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구혜영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진=구혜영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몇 년 전까지 아동급식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음식점 위주로 되어 있어, 기초자치단체별이나 지역별로 카드사용처의 분포편차가 매우 큰 상황이었다. 특히 저소득층 결식아동들이 거주하는 지역에는 가맹점이 적어 상당 시간을 이동해서 식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배달앱을 통한 식사 주문이나 특정 카드사와의 제휴식당들이 자동으로 가맹점화 되면서 급식카드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게 되었고 낙인성 또한 줄어들게 되었다. 하지만, 배달을 통한 급식제공으로 정작 급식수혜자에 대한 추적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급식단가보다 더 비싼 음식들을 판매하는 가맹점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는 아예 먹지 못하거나 혹은 저렴한 음식만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상대적 박탈감에 더 많이 노출되게 되었다. 그리고, 주점과 같이 아동청소년들이 출입하기에 부적절한 곳까지 가맹점에 포함되어 있어 필터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이처럼 주변에서 실질적으로 편하게 그리고 아동급식카드의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들을 아동들이 검색해도 제대로 찾을 수 없게 되었고, 혹은 필터링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너무 많은 가맹점들이 급식카드 대상업체로 앱에 뜨게 되어 아동들이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을 갖게 되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이 부분이 지적되었다. 무한한 확장보다는 좋은 가맹점, 아동청소년들에게 적절한 급식카드 가맹점이 많아지는 것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 급식카드 사용에는 시간과 업종제한이 가능하게 되어 있다. 시간은 오전 6시-오후11시까지만 사용이 가능하고, 편의점이나 마트, 휴게음식점이나 일반음식점에서 가능하였다. 하지만, 특정카드사와의 제휴로 카드사의 가맹점 모두에서 급식카드 사용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주점이나 술을 위주로 파는 곳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등 문제를 갖게 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급식카드 자체에 청소년 출입금지업소를 필터링하는 시스템이 탑재되어야 하고, 가맹점업주의 세심한 배려가 더 중요하다. 단순히 매상을 올리는 당사자가 아니라 아동들의 성장발달까지 그래서 나의 아이들이라는 마음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아동들에게 유해한 주류나 음식은 판매해서는 안될 것이며, 조명을 좀 밝게해주고, 별도의 공간에서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도 중요하다. 

아동급식카드의 주된 목적은 밥굶는 아이들이 없게하자는 것에 있기 때문에 다른 복지카드과 목적 자체가 틀리다. 이 목적을 잘 달성하려면, 다음의 세 영역의 노력이 필요하다. 

첫번째는 정부에서는 행정편의주의에 몰입되면 안된다는 것이다. 급식대상에 대한 선정과 카드발급은 지자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결식아동의 76%만 이 급식카드 서비스를 받고 있다. 100%의 아동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신청주의’를 넘어, 학교나 지역아동센터 등과 연계해 저소득아동의 ‘발굴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급식카드는 먹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하기 때문에, 식사 뿐만 아니라 간식이나 과일, 우유, 야채 등과 같이 아동들의 선택권을 좀 더 넓혀 줄 필요가 있으며, 품목코드나 식당 판매내역코드 등을 통해 시스템 상에서 아동에게 판매해서는 안되는 품목 등을 걸러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정부에서는 카드사와의 계약에 있어 가맹점 관리를 업체유형별 관리 뿐만 아니라 판매제품 및 음식유형별 코드로 시스템화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카드를 이용하는 아동들에게 낙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키오스크의 활용을 확대하고, 배달앱 사용 시에는 본인 여부 확인을 강화해야 한다. 

두 번째는 급식카드 가맹점 업주의 나눔마인드가 필요하다. 급식카드를 이용하는 아동들은 우리의 손길과 관심이 너무나도 필요한 아이들이다. 밥을 먹으러 온 것이 아니라 사랑을 먹기 위해 온 것일 수 있다. 약간의 저렴한 가격, 더 양질의 음식을 제공해준다면 서로가 감동하고 감동받는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아동들에게도 도덕적인 복지마인드가 필요하다. 아동들은 급식카드 자체가 스티그마(낙인)일 수 있다. 하지만 아동들에게는 이 카드가 우리 사회가 주는 사랑이자 관심이라는 것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카드는 누군가 힘들게 벌어서 낸 세금으로 아동들에게 주어지는 것이라는, 그래서 감사의 마음으로 받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 음식을 감사히 먹고 성인이 되면 다시 힘든 아동을 위해 기부하고 후원하는 선순환구조의 복지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아동들의 잘못된 카드사용을 방지하고 복지도덕성 강화를 위한 교육 등의 노력도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구혜영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 광진구복지재단 이사장
(현)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복지자원봉사 자문위원장
(현) 정릉종합사회복지관 운영위원장 
(현)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저서
자원봉사론 2판(2018),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3판(2021)
사회복지실천기술론 3판(2021)
청소년복지론 2판(2020)
아동복지론(2018)
그래서, 그래도 말단이고 싶다(2021)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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