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공연하면서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에게 설명하는 것을 볼 때가 있는데 그게 '관크'잖아요."

 
관객의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를 일컫는 신조어, '관객 크리티컬'을 줄여 쓴 '관크'라는 말을 술술 내뱉는 이 남자. 어제는 '스위니 토드'를 정말 재밌게 봤다고 말하는 '뮤덕 마술사' 최현우다. 그가 28일까지 압구정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되는 매직컬 '더 셜록'으로 관객 앞에 서고 있다.
 
'매직컬'은 마술(Magic)과 뮤지컬(Musical)을 합친 말로, 평소 뮤지컬을 좋아한 최현우여서 가능한 시도였다. '더 셜록'은 거대한 규모의 마술과 관객 전원이 직접 마술에 참여하는 인터렉티브 매직, '셜록'의 탈출 마술을 비롯한 일루전 매직 등으로 구성됐다.
 
   
▲ ⓒ 클립서비스
또한, 뮤지컬 '프리실라', '마마 돈 크라이' 등을 맡은 오루피나 연출, 뮤지컬 '셜록 홈즈'의 최종윤 작곡가 등 여러 작품을 성공리에 이끈 크리에이티브진이 함께 참여했다. 공연을 관람한 본지 서정준 기자는 "덕분에 이번 작품에서는 단순히 최현우가 보여주는 마술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셜록 홈즈가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을 관객과 함께하며 효과적인 스토리 텔링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서 기자는 "아이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고려해 인터미션을 빼고 러닝타임을 조절하기도 하고, 뮤지컬적인 요소와 스토리 텔링을 결합해 '이유 있는 마술'을 선보이는 '공연 연출가' 최현우가 진짜 멋질 때는 바로 마술을 선보일 때다. 마술을 펼치는 그는 정말 멋있다. 아마 앞서 말한 것들을 생각하며 보지 않아도 관객의 심리와 눈을 의심케 하는 마술 솜씨만으로도 놀랄 것"이라고 감상평을 남겼다.
 
과연 마술사 최현우는 왜 이런 '매직컬'을 시도했을까? 그리고 앞으로 마술은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할까? 이러한 영감의 원천은 무엇일까? 감명 깊게 본 공연 작품이나 뮤지컬 배우는 누구일까? 또한, 앞으로의 꿈은 무엇일까? 이 모든 궁금증을 한 번에 풀어보고자 마술사 최현우를 만났다. 먼저 독자에게 남기는 영상 인사말을 살펴본다.
 
 

 
'더 셜록'은 어떤 공연인가?
ㄴ '더 셜록'은 마술계의 '위키드'라고 보면 된다. 전 관객이 와서 볼 수 있는 가족콘텐츠다. 아이들이 봐도 이해하기 쉽고, 어른이 봐도 유치하지 않는데 '매직컬'은 거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더 브레인'을 할 때는 어른을 위한 쇼였다. 인간 심리가 얼마만큼 허무한지 결론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래서인지 초등학생은 어려워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더 브레인', '더 셜록'을 계속 펼쳤는데 이런 시도를 다양하게 하려 한다. 작품마다 색이 달라서, 다른 감성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매직컬'을 시도한 이유는?
ㄴ '매직쇼'라고 보통 말하면, 마술을 보여주고 끝나는 '쇼'다. 새로운 트렌드로 만들면 어떨까 싶었다. 뮤지컬이 문화의 '대세'다. 그것을 도입시키면 마술을 멋진 콘텐츠로 변화할 것 같아 매직컬을 시도하게 됐다.
 
지난해 처음 매직컬을 올렸다. 생각한 것과 다른 부분이 있었다. 지금까지 MR을 주로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작곡된 곡에 맞춰 마술하니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뮤지컬 연출가님과 공동작업을 하다 보니, 이런 부분이 다른 것을 깨달아 보완하고 좀 더 나은 환경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이번 공연엔 엔딩곡을 직접 한 소절 불렀다. 관객분들이 그래서 내가 노래를 안 했다는 것을 확실히 아실 것 같았다. '웃음만 주고, 노래를 못하는구나. 마술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매직컬'은 제목 그래도 마술과 뮤지컬의 조화다. 관객이 말하는 대로 모든 스토리가 달라질 수 있다. 그게 큰 포인트다. 관객이 이야기하는 대로 하는 것이 기본이다.
 
