 방송을 통해 '큐브' 판매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신뢰 회복에 나섰다. 추후 잠재 능력 재설정은 인게임 재화인 '메소'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남아있는 큐브를 계속 사용할 수는 있으나, 기존 큐브의 판매 및 생산처는 모두 사라진다.

또한 작업장, 매크로 이용자로 인한 메소의 과잉 공급을 막고자 플레이어가 매일 필드에서 획득할 수 있는 메소 총량 역시 레벨별로 제한될 예정이다.

넥슨은 이러한 변경 사항들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별도의 테스트 서버에서 구체적으로 선보이고 이용자 피드백을 받은 뒤, 늦어도 오는 2월 중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사과의 마음을 담아 보상도 진행한다.

강원기 총괄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는 과거 용사님들께서 주신 신뢰를 발판 삼아 한층 더 성숙해진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일로 용사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앞으로 신뢰를 회복하는 것에 전념을 다하고, 20년간 쌓아온 용사님들의 추억과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더 이상 부정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이어 김창섭 디렉터는 "앞으로 용사님들께서 주시는 의견들도 꼼꼼히 살피며 더 나은 방안을 찾아가겠다"라며 "'메이플스토리'를 믿고 즐기실 수 있도록 하는 것 하나에만 목표를 두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문화뉴스 / 김경은 기자 press@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