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도합 60년의 '시카고' 내공이 느껴지는 날이었다.

30일 오후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 공연의 프레스 리허설이 열렸다.

뮤지컬 '시카고'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오래 공연되는 미국 뮤지컬로 1926년 시카고 쿡 카운티의 공판에서 영감을 받아 쓴 연극 '시카고 (원제: A Brave Little Woman)'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은 1920년대 격동기의 미국, 농염한 재즈 선율과 갱 문화가 발달하던 시카고의 어두운 뒷골목에 관능적 유혹과 살인이라는 대중적 테마를 결합해 1975년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재즈 댄서 벨마를 동경하는 록시가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마찬가지로 살인죄로 감옥에 수감된 벨마와 함께 변호사 빌리 플린, 기자 메리 선샤인, 간수 마마 모튼 등의 도움으로 무죄로 석방돼 유명 스타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작품은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돈과 대중, 언론의 속성으로 인해 21세기까지 계속해서 유효한 이야기를 담은 장수 공연으로 거듭났다.

또한 '시카고'는 올해 탄생 90주년, 타계 30주년을 맞은 유명 안무가 밥 포시의 대표작 중 하나로 그의 스타일이 한껏 녹아든 작품이다. 중절모와 손가락 튕기기, 섹시한 의상, 분위기와 함께 약간의 익살스러움이 담긴 그의 안무는 쇼뮤지컬을 대표하는 스타일 중 하나로 지금까지도 많은 작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프레스 리허설은 벨마 켈리 역의 테라 맥로드, 록시 하트 역의 다일리스 크로만, 빌리 플린 역의 브렌트 바렛, 마마 모튼 역의 로즈 라이언이 참여했다. 빌리 역의 브렌트 바렛을 제외한 배우들은 2015년 내한 공연에도 참여했던 배우들로 신시컴퍼니 측은 “2015년에 반응이 워낙 좋아 이번에도 그들과 함께하게 됐다”고 전했다.

벨마의 'All that jazz', 록시의 'Roxie', 빌리, 록시가 함께한 'We both reached for the gun', 마마의 솔로곡 'When you're good to mama'와 함께 극 종료 후 퇴장 음악인 빅밴드의 'Exit music'과 함께 벨마와 록시의 'Hot honey rag'까지 총 6곡을 연이어 선보인 가운데 신시컴퍼니 측에 따르면 “퇴장 음악이 워낙 좋고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본 공연 순서와 다르게 준비했다”며 퇴장 음악을 최초로 언론에 공개한 이유를 밝혔다.

 

한국에 다시 온 테라 맥로드는 2년만에 다시 찾은 한국을 "편안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첫 공연이 어땠는지 묻는 질문에 "다시 들리니까 지난 번에 느끼지 못한 마치 내 집 같은 편안함이 느껴져 너무 기쁘게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열광적이기로 유명한 한국 관객에 대한 코멘트도 빼놓지 않았다.

다일리스 크로만은 "관객들이 두 시간 반 동안 끊임없이 반응하고 호응해주셔서 너무 즐겁다"고 했으며 한국에 첫 방문이라는 브렌트 바렛 역시 "다른 배우들이 한국 관객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려줬다. 공연을 무척 존중하며 마지막엔 열광에 빠지는 모습을 기대하며 왔다"고 전했다.

 

이날 참석한 네 명의 배우는 모두 '시카고'의 장인이다. 19년 간 '시카고'를 공연한 로즈 라이언을 필두로 브렌트 바렛은 18년, 테라 맥로드는 14년, 다일리스 크로만 역시 9년동안 해왔다. '시카고' 내공 도합 60년을 자랑하는 이들은 많은 이들이 참석한 프레스 리허설에도 여유가 느껴졌으며 빼어난 공연을 선보였다.

로즈 라이언은 이처럼 시카고를 공연할 수 있는 이유로 "너무 오래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 역할에 제가 심어져 있는 것 같다. 역할에도 역시 제가 담겨진 기분이다. 공연할 때마다 새로운 사람과, 오래한 사람들과 작업하며 계속 다른 이미지가 생기는 것 같다. 이 공연을 사랑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공연에 대한 애정이 가장 큰 원동력임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는 질문에 다일리스 크로만은 "예전에 그런 말을 많이 들었다. '난 뮤지컬 보러 온 적 없었는데 시카고 너무 좋다. 또 보러 와야겠다.' 여러분도 그런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공연 보러 오셔서 함께 저희의 20주년 축하해주시면 좋겠다"고 답변을 마무리했다.

뮤지컬 '시카고'는 7월 23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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