 
   
▲ ⓒ 클립서비스
 
'마술'이라는 본질에 집중이 안 되는 것 아닌가?
ㄴ 마술에 집중도 했다. 최근 뮤지컬 트렌드엔 마술이 많이 들어간다. '신데렐라', '고스트', 그리고 '오페라의 유령'의 마지막 장면도 그랬다. 관객들의 감정이 다른데, 마술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상 흘러가는 작업처럼 보여 신기한 감정을 많이 받았다. '더 셜록'은 매직쇼를 먼저 만든 후, 뮤지컬을 추가해야겠다는 계획으로 만들어졌다. 2011년부터 조금씩 변화했고, 3번의 시도 끝에 뮤지컬로 바꿨다. 시간이 길게 걸려서, 실패도 많이 겪었다.
 
16자리 비밀번호를 맞추는 마술은 이번이 처음이다. 몇 가지를 바꿔봤고, 섀도 아트를 통해 사람들의 춤을 맞추는 것도 처음이다. 작년 버전에 좀 더 추가해서 속도를 빠르게 만들었다. 인터미션이 없어서 2시간 동안 죽을 것 같다. (인터미션은 왜 없나?) 아이들이 관람하기 때문에, 인터미션이 있으면 공연의 흐름이 깨지는 느낌이 있다고 생각했다. 장기적으로 인터미션이 있는 극을 만들려 한다.
 
아이들이 참여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ㄴ 아이들에게 소원을 들어준다고 할 때, "지구를 달라"부터 "그런 거 안 해요"라고 답이 오면 당황하기도 하는데 연기에 가깝다. 관객분들은 완벽한 배우가 당황하거나 돌발상황을 좋아해 주시는 데 좋다.
 
공연 도중에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하나?
ㄴ 이제 무대에 선지 20년이 됐다. 20년 동안 여러 상황을 많이 겪어서 대처방법이 많다. 어떠한 장비가 고장이 나면, 대비책을 세워서 진행하게 된다. 이것이 작품의 매력이다. 관객분들이 스토리를 정하는 공연이다. 그래서 공연마다 러닝타임을 최대한 맞추려고 한다. 얇은 시계를 조명 밑에 둬서 속도를 맞추면서 한다.
 
이번 공연은 '마티네'(낮 공연)로도 진행됐다. 
ㄴ 정오에 공연했는데, 이게 되겠나 싶었다. 지난해 12월쯤에 낮 공연할 때 만석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 공연을 할 때 꽉 찼다. 아이들 데리고 온 부모만 있는 것도 아니었고, 학생, 어르신까지 많이 와서 깜짝 놀랐다. 평일 다 브런치를 하자고 하고 싶을 정도로 괜찮았다.
 
 
   
 
 
잠시 공연에서 본인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마술을 처음 하게 된 계기는?
ㄴ 원래 마술사가 꿈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 처음 마술을 접하게 됐다. 노래방이 유행한 시절인데, 나는 노래도 못하고, 춤도 못 추고, 낯도 가리는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그러다 데이비드 카퍼필드가 추석특집으로 마술을 펼치는데 여자 연예인이 나와서 눈이 '하트'가 될 때, "저거구나"라고 해서 취미로 시작하다 빠져들게 됐다.
 
프로 마술사라는 개념도 없을 때부터 한 우물을 파면서 마술계를 이끌고 있다.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에 대해 어려움은 없었나?
ㄴ 많은 분이 질문하는 것이 "현우 씨 마술하면서 슬럼프가 있었나요?"였다. 거짓말이 아니다. 한 번도 없다. 천직일 수도 있고, 운이 높다고 본다. 지금 하는 것을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취미로 시작한 것이 끝을 보여줘야 하는 목표가 있다. 그래서 슬럼프가 없는 것 같다.
 
20년 전 집에서 쫓겨나면서까지 마술을 할 때가 돈을 못 벌었을 때인데, 그때가 행복했다. 이렇게 말하면 '배부른 자식'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취미의 연장이어서 경제적인 꿈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돈을 벌면 '덕후질' 해야 한다는 그런 느낌이다. 술·담배도 안 하는데, 그래서인지 스트레스도 없는 편이다.
 
