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출중해진 '화랑'이 채우는 대학로

   
▲ 뮤지컬 '화랑' 출연 배우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문화뉴스] "화랑에 의한, 화랑을 위한, 화랑을 향한!"이라고 외치는 이들의 뮤지컬이 다시 찾아왔다.

대학로 창작뮤지컬의 한계를 넘어 1,500회 공연을 바라보는 작품 '화랑'이 30일 오후 브로드웨이 아트홀 3관에서 프레스콜을 진행했다. 공연은 화랑이 되기 위해 서라벌에 모인 꽃 같은 다섯사내의 갈등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우정을 다루고 있다. 2009년 초연을 시작으로 올해 7주년을 맞은 화랑은 지난 공연과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프레스콜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 제작사 MJ 컴퍼니의 최무열 대표, '기파랑'을 맡은 지인규, 김태민, 김슬기, '유오'를 맡은 박정훈, 박형준, 안병우, '문노'를 연기한 최욱로, 임창빈, '무관랑' 역의 박준현, 김영우, 백중훈, '사다함'을 연기한 임기평, 백승렬의 이야기를 통해 확인한다. '문노' 역의 유현석과 '사다함' 역의 신윤철 개인사정상 불참했다.

   
▲ '스타팀' 배우들이 프레스콜에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1,500회를 맞은 '화랑' 제작진의 소감이 어떠한가?

ㄴ 최무열 대표(이하 최무열) : 1,500회에 오기까지 많은 배우의 노력과 관객들의 사랑이 있었다. 창작뮤지컬을 시작하면서 만든게 '마리아 마리아'였는데 너무 슬픈 작품이어서 신나고 재밌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고 어느 순간부터 청소년을 다루는 작품이 사라진 대학로에서 젊은이들의 긍정적인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젊고 즐거운 이야기를 만들고자 당시 한국예술종합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젊은 이오진 작가한테 대본을 맡겼고 그 결과 뮤지컬 '화랑'이 탄생했다.

초연부터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

ㄴ 최무열 : 처음 뮤지컬을 시작하며 몸담았던 '학전'에서부터 롱런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한 시즌 올리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작품을 만들면 십 년, 이십 년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자식처럼 작품을 키워나가고 싶었다. 그리고 많은 관객분이 작품을 사랑해 주신 덕분에 롱런 할 수 있었다.

이번 시즌에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ㄴ 최무열 : 이번 시즌에서는 지난 시즌보다 갈등상황을 증폭시켰고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특징을 강조하였다. 과거에는 배우 5명 모두의 실력이 출중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는데 이번에는 6개월간 춤, 연기, 노래 모두 끊임 없이 노력하여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출중함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하나만 잘해서는 할 수 없다 그 때문에 배우들이 작품 하나 잘 못 만나 6개월간 고생했다. (웃음)

지난 2월 막을 내린 이전 공연엔 '기파랑' 역할을 하다 이번엔 '유오' 역할을 맡게 되었는데 캐릭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ㄴ 박형준 : '기파랑'은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만 행동하는 다소 답답하게 느낄 수 있는 인물이다. 반면에 지금 맡은 '유오'는 자유분방한 성격이기 때문에 연기를 할 때에도 그점에서 차이가 있다. '기파랑'과 '유오' 모두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는 것이 공통점인데 기파랑은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갈망과 어머니를 지켜내고 싶어 한다는 인물이고 유오는 어머니를 뿌리치고 나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박형준이 '유오'를 연기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최무열 : '화랑'에서는 한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 임기평 배우는 '기파랑', '문노' 역할을 거쳐 현재는 '사다함' 역할을 맡고 있다. 김태민 배우 또한 '기파랑', '유오' 역할을 맡았다가 다시 '기파랑' 역할을 맡고 있다. 이처럼 화랑에는 장수생이 많은데, 현재 4개의 배역을 소화한 배우가 최고 기록으로 앞으로 극을 계속 진행하면서 모든 배역을 달성하는 배우가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장 오래 작품을 맡은 두 배우가 '화랑'의 매력을 소개한다면?

ㄴ 임기평 : 가볍게 볼 수 있는 작품이지만 현실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많은 사람이 육체적이건, 정신적이건 작은 상처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우리가 그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유해 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김태민 : '화랑' 속에 등장하는 노래인 넘버가 좋은 반응을 이끄는 것 같다. 뮤지컬 차트가 생긴다면 넘버가 들어갈 만큼 주변 평이 좋다. 또한, 남자 다섯명의 성장이야기라는 점에서 많은 분이 군대를 떠올리며 봐주신다. 이런 점이 '화랑'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작품에서 소품 활용도가 낮다. 무대에 아무 것도 넣지 않은 이유가 있는가?

ㄴ 최무열 : '화랑'은 무술이 나오는 작품이기에 무대를 비워두었다. 더불어 배우의 연기와 노래로 무대를 채울 수 있을거라 기대한 점도 이유이다. 주인공들이 연습을 하는 장소가 되기도, 쉬는 장소가 되기도 하면서 자유롭게 변하는 소극장 무대가 중대형극장보다 어쿠스틱 하다는 장점을 살리고 싶었다.

   
▲ 최무열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다소 고난도 작품인 '화랑'을 통해 데뷔한 배우들의 소감이 어떠한가?

ㄴ 백승렬 : 오랜시간 동안 작품을 연습하여 10월부터 공연에 들어갔는데 남자 5명이 등장하는 작품이기에 군대처럼 동기애와 슬픔,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 접해 보는 춤, 연기, 노래를 연습하면서 버틸수 있었던 것은 열정 덕분이었다. 화랑이 저의 첫 작품인것에 감사하고 앞으로의 연기인생에서도 늘 '화랑'에 감사할 것이다.

화랑을 중대형 극장으로 키우고 싶었다면 스타급 배우, 아이돌을 출연시킬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ㄴ 최무열 : 현실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창작뮤지컬계의 환경이 많이 변화하여 소극장이 중대형극장으로 가기가 많이 어려워졌다. 극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10배의 제작비가 더 들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의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더 많은 신인배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학전에서 시작해 좋은 배우가 된 황정민, 설경구, 조승우처럼 가능성이 있는 배우를 뽑아 앞으로 연극, 영화, 드라마계에서 빛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화랑'이 하고자 했다. 더불어 스타급 배우와 아이돌은 엄청난 양의 훈련량과 작품 준비기간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글] 문화뉴스 엄희주 기자 higmlwn@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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