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비난”? 구례군의회 양준식 의원, 시대착오적 권위의식 노출
조직개편안 부결 후 공무원노조 반발에 “무례한 비난” 운운한 구례군의원 발언, 시대 흐름과 동떨어진 ‘권위의식적 언사’ 논란

 

(문화뉴스 이동구 기자) 구례군의회가 조직개편안을 부결한 데 대한 공무원노조의 비판에, 한 의원이 공식 회의석상에서 “무례한 비난”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은 시대착오적 권위의식에 다름 아니다. 지방의회는 견제받아야 할 권력이며, 비판은 무례가 아닌 민주주의의 정당한 작동방식이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구례군의회 본회의장에서 터져 나온 “무례한 비난”, “과도한 공격”이라는 말. 듣는 순간 눈을 의심했다. 

이게 21세기 지방자치시대,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공론의 장에서 나온 표현이 맞는가? 양준식 구례군의원의 5분 발언은 의회와 집행부 간의 건전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논리를 강조했지만, 정작 본인의 언어는 권위주의적이며 시대착오적인 어법으로 점철됐다. 구례군 공무원노조는 조직개편안 부결로 인한 승진기회 박탈 등 실질적 피해를 호소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는 군민의 대표자인 의회를 향한 엄정한 감시와 의문제기의 일환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무례한 비난’이라 규정하는 순간, 의회는 스스로 비판 불가의 성역이 되고 만다. 군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행정에 대해 누구보다 먼저, 가장 가까이에서 문제를 제기해야 할 공직자조차 비판의 목소리를 냈을 때, 의원은 그 의견을 경청하고 대화로 풀어가야 한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듣기 싫은 말엔 방어적으로 반응하며, ‘견제’라는 이름 뒤에 ‘권위’를 숨기려는 고루한 태도를 보여줬다. 의회의 존재이유는 감시와 견제에 있다. 그러나 감시받는 대상이 되기를 거부하는 순간, 의회는 권력 그 자체로 타락하기 시작한다. 

‘무례하다’는 말이 무서운 건, 비판을 억누르기 위한 고전적 프레임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조선시대가 아니다. ‘감히 누가’가 아니라 ‘당연히 누가든’ 말할 수 있는 시대다. 의회를 향한 정당한 반론을 “무례한 비난”이라 폄하하는 태도야말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이다. 민주주의는 비판 위에 꽃피고, 의회는 감시를 먹고 자란다. 부디 구례군의회가 그 기본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문화뉴스 / 이동구 기자 pcs819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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