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백현석 기자) 부산 초량에 위치한 낭만시간연구소에서 공모 작가 김은지의 개인전 〈눈을 감은 자리〉를 10월 11일부터 10월 26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0월 15일 ‘흰지팡이의 날’을 맞아 시각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시각예술을 단순히 ‘보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촉각·청각·기억·언어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예술적 경험을 제안한다.
이번 전시는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전시를 관람한 뒤 각자가 경험한 감각을 언어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참여자들의 기록은 회화, 점자, 사운드, 설치 작업으로 확장됐으며, 작가는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예술의 가능성을 탐구했다.
![[전시] 낭만시간연구, 김은지 개인전 '눈을 감은 자리' 개최](https://cdn.mhns.co.kr/news/photo/202510/727069_848873_3426.jpg)
김은지 작가는 지난 9월 13일 부산 도모헌에서 시각예술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이번 프로젝트의 문제의식을 미리 제시했다. 퍼포먼스는 감각의 전이를 직접적으로 체험하게 하는 자리였으며, 개인전의 예고편 역할을 했다.
전시는 세 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공간은 시각장애인의 언어와 감각 경험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을, 두 번째 공간은 점자와 시각장애인이 작가와 함께 그린 그림을 통해 감각의 번역을 시도한다. 마지막 공간에서는 전시명과 동일한 김은지 작가의 개인 작업 〈눈을 감은 자리〉가 공개된다. 작가는 이를 통해 타인의 감각을 경유해 도달한 사유와 회화적 실험을 제시한다.
전시는 예술적 시도를 넘어 사회적 환원도 병행한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수익금이 발생할 경우 그 일부를 부산시각장애인연합회에 후원할 예정이다. 이는 시각장애인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지역 사회와의 연결을 강화하기 위한 실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관객들이 소리만을 듣고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이는 시각을 차단한 채 청각과 상상력을 통해 작품을 경험하도록 기획된 것으로, 전시 주제인 ‘감각의 전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문화뉴스 / 백현석 기자 bc703@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