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개척이 국가 3대 전략으로 부상한 배경(수에즈 리스크, 운송 효율). 광양항이 이 시대의 숨겨진 핵심 카드임을 제시하며 문제 제기.
(문화뉴스 이동구 기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북극항로 개척을 이재명 정부의 3대 핵심 해양수산 전략으로 강력히 추진하면서, 이 거대한 국가 전략이 여수·광양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결정적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광양항은 비컨테이너 화물 특화라는 독자적인 강점을 바탕으로, 부산항과 상호 보완적인 '신 양항 체제'의 한 축으로서 동북아 에너지·자원 물류 허브로의 변신을 준비 중이다.
北極 항로 개척, 한국 경제 성장의 '대안'
북극항로(Northern Sea Route)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빙 현상에 따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해상 실크로드로 주목받고 있다. 그 필요성은 단순한 항로 단축을 넘어선다.
압도적 물류 효율성: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아시아-유럽 항로 거리가 기존 수에즈 운하 경유 항로 대비 최대 40% 단축되고, 운송 시간은 10일 이상 줄어든다. 이는 연료비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가져오며, 고부가가치 화물 운송의 매력을 높인다.
공급망 안정성 확보: 수에즈 운하의 병목 현상이나 홍해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는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을 키웠다. 북극항로는 이러한 남방 항로의 대체재로서 국가 해상 수송력 확충과 안정적 에너지 수급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가치를 갖는다.
전 장관은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 쇄빙성능 선박 신조 지원, 북극 화물별 거점항만 개발, 쇄빙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조선 핵심기술 개발을 정책의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해수부는 장관 직속 '북극항로 TF'를 운영 중이며,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북극항로 종합지원센터'를 신설하여 정책 실행력과 지원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광양항 경쟁력 심화, 북극 자원의 최적화 거점
정부가 추진하는 북극항로 시대의 물류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원유, LNG, 철광석 등 벌크(Bulk) 화물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점에서 광양항은 부산항과의 차별화된 전략적 우위를 점한다.
벌크 화물 특화와 연계성: 광양항은 컨테이너 중심의 부산항과 달리, 원유, 석유화학, 철강 등 비컨테이너 화물 처리에 특화되어 있다. 북극항로 운항 선박의 대부분이 벌크선인 점을 고려할 때, 광양항은 북극 자원의 기점, 종점, 환적항 기능을 수행하는 데 최적화된 조건을 갖췄다.
확보된 컨테이너 물류 역량: 광양항은 이미 컨테이너 분야에서도 괄목할 성장을 이루어냈다. 특히 박성현 전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 재임 기간(2021~2024년) 동안 광양항은 컨테이너 물동량 200만 TEU를 달성하는 등 항만 운영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이와 같은 성공적인 운영 경험과 높아진 항만 위상은 북극항로 시대의 복합 물류 거점 역할을 수행할 탄탄한 기반이 된다.
이에 따라 광양항은 부산항이 컨테이너 허브를 담당하는 동안, 에너지·자원 가공 및 재분배 복합 에너지 중심 항만으로서 상호 보완적인 '신 양항 체제'를 구축할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광양시, 전·후방 산업 성장의 '골든 트라이앵글'
북극항로의 개설은 단순히 물류 산업을 넘어 광양시의 전·후방 제조 및 에너지 산업 전체에 막대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골든 트라이앵글'을 형성할 전망이다.
후방 산업 강화: 광양항 배후에는 광양제철소와 여수 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해 있다. 북극 자원(철광석, 원유 등)을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게 되면, 이들 철강 및 석유화학 산업의 원가 경쟁력과 국제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에너지 신산업 거점화: 북극에서 수송되는 LNG 등의 자원을 바탕으로 그린 연료 공급 기지로서의 기능을 고도화해야 한다. LNG 벙커링 거점 수역 지정 및 LNG 인프라 확충을 통해 수소, 암모니아 등 미래형 청정 에너지 산업 클러스터 육성의 핵심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고용 및 지역 활력 증대: 항만 물동량 증가, 신규 에너지 산업 유치, 극지 운항 선박 관련 조선 및 수리 산업과의 연계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직결된다. 이는 광양시의 인구 유입 및 지역 경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결정적인 동력이 될 것이다.
북극항로 시대 선점을 위한 과제
광양항이 북극항로의 핵심 거점으로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다.
항만 인프라 확충: 대형 북극 운항 선박의 원활한 입출항을 위해 항로 수심을 17~18m 이상으로 추가 준설하고, 항로 폭을 확장하는 등 항만 시설 고도화가 시급하다.
정책 지원 기능 강화: 북극항로 운항 연구 개발, 운항 지원, 동향 정보 제공 등을 위한 동북아 북극항로 지원센터 등 연구 및 지원 기능의 구축이 필요하다.
광양항은 이미 박성현 전 사장 재임 기간의 성과로 보여준 것처럼, 충분한 잠재력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모아 선제적인 인프라 투자를 단행한다면, 광양항은 북극항로 시대에 대한민국을 해양 강국으로 이끌 '남해안의 결정적인 열쇠'가 될 것이다.
※ 본 기사의 정책 방향과 비전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의 공식 정책 발표 및 기자간담회 내용을 토대로 분석 및 재구성했습니다.
문화뉴스 / 이동구 기자 pcs8191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