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록' 시리즈 4탄 - 장르 이야기 (2편)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 김수영 panictoy27@mhns.co.kr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실용음악과 건반을 가르치면서 음악방송 '음악잡수다' DJ를 맡고 있다

[문화뉴스] 지난번 '록 음악의 여러 장르들 1편'에서는 로큰롤 음악, 컨트리, 포크 음악, 사이키델릭 음악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2편에서는 1편에서 다루었던 장르들에 이어 대중화되기 시작한 록음악의 여러 가지 장르들에 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 1편 보기)  

#하드록의 전성시대. 폭발하는 사운드의 시대가 도래하다

'Rock'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자체는 '돌처럼 단단하다'는 이미지일 것이다. 그만큼 기존의 로큰롤 음악이 조금 더 무거워지고, 단단해지고, 강해진 사운드의 록음악을 하드록(Hard rock)이라 지칭한다.

로큰롤의 시대가 끝나갈 무렵, 블루스 형식은 그대로 지니고 있으면서 기타에 디스토션을 과하게 증폭시키고, 그렇게 해서 조금 더 과격해진 기타 사운드에 걸맞게 드럼과 베이스의 사운드 역시 함께 강해지고, 보컬의 창법도 샤우팅(Shouting-소리를 내지르듯이 표현하는 창법), 스크리밍(Screaming-음량이 커지면서 고음을 많이 사용하는 창법), 그로울링(growling-스크리밍 창법보다 훨씬 더 과장되게 음을 표현하는 창법) 등의 창법이 쓰이게 되면서 전체적인 록음악의 사운드가 훨씬 더 강렬해진다.

1960년대에 '레드 제플린'(Led Zeppelin)과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의 탄생을 곧 하드록의 탄생으로 보기도 하는데, 그만큼 이 두 팀은 하드록 발전에 선봉에 있었던 팀이기도 하며 현재까지도 하드록의 바이블로 여겨지기도 한다.


▲ 레드 제플린의 'Whole Lotta Love'. 로버트 플랜트의 시원스러운 샤우팅과 지미 페이지의 화려하면서도 묵직한 기타 사운드가 돋보인다.

# 헤비메탈. 그리고 메탈 음악에서 생겨난 하위장르들

하드록에서 조금 더 디스토션이 강하게 걸리고, 전반적으로 더 과장된, 더 과감하게, 더 강하고 무거운 사운드와 주제들로 표현되는 음악이 헤비메탈이다.

하드록과 헤비메탈을 같은 장르로 보는 경우도 있고, 하드록에서 조금 더 무겁고 강하게 발전한 사운드의 음악을 헤비메탈로 지칭하는 경우도 있는데 '무엇이 옳고 그르다'를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결코 아니다. '과해졌다.'  혹은 '무거워졌다'라는 표현 자체가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요소이므로. '딥 퍼플'(Deep purple)의 음악을 누군가는 하드록이라 표현하고 누군가는 헤비메탈이라 이야기하며 또 누군가는 '스피드메탈', 혹은 '스래쉬메탈'이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말하는 스피드 메탈, 스래쉬 메탈은 결국 같은 음악 장르인데, 장르에 이름 붙혀진 그대로 '빠르고 강렬한 사운드의 록음악'을 지칭하는 것이다. 빠르고 현란한 기타 솔로가 돋보이지만 화려한 사운드에 비해 전체적인 화성진행이 조금 단조로운 것이 음악적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이 외에도 메탈음악에는 여러 가지 하위장르들이 있다. 블랙 사바스의 음악을 누군가는 '데스메탈' 이라고도 지칭하는데, 이는 혐오스럽거나 괴기스러운, 혹은 '죽음'같은 무거운 주제들을 표현하는 장르를 일명 '데스메탈'이라고 지칭하기 때문에, 이런 음악들을 주로 선보였던 블랙 사바스를 데스메탈의 선두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메탈음악에는 데스메탈 이외에도 '고딕메탈'(Gothic Metal-주로 유럽에서 유행했던 메탈의 하위 장르로서, 공포스럽고 우울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메탈, 고스메탈이라고도 부른다), '뉴메탈'(New Metal-여러 가지 장르가 록의 기반 위에서 합쳐짐으로써 더욱더 폭발하는 에너지를 내는 메탈 음악. 일렉트로닉 혹은 펑크 등의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이 기존의 록음악과 섞이면서 생겨난 메탈의 하위장르이다), '인더스트리얼'(Industrial-일반적으로 노이즈가 심하게 걸린 왜곡된 사운드가 주를 이루며 일렉트로닉한 분위기가 많이 풍기는 메탈음악이다.

