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루이스, Great피아니스트들에 견줄 영국계 피아니스트의 대표주자“

131일 저녁 730분 금호연세아트홀

국내에서 The Great Pianist Series를 기획해온 곳은 그동안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였다.

The Great Pianist Series를 통해 국내 무대를 빛낸 피아니스트들은 예프게닌 키신, 크리스티안 짐머만, 안드라스 쉬프, 랑랑,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에릭 루, 부흐빈더등 이루 열거할 수 없는 위대한 피아니스트들이 The Great Pianist Series의 국내 무대를 거쳐가며 빛냈다.

금호연세아트홀이 기획하고 있는 인터내셔널 마스터즈는 이런 The Great Pianist Series에 대항할 만한 유명 피아니스트들의 무대를 기획하고 있어 엘리소 비르살라제 같은 유명 피아니스트들의 무대들은 전례없는 큰 관심을 모아왔다. 이 인터내셔널 마스터즈에 최근 2-3년간 꾸준히 무대에 선 영국계 폴 루이스는 프레디 켐프나 스티븐 허프등의 영국출신 피아니스트들의 이름이 떠오르는 가운데 The Great Pianist Series를 통해 국내 무대를 빛내온 명 피아니스트들에 견줄만한 영국계 피아니스트중 대표 주자의 한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폴 루이스는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국내 클래식 무대에서 최근 가장 많이 연주한 외국계 피아니스트로 기록될 듯 해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의 귀중함을 일깨웠다. (사진 금호연세아트홀)
폴 루이스는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국내 클래식 무대에서 최근 가장 많이 연주한 외국계 피아니스트로 기록될 듯 해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의 귀중함을 일깨웠다. (사진 금호연세아트홀)

폴 루이스,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최근 가장 많이 연주한 외국계 피아니스트로 기록될 듯

폴 루이스는 유럽 주요 피아노 레퍼토리의 제일가는 해석자중 한명으로 손꼽히며 특히 그의 베토벤과 슈베르트 연주와 음반은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점이 영국계 피아니스트들중 이런 Great Pianist 반열에 견줄만한 피아니스트로 주목할 만한 배경으로 꼽는 이유다.

슈베르트는 미완성으로 그친 곡까지 포함한다면 총 22곡의 피아노 소나타를 남겼다. 그 중에서 몇몇 곡은 피아노 문헌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평가되고 있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가 외면 당한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는 아마도 그 어느 누구도 이 곡들을 유명하게 만드는데 진력하지 않은 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2022년부터 금호아트홀에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시리즈를 이어온 영국계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는 국내 클래식계 무대에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최근 가장 많이 연주한 외국계 피아니스트로 기록될 것이다.

슈베르트의 모든 소나타,즉흥곡,현악4중주등 모든 슈베르트의 작품은 마치 샘물이 흘러가는 정도로 모두 아름답다. 폴 루이스가 자신의 한국에서의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시리즈 마지막 무대 첫날인 지난 131일 수요일 저녁 금호연세아트홀에서 첫곡으로 연주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4번은 슈베르트의 후기소나타 D 959와 함께 슈베르트의 명곡 소나타라고 꼽힐 만큼 웅장한 곡이다. 초반부터 강한 타건이 인상적인 폴 루이스의 피아니즘에서 이런 명곡 소나타를 가늠해볼 수 있었는데 1악장 맨처음부터 웅장하게 시작하는 이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4번은 슈베르트의 우울함, 분노등을 여기에 표현한 것 같다.

폴 루이스의 두 번째 연주선곡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제 9번은 18255월경에 작곡되어 그 해 말경에 출판된 이 소나타는 그의 소나타 창작상의 하나의 전기를 이루는 것으로 베토벤의 대공 트리오로 유명한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되었다. 4악장으로 구성된 본격적인 소나타로 제2악장은 그의 모든 소나타 중 유일하게 변주 악장으로 되어 있다.

슈베르트는 아주 많은 피아노곡을 작곡했다. 하지만 그의 피아노 곡은 즉흥곡(Impromptus)악흥의 한때(Moments musicaux)를 제외하곤 잘 알려지지 않았었다. 60여 년 전에 러시아의 위대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던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v)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가 있는 줄도 몰랐노라고 토로한 적이 있을 정도였다.

