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미래 걸린 엑스포장, 공동 거버넌스가 답이다...박람회장 살린 항만공사,광양시는 아직도 뒷짐인가?

여수엑스포장 숨통 트인 이유…박성현 전 사장의 외로운 싸움
여수엑스포장 숨통 트인 이유…박성현 전 사장의 외로운 싸움

(문화뉴스 이동구 기자)2012년 화려하게 막을 올린 여수세계박람회가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남은 것은 세계적인 찬사보다는 3,658억 원의 ‘정부선투자금’이라는 무거운 짐이었다.

박람회가 끝난 뒤 사후 활용 방안은 지지부진했고, 관리 주체마저 정하지 못한 채 방치되던 엑스포장은 결국 여수시가 고스란히 떠안을 위기에 처했다. 그러자 여수지역 정치권이 나섰고, 2023년 5월 여수광양항만공사(YGPA)가 정부의 압박 속에 ‘울며 겨자 먹기’로 엑스포장을 인수하게 된다.

문제는 그 시점부터다. 항만공사는 이미 자체 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3,658억 원을 ‘일시상환’하라는 정부의 요구까지 받게 되자, 현실적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재정적 부담에 직면했다. 항만공사의 재정 건전성을 걱정하는 지역사회의 우려는 당연했다. 이른바 ‘채권 발행’이라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이자 비용마저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에서 이는 사실상 자포자기나 다름없는 해법이었다.

이 위기에서 고군분투한 인물이 바로 박성현 당시 YGPA 사장이었다. 그는 2024년 한 해 동안 광양과 서울을 오가며 국회,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공사의 입장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말 그대로 ‘신발이 닳도록’ 뛰어다닌 결과, 정권 교체 이후 상황은 반전을 맞았다.

이재명 정부 들어 기획재정부 실무부서가 YGPA의 사정을 이해하고 제도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고, 마침내 2025년 7월 24일, 정부는 공식적으로 ‘10년 분할상환’으로 정책을 변경한다.

이 같은 성과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발로 뛴 박성현 전 사장의 노력 덕분이다. 엑스포장이 재도약할 수 있는 숨통을 튼 이 결정은 지역경제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엑스포장을 진정으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여수시만의 노력이 아닌, 인접한 광양시와 항만공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하다. 불과 30분 거리에 위치한 광양시는 광양항이라는 국가 핵심 물류 거점을 품고 있으면서도 엑스포장 관련 행사와 계획에 지금껏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실제로 2023년 항만공사가 주최한 엑스포장 활성화 관련 행사에서도 광양시는 공식 불참하며 지역사회의 실망을 샀다.

문제는 단순한 불참이 아니다. 왜 광양시는 여수엑스포장이 지역 미래와 관광, 산업, 해양문화가 융합된 공동 발전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외면하고 있는가. 일각에서는 현 집행부 수장이 가진 정치적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정책은 이념이 아닌 실용과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광양시는 더 이상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여수시가 홀로 감당해 온 짐을 나누고, 항만공사와 협력하여 엑스포장을 남해안권 공동사업의 중심지로 키워야 한다. 여수엑스포장에 숟가락 하나 얹기만 해도 지역경제와 관광, 국제교류의 기회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상황에서 ‘외면’은 곧 ‘기회 상실’이다.

지금이 바로, 여수광양의 미래를 위한 ‘공동의 시간’을 열어야 할 때다. 여수광양항만공사가 만들고 박성현 전 사장이 지켜낸 이 기회를, 이제는 광양시가 함께 키워야 한다.

사진=여수광양항만공사.이동구 기자

문화뉴스 / 이동구 기자 pcs81914@naver.com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