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 정체 미스터리, 법정에서 풀릴까?...영국 그라피티 아티스트 소송에 세계가 주목

'얼굴없는 화가' 뱅크시, 정체 밝혀지나 / 뱅크시, Girl With Balloon, London, 2006 ⓒ 뱅크시 마틴불코리아
'얼굴없는 화가' 뱅크시, 정체 밝혀지나 / 뱅크시, Girl With Balloon, London, 2006 ⓒ 뱅크시 마틴불코리아

[문화뉴스 이지영 기자] 영국의 유명 그라피티 아티스트인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의 정체가 법정 소송을 통해 밝혀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9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술품 수집가 2명이 뱅크시의 작품 진위를 확인해달라는 요구를 뱅크시의 대행사 '페스트 컨트롤'이 거부하자, 계약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이 소송의 결과에 따라 뱅크시의 본명과 정체가 드러날 수 있다.

소송의 중심에는 '원숭이 여왕'이라는 작품이 있다. 이 판화 작품은 왕관과 목걸이를 착용한 원숭이가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연상케 하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150장 한정으로 인쇄됐다. 소송을 제기한 니키 카츠와 레이 하우스는 2020년에 잘 알려진 뱅크시 작품 수집가의 유품 중에서 이 작품을  3만 파운드(약 5천89만원)에 구매했지만, 작품의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가 없어 페스트 컨트롤에 검증을 요청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뱅크시 작품을 여럿 소유한 카츠는 2008년 뱅크시가 직접 설립한 페스트 컨트롤을 향해 "당신들이 작품을 갖고 있고 검사를 했다. 그건 (진품이) 맞느냐 아니면 틀리냐"라면서 "틀렸다고 하면 괜찮다. 우리가 산 쪽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맞는다면 정말 좋다. 그저 우리에게 (어느 쪽이든) 입증하는 데 필요한 서류를 달라"고 하소연했다.

뱅크시는 1990년대부터 활동해왔으나 그의 정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그와 관련된 추측은 다양하며, 영국의 유명 밴드인 '매시브 어택'의 멤버 로버트 델 나야, 역시 유명 밴드인 '고릴라즈'를 만든 유명 만화가 제이미 휼렛, 유명 TV 미술 프로그램 '아트 어택'의 진행자였던 닐 뷰캐넌 등 여러 인물이 후보로 거론되었다.

최근 뱅크시의 작품을 위조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정품 인증을 받기 위한 신청이 매달 최대 700건에 달한다고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처럼 신청이 폭증하며 일부 수집가는 몇 년 동안 정품 인증서를 기다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문화뉴스 / 이지영 기자 press@mhns.co.kr

[사진 = 뱅크시 마틴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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