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일 만의 재판 출석, 하얗게 센 머리
왼쪽 가슴에 ‘3617’…첫재판 과정 중계
尹측 "광풍 지나도 역사에 남아" 혐의 부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문화뉴스 이기철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26일 열린 윤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한 모습이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백대현)는 이날 오전 10시 15분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 사건의 1차 공판과 보석 심문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과 보석 심문에 모두 출석했다. 지난 7월 3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 이후 85일 만에 재판에 나온 것이다.

앞서 재판부의 허가에 따라 이날 공판은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이 중계된다. 이날 공판은 개인정보 비식별화 과정 등을 거쳐 인터넷에 영상이 공개된다. 그러나 보석 심문은 재판부가 중계를 불허했다.

윤 전 대통령이 탑승한 호송차량은 이날 오전 8시 35분쯤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오전 9시 40분쯤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 도착했다. 윤 전 대통령은 법원 내 구치감에서 대기하다 법정에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남색 정장 차림에 넥타이는 착용하지 않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하얗게 센 머리를 짧게 잘랐으며 얼굴은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왼쪽 가슴에는 수용번호 ‘3617’이 적힌 명찰을 착용했다.

윤 전 대통령은 먼저 재판부를 향해 허리를 굽혀 꾸벅 인사한 뒤 앞서 들어와있던 자신의 변호인들에게 다가가서 손짓으로 인사를 했다. 이후 피고인석에 앉아 방청석 방향을 잠시 쳐다보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국민참여재판을 원치 않느냐”라는 재판부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윤 전 대통령 측 김홍일 변호사는 “민주공화국의 요체는 삼권분립과 법치주의이고, 법치주의는 인치와 정치 위에 법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오늘의 광풍이 지난 후에도 오래 한국 역사에 남을 것이다. 사법부가 오직 법리와 증거에 따라 현명하게 재판을 진행해달라”라고 밝혔다. 이어 김계리 변호사는 “피고인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비상상황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라며 “이 사건의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했다.

내란 특별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의결권을 침해한 혐의, 계엄선포문을 사후 작성·폐기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문화뉴스 / 이기철 기자 leekic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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