그렇다면 프로 마술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는 말은?
ㄴ 우선은 하지 말라고 한다. 많은 학부모가 SNS를 통해 메시지를 보내주신다. "최현우 씨 때문에 아들이 마술에 빠졌는데, 경제적으로 일할 수 있는가?"를 물어보시는데, 그런 부분이 걱정되시면 안 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예술은 재능이나 돈이 많다고 결정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운이 좋아서 이 길을 걸어온 거지, 내가 걸어온 것과 아드님이 더 걸어가는 길은 다르다. 아드님이 너무 하고 싶다면 하라고 말리지 않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렵다"고 말한다.
 
겉으로 보면 마술은 화려하고, 여자는 2만 명 정도 만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못 만나는 직업이다.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엔 투어를 간다. 여기에 마술은 조명과 무대 디자인, 대사를 모두 다 마술사가 한다. 공동연출가가 있지만, 자신이 할 수밖에 없다. 뮤지컬 부분만 다듬어 주시지만, 마술은 내가 다 컨트롤한다. 마술을 보는 것과 다르게 해야 하는 일이 많다. 내 자식이 한다면 반대할 것이다. 돈이나 명예 때문에 마술을 한다면, 이 일을 오래 못할 것이다.
 
   
 
 
방금 내성적이라고 말했다. 대본도 실제로 쓴다고 했는데, 대본에 실제 성격이 묻어나나?
ㄴ 그런 경우가 많다. 마술 때문에 사람이 성격이 바뀐다. 마술이라는 예술은 마술 자체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언변으로 끌어당기는 화술도 있어야 한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심리를 바꿔놓을 수 있어서 말하기 훈련이 전반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초반엔 3개월 정도 지하철 2호선 한 바퀴 돌면서 껌도 팔고 했다. 말도 되지 않는 사연을 지어내면서, 사람들의 눈을 보고 훈련하는 방식을 했다. 연극영화과 사람들이 이런 것을 해서 담력을 키웠다는 말을 주워듣고, 나도 해볼까 해서 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프로 마술사인 이은결과 비교를 하는 이들이 많다.
ㄴ 은결이랑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동네에 마술하던 사람도 없고, 전업마술사도 없어서 같이 했다. 그 친구는 키가 너무 크다. (웃음) 그래서인지 '쇼잉'을 좋아한다. 나 역시 '쇼잉'을 좋아하는데, 여기에 무엇을 생각하고 그 생각을 깨뜨리는 것에 집중했다. 인간의 생각은 조종되기 쉽다는 전제하에 극을 진행하는 것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성격이 다르다.
 
이은결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했고, 본인은 '스타킹'과 '무한도전'에 나왔다. '마리텔'에서 출연 제안이 온다면?
ㄴ 제안은 받은 적이 없는데, 기회가 나오면 할 수 있을 것이다. (웃음)
 
20년간 마술을 하면, 사람들이 '아티스트'라고 이야기할 것 같다.
ㄴ 먼저 '아티스트'는 어떤 장르의 예술이든 상관없이, 장르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로 본다. 대중가요를 예로 들면, 지금 막 데뷔한 신인가수를 우리가 아티스트라고 평하긴 어렵다. 조용필 선생님을 아티스트라고 인정하는 건, 긴 시간 살아온 삶의 행적을 봤기 때문이다. 젊은이의 감성을 '바운스 바운스'하는 노래를 만드는 대단한 분이다. 공연도 몇십 년 하셨는데, 장르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아티스트야"라고 평하기보단, 관객이 평하는 것이 우선이다. 공연을 그 사람이 얼마나 땀 흘려 준비했는지 보면 느낄 수 있다.
 
   
▲ '나우 유 씨 미 2'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카드 마술을 연습하고 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최근 3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나우 유 씨 미 2'의 홍보를 맡기도 했다. 한국에도 이런 영화가 나오면 출연해 볼 생각이 있나?
ㄴ 마술사도 신기함을 연기하는 배우다. 트릭은 사물에 관한 것이고, 마술은 삶에 관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마술사는 삶을 표현하는 사람이다. 트릭 자체는 신기하지 않다. 마술 도구가 있다고 해서, 그걸 누구나 다 신기하게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그건 배우의 몫이라 관객이 느끼는 감정은 다를 것이다.
 