전체적으로 노이즈를 걸기 때문에 보컬에 다양한 이펙터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드코어'(Hardcore-헤비메탈의 사운드가 조금 더 과하게, 강하게, 심하게 왜곡되어 표현되는 음악이다. 하드코어를 헤비메탈과 같은 계열로 묶기도 하고 헤비메탈이 조금 더 발전한 또 다른 하나의 커다란 장르로 이야기되기도 한다.)


▲ '린킨파크'(Linkin Park)의 'In the end'. 강한 록의 사운드에 랩이라는 요소를 가미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곡이다. 뉴메탈 이면서 동시에 랩메탈로 불리기도 한다.

#펑크(Punk). 음악의 장르이자 하나의 문화

펑크는 단순한 음악 장르로만 치부하지 않고 1970년대에 유행했던 하나의 문화사조(펑크문화)를 가리키는, 대중문화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커다란 하나의 현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1970년대에 영국에서 IMF 사태가 벌어지며 나라에 전반적인 경제적 위기와 맞물려 나타난 청년실업 문제가 젊은이들의 반항심과 폭발심으로 이어져 음악으로 표현된 것이 바로 펑크 음악인데, 이때 펑크의 선두주자로 나섰던 팀은 '섹스피스톨즈'(The Sex Pistols)라고 볼 수 있다. 머리를 괴상하게 자르고, 혹은 우스꽝스러운 패션과 반항심 가득한 음악, 과하고 파격적인 표현들이 이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로 인해 '펑크족'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1970년대 후반에 크게 유행하게 된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기도 하다.

펑크의 가장 큰 음악적인 특징은 화성진행과 연주가 아주 단순하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악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연주하고 부를 수 있는 음악이어야 한다'는 것이 펑크 음악의 가장 큰 모토이다.


▲ 섹스피스톨즈의 가장 큰 히트곡 'Anarchy In The U.K'. 말 그대로 무정부주의를 노래하는 곡이다. 심히 파격적인 내용의 가사이지만 그 당시의 영국의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이런 노래가 인기를 끌 법도 하지 않았을까 싶다.

# 펑크의 모토와는 정반대의 음악. 프로그레시브

'누구나 연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펑크 음악의 모토라면,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는 '프로가 아니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음악'이라고 감히 표현할 수 있겠다.

그렇기에 연주와 음악 전반적인 내용이 조금 어렵고 난해한 음악들이 많다. 특히 클래식이나 재즈 음악의 요소를 접목하며 새로운 실험적인 시도들이 행해졌다고 해서 '클래식 록' 혹은 '아트 록', '크로스오버 록'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리는 것이 프로그레시브 이다.

프로그레시브의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실험 중에는 다른 음악 장르들과의 접목도 있지만, 음악이 아닌 단순한 소리(전화벨 소리, 시계 초침소리, 웃음소리 등) 역시 음악의 요소로 사용했다는 것도 포함할 수 있다.

이때부터 신디사이저가 본격적으로 록음악에 활발히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소리들을 창조해 내고 또한 접목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보기도 한다.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예스'(Yes), '뉴트롤스'(New Trolls) 등의 밴드들이 유명하다.


▲ 핑크 플로이드의 'Another Brick In The Wall'. 이들의 앨범 중 명반으로 꼽히는 'The Wall'에 수록된 곡이다.

# 록이 조금 더 간결해지다. 비주류였던 얼터너티브 록 

시끄럽고 무거우면서도 난해했던 록음악들이 주류를 이루던 때에 비주류로 떠오르던 록 음악을 '얼터너티브'(Alternative)라고 한다.

그래서 '인디 록'(Indie rock)이라고도 불리우는데, 그렇다고 모든 비주류의 록음악을 얼터너티브 록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류였던 메탈음악이 조금 더 간결해진 록음악을 뜻하기도 하는데, 이는 대체로 얼터너티브 록의 성향이 비주류의 성향을 가졌기 때문에 인디 록 이라고도 불리는 것이다.
'얼터너티브'라는 단어의 뜻 자체가 '대안적인, 대체가능한'이라는 뜻. 즉, 얼터너티브 록은 음악적인 특징이 아닌 하나의 현상으로 생겨난 장르이자 명칭이라고 볼 수 있겠다.

흔히 얼터너티브의 시작을 '너바나'(Nirvana)의 등장으로 보기도 한다. 그만큼 얼터너티브는 '너바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기도 하다.

너바나 이후에 나온 '라디오 헤드', '오아시스', '블러', '뮤즈' 등의 영국 밴드들이 얼터너티브 록밴드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이때의 현상을 '브리티시 인베이젼의 부활'이라고 지칭하기도 했으며, 이때부터 '브릿팝'(Brit pop)이라는 단어가 조금 더 대중적으로 쓰이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너바나의 'Smells Like Teen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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