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4번째 희생자 발생…비용 절감·일정 단축 위한 무리한 작업강행 주장
노조측, “안전 자료 제공 거부…사고 원인 규명 방해”
“2월 12일 작업 시작 직후 문제 발생…일정·비용 절감 위해 강행”
노동부에 작업 중지·특별근로감독·안전보건진단 명령 요구

HD현대중공업 중대재해, 노조측 경영 책임자 엄중 처벌 요구 / 사진 = 울산소방본부 제공
HD현대중공업 중대재해, 노조측 경영 책임자 엄중 처벌 요구 / 사진 = 울산소방본부 제공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울산에서 발생한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사건에 대해 노동계가 경영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 등은 15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용 절감과 일정 단축을 위한 무리한 작업강행으로 474번째 희생자가 발생했다”며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를 엄중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설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12일 오후 6시50분경 울산조선소 해양공장에서 원유생산설비 철제 구조물을 이동하는 작업 중 60대 노동자 A씨가 숨지고, 50대 노동자 B씨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HD현대중공업 내에서 지난 22년 4월 이후 약 2년 만에 발생한 중대재해이며 현대중공업 창립 이후 474번째 중대재해다.

노조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대중공업이 중대재해 원인 규명을 위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안전작업계획서, 위험작업허가서, 표준작업지도서, 위험성 평가, 중량물 취급계획서, 도급계약서 등 기본 자료를 노동조합의 요청에도 현재까지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사고원인 관련해서도 외국기업이라 작업에 대해 잘 모른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사건에 대해서 노조 측은 "현대중공업이 스키딩 작업 전 무게를 측정하고 무게중심을 확인하는 웨잉작업 과정에서 로드셀이 튕겨 나가 모듈이 전도되어 약 200mm 틀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48개의 잭만 교체하고 추가적인 조치 없이 작업을 계속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웨잉작업을 다시 진행 시 적절한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잭 반력만으로 중량을 추정해 중량이 정확히 측정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으며 원래 중량물 취급에 적합한 장비 대신 비용 절감과 일정 지연을 막기 위해 스키딩작업에 사용하는 APS 잭을 사용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결과, 결국 "2월 12일에 작업 시작 직후 문제가 발생하여 여러 차례 중단됐음에도 작업을 강행, 결국 중대재해로 이어졌으며 무리하게 작업이 강행된 이유는 다음날 예정된 해상크레인 사용 등을 포함한 일정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었다"라고 밝혔다.

노조 측은 현재 현대중공업 측에 대표이사의 공개 사과,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자료 제공, 유족에 대한 적절한 보상, 안전 대비 메뉴얼 마련 및 신공법 도입 시 노동조합의 참여를 포함한 여러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조 측은 노동부가 현대중공업에 중대재해가 발생한 해양사업부에 대한 작업 중지, HD현대중공업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과 안전보건진단을 명령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현재 중대재해 사건 현장은 추가 붕괴 위험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어 사고원인조사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