그래서 좀 확장된 영역에서 도전하는 것이로 생각한다. 할리우드 배우 중에 마술사 출신이 있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회를 맡았던 닐 패트릭 해리스다. 그래서 시상식 오프닝에 예언 마술이 등장하는데, 미국인들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웃으면서 시청했다. 우디 앨런 감독도 20대 초반까지 마술사를 해서 '매직 인 더 문라이트'가 나오기도 했다.
 
'나우 유 씨 미 2'를 보면 배우들이 직접 마술을 하는데 CG(컴퓨터 그래픽)인가?
ㄴ 여러 군데서 마술을 하는데 쉽지는 않다. 긴 시간 준비해야 하는데, 그런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우 유 씨 미 2'에 나왔던 마술은 데이비드 카퍼필드 팀이 프로듀싱했고, 배우도 마술 연습을 해서 카드 묘기 중엔 CG가 아닌 것도 있다. 작품엔 실제로 가능한 기술도 있다.
 
   
 
마술의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
ㄴ 다른 예술을 보면서 얻는 게 많다. 가장 큰 것은 책이다. 마술을 종합예술이라고 하는데, 책이야말로 짧은 시간에 저렴하게 읽을 수 있는 효율적인 메신저다. 2014년에 '더 브레인'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심리학을 주제로 '당신도 멘탈리스트가 될 수 있다'라는 책을 낸 적이 있다. 
 
최근에 이어령이 쓴 '지의 최전선'을 읽었다. 인터뷰에 가까운데, 나이도 많으신데 참 대단하시다. 앞으로 미래 트랜드를 짚어주는데, 마술이 똑같이 적용된다.
 
문화 역시 그렇게 바뀌는데, 관객들은 보기만 하는 '쇼잉'에서 벗어나 미디어 세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좀 더 짧고, 인터렉티브한 영상미 넘치는 마술을 보고 싶어 한다. 앞으로 마술은 어떻게 변할지 고민한다. 지난해에 본 데이비드 카퍼필드 마술을 보니 '미녀 조수'를 쓰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공연을 하고 있다. 자기적인 비전으로 하는 것이다. 
 
수학, 과학도 도움이 많이 된다. 마술과 과학은 경계선이 없다. 마술사 조르주 멜리에스는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 영화에서 쓰이는 모든 특수효과를 만들었다. 영화 촬영, 편집 기술도 모두 마술가가 만들었다. '휴고'에서도 등장한다. 전 세계 최초의 해커도 마술사였는데, 경계선이 없다. 사실 과학 기술이 보여주는 건데, 그게 과학기술이라는 것을 보여주면 신기하지 않을 수 있지만, 마술사가 보여줘서 신기한 걸 수도 있다.
 
'매직컬'을 공연하는데, 평소에도 뮤지컬을 보러 다니는가?
ㄴ 뮤지컬은 한국에서 공연되는 것은 거의 다 보러 다닌다. 여기에 런던 웨스트엔드나 뉴욕 브로드웨이도 보러 갔다. 어제도 '스위니 토드' 봤다. 1층, 2층, 3층에서 한 번씩 보는 등 한 공연을 자주 보는 편이다. 공연을 보러 가면 배우의 연기와 시스템을 많이 점검한다. 동선, 전환, 조명에 신경을 많이 쓴다.
 
최근에 본 공연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ㄴ 뉴욕에서 '슬립 노 모어'를 봤는데, 대박이었다. 어떤 평론가는 "인생에 네가 단 한 편만 봐야 한다면, 이 작품만 보면 된다"고 했다. 한국엔 공연되기 힘든 것이 건물을 하나 다 사용한다. 관객이 배역을 따라다니는데, 전라신도 등장하는 성인연극이기도 하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ㄴ 올해 연말에 '애스크'(Ask) 묻는다는 의미의 공연을 열 것이다. 20년 동안 마술에 대해 생각한 걸 표현하려 한다. 이젠 기술이 발달하면서, 마술이 마법이 아닌 시대가 됐다. 마술의 황금기 때는 '호기심 천국'에 나오는 '타이거 마스크'가 알려줘서, 추론하고 추측하기도 했다. '애스크'에선 사람이 왜 마술을 보러왔는지를 이야기하려 한다. 대본을 지금 쓰고 있어서, 매일 회의를 하고 있다.
 