슈베르트는 미완성으로 그친 곡까지 포함한다면, 22곡의 피아노 소나타를 남겼지만 그중에서 몇몇 곡은 피아노 문헌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평가되고 있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가 외면당한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대로 아마도 그 어느 누구도 이 곡들을 유명하게 만드는 데 진력하지 않은 점에서 찾을 수 있을 듯 한데 슈베르트 자신이 공공 연주회에 모습을 보인 적이 없으며, 그의 피아노 실력도 그 일련의 작품들을 효과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슈베르트의 마지막 소나타로서 매우 위대한 작품인 내림나장조 소나타(D.960, 1828), 그리고 바로 그 이전에 작곡된 가장조 소나타(D.959, 1828), 또는 재치있는 아이디어가 넘쳐흐르는 사장조 소나타(D.894, 1826)를 이제껏 발견하지 못한 음악애호가들은 뭔가를 태만히 했다는 질책에서 벗어날 수 없을 듯 하다.

슈베르트 피아노소나타 제18번의 메인 비중에 어울릴 연주!”

금호연세아트홀에서 있었던 폴 루이스의 올해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첫날 연주회의 마지막 메인연주곡은 피아노 소나타 제18환상곡이었는데 메인 곡의 비중에 어울릴 연주를 폴 루이스는 들려주었다.

슈베르트 소나타에는 베토벤(근대적 구축성)이나 모차르트(천상적 완결성)에서 볼 수 없는 흐트러짐 같은 것이 있다. 우리를 따스하게 맞아주고 득실을 따지지 않고 젖어들게 해 주지만 처음 듣는 입장에서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소나타에 비해 확 다가오지 않는 게 사실이다. 슈베르트의 소나타는 한마디로 모차르트나 베토벤에 비해 실체가 명확하게 잡히지 않고 뭔가를 잡으려고 들어보면 장황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느낌은 폴 루이스가 다음날 이곳 금호연세아트홀에서 마지막 연주회에 잡은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말기작 제19, 20, 21번을 한꺼번에 몰아서 들려주는데서 이런 특징이 더 명확히 다가왔던 것 같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들이 모차르트나 베토벤에 비교하면 형식논리가 부족하고 음악적 자료를 다루는 기술이 치밀하지 못해서 산만하다는 비난을 받는 등 가곡 등 다른 장르의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흑역사가 있다. 특히 슈베르트의 소나타는 베토벤의 소나타와 비교되는 경향도 강했고, 그래서 더욱더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슈베르트 소나타의 가장 중요한 매력은 베토벤처럼 단순한 주제를 다양하고 치밀하게 발전시키는 고도의 기법이나 탄탄한 논리적 형식미에 있지 않고, 감성적이고 독창적인 조성의 사용법에 있다고 판단된다. 실제로 슈베르트의 음악적 매력은 그의 마음에서 솟아오르는 선율 또는 악상을 그냥 계속해서 풀어놓는 데서 찾아지는데 이런 스타일을 슈베르트 식 작곡법이라고 해도 좋겠다.

슈베르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악상과 선율은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아름답고 완벽해 그걸 구태여 어렵게 발전시키거나 어떤 틀에 꿰맞출 이유가 없어 보인다. 폴 루이스가 이날 마지막으로 들려준 슈베르트 피아노 제18환상곡의 이 소나타가 그러했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작품은 피아니스틱 하거나 화려하지 않다고 많이들 지적한다. 그래서 생전의 슈베르트는 피아노 작곡가로 널리 인정받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피아노 음악은 음악 그 자체를 느끼게 해 주는 매력을 갖고 있다.

폴 루이스가 에프게닌 키신이나 랑랑처럼 국내 관객들을 확 끌어당기는 카리스마를 지닌 피아니슽로 여겨지지 않는 까닭은 슈베르트 연주에서 독특한 연주이미지를 쌓은 그의 이런 이미지 때문에 그런 배경이 연유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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