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의사들에게 통보할 것…미국아동 자폐 비율 급증“
(문화뉴스 이기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부가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태아의 자폐증 유발과 연관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2000년대 들어 급증한 자폐증과 타이레놀 복용 간의 상관관계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 것은 처음으로, 타이레놀은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해열진통제여서 의료계의 만만찮은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타이레놀이라고 잘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을 임신부가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 자리에는 ‘백신 불신론자’로 늘리 알려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연방 보건 관료들이 배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식품의약국(FDA)이 이러한 내용을 의사들에게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FDA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을 제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할 것”이라고 했다.
‘타이레놀’의 주성분은 해열 작용을 하는 아세트아미노펜이다. 이부프로펜 등과 같은 성분과 달리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산부에게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져 약 복용에 민감한 임산부에게도 사용돼 왔다.
백악관은 이날 8세까지 자폐를 앓는 미국 아동 비율이 “2000년에는 150명 중 1명이었지만, 2022년에는 31명 중 1명까지 급증했다”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캘리포니아주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12명 중 1명이 자폐를 앓는다”라며 “이는 자폐 급증에 어떤 인위적인 요인이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신 중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건 태아의 자폐 발병 위험을 매우 높일 수 있어 좋지 않다”며 “고열을 견딜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복용해야겠지만 아주 적게만 복용해야 한다. 솔직히 말하면 임신 기간 내내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대신 자폐 증상 치료를 위해 엽산 결핍 치료제인 ‘류코보린’을 제안했는데, 당국은 이날 행사에 앞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제조한 관련 약물을 승인한다고 관보를 통해 공표했다.
이에 대해 타이레놀 제조사 켄뷰는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 간의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신뢰성 높은 증거가 없음을 확인했다”라며 자폐 연관성을 부인했다.
문화뉴스 / 이기철 기자 leekic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