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목) 오후 7시 40분 KBS1TV 방송
[문화뉴스 정혜민 기자] 세월과 함께 곰삭은 울 엄마의 묵은지. 13일(목) KBS1TV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오묘하고 융숭 깊은 한국의 맛, 묵은지를 찾아 떠난다.
■ 엄마의 주름처럼 세월과 함께 곰삭은 묵은지

경남 거창군 월천마을에는 4대가 한마을에 사는 정순점 씨(86) 댁이 있다. 이 댁에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한 지붕 아래 살면서 손맛을 이어 가고 있다. 시어머니 솜씨는 인근에서도 소문이 자자해서 매년 가을이면, 무짠지를 여러 독 담고 김장도 이집 저집 줄 것 챙기느라 삼일을 꼬박 연례행사 치르듯 한다. 이 댁에 가면 1년 내내 묵은지가 터주대감 역할을 한다. 묵은지의 다양한 변주도 이 댁에서는 얼마든지 맛볼 수 있다.
■ 그리운 친정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은 딸의 밥상

전남 순천 오산마을에는 어머니가 사시던 오래된 옛집을 지키는 조유순(63) 씨가 있다. 조유순 씨의 친정어머니의 음식 솜씨는 마을 사람들이 다 알아줄 정도로 소문이 자자했다. 어렸을 때부터 솜씨 좋은 친정어머니의 수십여 가지의 김치를 맛본 덕분에, 지금도 조유순 씨의 손길을 거치면 상추 꽃대도 김치가 되고, 가지도 그럴듯한 김치로 재탄생을 한다. 그녀에게 김치라는 커다란 선물을 준 친정어머니의 추억과 함께 김치 나들이를 떠난다.
■ 김해 허씨 집안의 내림음식과 묵은지의 놀라운 변신

김해 허씨 집성촌으로 유명한 승산마을에는 허씨 며느리들 사이에 대대로 내려오는 비서(秘書)가 하나 있다. 집안 음식인 일명 ‘묵동댁 음식’이 잊혀가는 것이 안타까워 후손에게 선대의 음식문화를 알려주기 위해 만든 요리책이 그것이다. 김해 허씨 승산마을로 시집을 와서 이 댁 내림 음식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이정령(69)여사를 만나서, 경상도 지방의 전통음식의 원형을 맛본다.
■ 젓갈로 담근 시원한 김치를 맛보러 설도항으로 향하다

설도항은 우리나라 젓갈의 30% 이상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젓갈 시장이다. 이 곳에서 3대째 젓갈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청숙(55)씨를 만날 수 있었다. 이청숙씨의 아들 윤인창(27)씨와 며느리 문비안(26)씨는 젓갈 담그는 법부터 김치 담그는 법까지. 어머니의 손을 이어 받는데 한창이다. 이청숙씨 댁에서는 직접 담근 젓갈로 배추김치, 묵은지찜, 풋고추젓까지. 그야말로 자식 사랑이 듬뿍 담긴 한 상을 맛볼 수 있다.
■ 나를 살린 울 엄마의 묵은지 주먹밥

전남 담양 창평 삼지내마을은 2007년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마을이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기다림이라는 말 그대로 이 마을에는 아직도 옛 풍경과 옛사람의 흔적이 곳곳에 살아있다. 이 마을로 시집을 와서 40여 년째 살고 있다는 최금옥 씨(66)도 며느리와 함께 옛 방식 그대로 살아간다. 어린 시절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는 최금옥 씨는 손이 많이 가는 밥상이야말로 최고의 밥상이라 여긴다. 그중에는 친정어머니의 손맛으로 기억되는 ‘묵은지주먹밥’도 있다. 담양에서 최금옥 씨의 친정어머니와의 묵은 추억이 담긴 한 상을 맛본다.
[사진=KBS1TV '한국인의 밥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