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부산울산지부 이광연 본부장이 지난 6일 환자 임모(오른쪽)씨에게 수술비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부산울산지부 이광연 본부장이 지난 6일 환자 임모(오른쪽)씨에게 수술비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문화뉴스 이기철 기자) 간이식 수술을 앞둔 임모(45)씨가 이혼한 전 부인으로부터 간 기증과 함께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로부터 수술비 지원을 받는다.

11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유재수)에 따르면 임씨는 군 제대 직후인 20대 초반 간경화 진단을 받고 20년 넘게 투병해 왔다. 장기 투병으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웠지만, 곁을 지켜준 이와 가정을 이루고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 꾸준한 치료로 병세를 이겨내려 애썼으나 지난 6월 결국 간암 판정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임씨의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뇌병변을 앓던 부친을 10여 년간 돌본 모친은 치료비를 마련하다 1억원이 넘는 빚을 떠안았다. 전 부인 역시 생계를 책임지며 두 자녀를 키우고 임씨를 병간호했으나 반복되는 생활고와 심리적 부담 끝에 최근 이혼이라는 아픔의 선택을 했다.

그런데 간 이식이 불가피해진 남편을 위해 뜻밖에도 나선 이는 전 부인이었다. 그는 검사 끝에 간 기증을 결심했지만, 3000만원에 이르는 수술비 마련이 막막했다. 이 소식을 접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6일 수술비 가운데 7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지원금은 충신교회가 장기기증운동본부에 전한 기부금으로 마련됐다.

임씨는 “나 한 사람 때문에 두 가정이 무너지는 것 같아 절망했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며 “후원자분들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갈 희망을 얻었다. 건강을 회복해 받은 사랑을 반드시 사회에 돌려드리겠다”고 전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2024년부터 경제적 취약계층을 위한 장기·각막이식 수술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장기이식 환자에게 최대 1000만원, 각막이식 환자에게 최대 300만원을 지원하며, 후원자들의 정성으로 모인 후원금이 절박한 환자들에게 생명의 빛이 되고 있다.

문화뉴스 / 이기철 기자 thecenp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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