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사라진 연극이 펼쳐진다.

 
30일부터 7월 4일까지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에 있는 '탈영역 우정국'에서 극단907 연극 '벽'이 공연된다. 연극 '벽'은 'ARKO가 주목하는 젊은 예술가 시리즈(AYAF 5기)'에 선정된 설유진의 두 번째 작·연출작이다. 설유진은 서울연극제 희곡공모전인 '희곡아 솟아라!'의 당선작 희곡 '씨름'의 작가로 올해 초, 두 번째 희곡인 '초인종'을 연출했다.
 
목격형 연극 '벽'은 관객이 밀접한 거리에서 인물들을 엿보며 그들의 감정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도록 무대와 객석을 구분하지 않은 공간에서 이뤄진다. 매회 30명의 관객만이 입장해 직접 인물에게 다가가기도 피하기도 하며 이야기를 목격하는 구성으로 진행된다.
 
   
▲ '동생'을 연기한 황선화.
 
'벽'은 어떤 곳에서 떠나지 못하고 갈등하는 자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매일 부딪히는 여러 가지 모습의 벽과 우리가 벽이라 부르고 느끼는 한계들의 허구를 이야기한다. 연극 '벽'엔 단 두 명만의 인물이 나온다. 두 사람은 별도의 극장식 조명장치 하나 없이 전구와 휴대용 전등만을 이용해 공간을 밝히고, 음악까지 스스로 켜고 끈다.
 
이야기 속 때와 장소가 세상이 끝난 후 할 일을 잃은 우체국이기 때문이다. 공연이 이뤄지는 '탈영역 우정국'은 우체국통폐합으로 인한 유휴공간이었던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구)창전동 우체국'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리니어 콜렉티브의 장기프로젝트다.
 
그래서 공연은 정말 우체국에서 올라, 장소 특성적 공연으로서 공간 자체를 그대로 이용해 이야기를 전한다. 관객에겐 단순히 공연을 밖에서 지켜보는 것에서 벗어나 이야기 속에서 인물과 함께 느껴 볼 기회다.
 
   
▲ '언니'를 맡은 권혜영.
 
'동생' 역을 맡은 황선화는 국립극단 시즌단원으로 '국물있사옵니다', '초인종', '겨울이야기', '토막', '이영녀' 등에서 비극과 희극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초인종', '무지막지 서커스', '불량충동', '너는 똥을 누고 나는 물고기를 누었다' 등에서 독특한 색깔로 완성도 높은 신체극을 선보인 권혜영이 '언니' 역을 맡았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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