20년 전엔 뮤지컬 역시 주류가 아니었다. 대형공연이 많이 없던 시절인데, 공연이 발전되면서 관객의 시선과 눈높이도 같이 올라갔다. 마술도 강도가 더 세야 신기하게 느끼는 시대가 됐다. 어렵기도 하다. 문화 전반의 과도기라고 본다. 마술도 그에 해당한다.
 
30대 이상은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세대다. 그래서 마술의 규모가 크게 나와야 "돈값 했어"라고 한다. 50~60대는 동춘서커스단 시대고, 10~20대는 리얼리즘이 강요되고, 영상미에 익숙한 마술을 선호한다. 이 공연은 전 관객이 혼합됐다.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 있는데, 무대세트가 막 바뀌는 것에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이걸 모두 포괄하는 작품을 만드는 게 어렵다. 어른들과 아이들에게도 편한 그런 작품을 생각해본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돌파구가 있다면?
ㄴ 돌파구가 마술계의 '위키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대가 변하면 원하는 색깔로 조금씩 바꿔 나가려 한다. 연극도 준비 중이다. '애스크'가 마무리되면 내년에 준비하려 한다. 그것 역시 흥미로울 것이다. 아직 연극을 한 적이 없다. 한 공연을 보신 후에, 다른 공연을 보실 때 같은 것이 나오면 "어 이거 같은 건가 봐"라고 해서 메인급 공연을 세 개 만든 후에, 레퍼토리로 펼치려 한다. 그래서 장르를 벗어나 연극을 하려 했다. 대학로에 진입해서 재미난 공연을 하면 좋을 것 같다.
 
   
▲ ⓒ 클립서비스
 
연극은 어떤 내용으로 꾸미려는가?
연극은 실제 이야기를 구성으로 하려 한다. '셜록 홈즈'의 아서 코난 도일과 절친한 친구인 마술가 해리 후디니가 있다. 수중 탈출 등을 만든 마술계의 왕이다. 그런데 어떤 마술 때문에 서로 싸우고 헤어진 적이 있다. 그런 실화를 바탕으로 연극을 하려 한다. 소극장 공연에선 카드 한 벌을 가지고 인간 심리의 끝을 보여주면 어떨까 하고 있다.
 
마술을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ㄴ 의심하지 말라고 한다. 의심을 공연장에서 토론하는 경우가 있으니,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에게 설명하는 것을 볼 때가 있는데 그게 '관크'다. 의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데, 그건 집에 돌아가는 길에 하면 좋다. 뮤지컬에서도 그런 경우를 종종 관람하는데, 문화가 성숙해지면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라 믿는다.
 
여기에 아버님 세대는 '어디 해 봐'라는 표정으로 팔짱을 끼면서 관람하시는데, 일부러 참여를 시키면서 그걸 완화하려 한다. 1,500명이 모두 참여하는 마술도 있는데, 고민을 많이 했다. 테스트가 되지 않기 때문인데, 공연 만드는데 2년 정도 걸린다.
 
본인의 '매직컬'에 같이 공연하고 싶은 배우는?
ㄴ 전미도 배우다. '스위니 토드'를 보는데 연기가 기가 막혔다. 최근 본 배우 중에 제일 대단하다. (이번 '애스크' 공연에 출연하는 건 어떤가?) 그분 스케쥴이 있을 것이다. (웃음)
 
 
   
▲ 뮤지컬 '스위니 토드'에 출연 중인 전미도. ⓒ 오디컴퍼니
 
꼭 그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 아무튼 마술로 재능기부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ㄴ 공연의 일부 관객분들은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룰을 정해 초대하고 있다. 한국메이크업위시재단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꿈이 마술사인 친구가 있는데, 서울에 마침 치료를 받으러 와서 온 김에 인사도 할 겸 공연도 초대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도 마술 키트를 패키지로 기부하고 있다.
 
암, 백혈병 등 난치병을 앓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면 마술 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 친구들은 나를 만나는 것을 소원이라고 하는데, 만난 후 항암치료를 하면 몸이 좋아진다고 한다. 인간이 가진 마술이 그런 느낌이라고 봤다. 앞으로 더 성공하면, 그런 재단을 만들어 어려운 친구를 도와주고 싶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마술하고 싶나?
ㄴ 늙어 죽을 때까지다. 데이비드 카퍼필드가 1956년생이신데 아직도 라스베이거스에서 1위를 하신다. (웃음)
 
[글]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사진·영상]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