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곡제1구역에 11개동 아파트 들어선다
이승로 구청장 “역사와 정체성 세우는 계기”

지난 9월 속칭 '미아리 텍사스'에 대한 법원의 명도집행에 대해 철거용역 인력과 철거민들이 대치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9월 속칭 '미아리 텍사스'에 대한 법원의 명도집행에 대해 철거용역 인력과 철거민들이 대치하는 모습. 연합뉴스

(문화뉴스 이기철 기자) 서울의 마지막 남은 성매매 업소 집결지인 ‘미아리 텍사스’ 철거가 본격화됐다.

성북구가 24일 민선 8기 최대 공약이자 지역 숙원이었던 미아리 텍사스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아리 텍스사가 있는 신월곡제1구역은 성북구 관문이자 서울 북부 교통 요충지로, 구는 미아뉴타운 완성을 위해 사업 추진이 시급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신월곡제1구역은 미아리 텍사스가 있어 범죄 온상이라는 부정적인 지적이 잇따랐고, 주거 환경 역시 열악했다. 이에 따라 도시 정비와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신월곡제1구역은 하월곡동 88-142번지 일대 5만 6024㎡로, 조합원 414명이 참여하는 도시정비형 주택재개발 사업구역이다.

미아리 텍사스는 한국전쟁 이후 1950~60년대 조성된 서울 대표적 성매매 집결지로, 수십년간 도시 슬럼화와 범죄 등 각종 사회 문제의 상징이었다.

성북구는 관계 기관, 사업 시행자 등과 협력하며 행정 역량을 집중해 주거지, 일반 영업소, 성매매 영업소 등 이주를 추진해 이주율 99.4%를 기록 중이다. 전체 115곳의 성매매 업소 중 4곳이 남아 있지만 3곳은 올 연말까지 문을 닫을 계획이다. 1곳은 여전히 이주를 거부하고 있다.

성북구는 이주 과정에서 성매매 여성 자활을 지원하기 위해 자활 지원비를 1인당 최대 210만원씩 지급하는 등 맞춤형 지원을 병행했다.

구는 앞으로도 성매매 피해 여성들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위해 지원과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상위 기관에 주거 등을 포함한 자립 대책 마련을 건의할 계획이다.

철거 후 재개발을 통해 지하 6층, 지상 46층짜리 11개동 2201가구(임대 197구구 포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오피스텔(170실)과 문화공원, 어린이공원도 조성된다. 이에 따라 집창촌이라는 오명(汚名)도 역사속에 묻히게 됐다.

앞서 성북구는 2009년 신월곡제1구역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한 이후 2016년 성북2구역과 결합정비구역으로 통합하고, 2020년 사업시행계획 인가, 2022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차례로 마쳤다. 2023년 9월 조합원과 세입자 이주 공고 이후 보상협의 및 명도소송을 거쳤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지역의 숙원이자 사회적 과제였던 신월곡제1구역 내 미아리텍사스의 철거가 본격 착수됨에 따라 '주거 명품 도시 성북'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며 "이번 철거 착수는 단순한 환경 개선을 넘어 성북구의 역사와 정체성을 새롭게 세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뉴스 / 이기철 기자 thecenp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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