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경화 인터뷰 (영상)

 
[글] 문화뉴스 아띠에터 김미혜 mihye0330@mhns.co.kr 보기와는 다른 엉뚱하고 발랄한 매력의 소유자. '세상에 밝은 빛을 비추리라'라는 사명감으로 모든 이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방송인.

[문화뉴스] 생계형 코미디 '오백에 삼십'. 사랑과 정성으로 꾹꾹 눌러 담은 쌀밥 한 공기를 먹고 나온 기분이다.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 맛있는 떡볶이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연극 오백에 삼십은 직접 만든 떡볶이를 건네주며 시작한다. 다른 어떤 공연보다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시작할 수 있는 이유다.

오백에 삼십짜리 월세에서 사는 이웃 주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재미있게 풀어낸 연극이다.

1층부터 옥탑까지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이 개성 있는 인물들로 똘똘 뭉친 오백의 삼십. 이들을 보고 있으면 돈이 없어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빌라 앞에서 떡볶이 장사를 하는 '허덕'과 '흐엉' 부부. 흐엉의 말을 빌리자면 동네 거지들을 다 먹여 살리는 척해도 매우 착한 허덕과 베트남에서 온 조금은 억척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똑똑하고 야무진 흐엉의 캐미는 그 어떤 드라마 남녀 주인공에도 뒤지지 않았다.

   
 

한국말이 서툰 흐엉에게 한국의 욕 문화를 알려주는 202호 미스 조. 사실 이 미스 조의 연기에 나도 눈물을 흘릴 뻔했다. 사는 게 왜 이렇게 고달프고 힘든 걸까. 서럽게 우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왠지 마음이 짠해지면서 눈물이 고였다.

삶이 고달픈 건 202호 미스 조뿐만이 아니었다. 늘 떡볶이집 앞에서 고시공부랍시고 다 떨어져 가는 책 한 권을 들고 공짜 떡볶이를 먹는 배변 역시 평탄한 삶은 아니다. 누군지 모르는 옥탑에 사는 사람과 굽은 허리를 하고 늘 폐지를 주우며 껌을 팔고 다니는 지하 입주자 할머니까지.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오백에 삼십. 이들의 삶이 마치 가시밭길 같다 해도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이들과 다른 삶을 사는 인물은 단 한 명! 바로 건물주인 아주머니. 입주자들에게 큰소리치며 월세를 받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며 부러움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돈이 많아 건물이 있지만, 그 마음은 늘 분주하고 짜증스럽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 돈이 행복을 결정짓는 요소가 아님은 분명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살아가던 사람들이 눈앞에 보이는 것에 집착하게 되었을 때 그들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돈이 없어도 행복하고 서로를 사랑하며 함께 살아가던 돼지빌라 입주민들은 자신이 범인으로 몰리게 되자 서로를 의심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 한다.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랐을 때 이들의 모습은 놀라울 만큼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람이 이렇게도 변할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 무서워졌다. 생계형 코미디가 막판 쓰릴러물로 바뀌기 직전! 극 중 국면을 진정시킨 '흐엉'역의 남경화 배우에게 물어봤다.

   
 

오백에 삼십은 어떤 연극인가요?
ㄴ 경제적으로 좀 힘들지만 아웅다웅하면서 살던 동네 사람들이 한 사건으로 인해서 갈등을 빚게 되고 화해하는 그런 내용입니다.

'흐엉'은 어떤 인물인가요?
ㄴ 베트남 여자예요. 원래 이름은 '흐엉마이'에요. 한국에 왔다가 남편 '허덕'을 만나서 월세 오백에 삼십에 살면서 떡볶이를 파는 아줌마에요. 남편이 너무 수더분하고 착하여서 당하는 입장을 많이 봐서 좀 어떻게 보면 억척스럽지만 똑똑하고 말을 빨리 습득하는 그런 여자인데, 사건의 갈등이 생겼을 때 중요한 말을 짚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백에 삼십'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ㄴ 생계형 코미디가 주 이긴 한데 그 안에 로맨스도 있고, 드라마도 있고, 서스팬스라는 장르가 들어갑니다. 그래서 끝나기 전까지 어떻게 해결될지 몰라서 궁금증을 유발하고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볼 수 있는 연극이라 생각하고, 공연 안에 주옥같은 대사들 공감 가는 대사들이 많아요, 들으시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글] 아띠에터 김미혜 mihye0330@mhns.co.kr

[영상]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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