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19일(한국시각)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 8강전에서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 선수가 요르단의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에게 8-11로 패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이대훈 선수의 경기 소감이 국민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

   
▲ 지난 6월 인터뷰 당시 ⓒ YTN 방송화면

이번 경기는 이대훈 선수가 앞서 은메달을 땄던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두 번째 올림픽이었다. 이번에는 체급을 68kg으로 올려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또 아쉽게 실패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그는 승자의 모습과도 같았다.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자 이대훈 선수는 상대 선수 아부가우시의 두 손을 들어 올렸다. 보통 승리한 선수가 세레머니를 하기 마련인데 이 선수는 달랐다. 이대훈 선수는 "헤드기어를 집어던지고 싶을 정도로 속상했지만, 훌륭한 경기를 보여준 상대를 존중하고 싶었다"면서 해당 세레머니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물론 경기의 점수만 보면 이대훈 선수는 패배했다. 하지만 경기에 임하는 자세와 결과를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그는 ‘숫자’를 초월한 품격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 지난 6월 인터뷰 당시 ⓒ 채널 A 방송화면

이대훈 선수는 세계선수권(2011·2013년)과 아시안게임(2010·2014년), 아시아선수권(2012·2014년)을 모두 2연패 한 세계태권도계의 스타 선수다. 2년 연속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도 꿰찼다.

이대훈이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한 무대가 바로 올림픽이다. 4년 전 런던에선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이 있었다. 이대훈은 당시를 떠올리며 "어릴 땐 (경기에서) 지면 그저 슬퍼하기 바빴다. 런던(경기)에서 결승상대가 어떻게 기뻐했고, 어떤 세리머니를 펼쳤는지가 기억나지 않았다. 그게 나중에 후회가 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상대를 존중하고 싶었다"며 이번 경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대훈이 밝힌 것처럼 승자를 축하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인 것은 그만큼 상대 실력을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그는 "아부가우시가 성적만 내는 선수보다 태권도를 즐기는 선수라는 점에서 배울 게 많았던 선수"라고 하며 좋은 경기를 펼친 상대방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았다.

이대훈은 시원하게 패배를 인정했지만, 그가 일방적으로 밀린 경기는 아니었다. 특유의 옆차기와 돌려차기가 몇 차례 몸통에 적중했지만, 전자호구시스템에서 점수로 인정되지 못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그는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지금 이렇게 말하는 것은 핑계일 뿐"이라며 "메달을 못 따고 졌다고 인생이 끝난 건 아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평생을 살아가는 건 아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한 가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걸로 기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아부가우시는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해 배울 게 많은 선수였다. 나도 은퇴할 때까지 조금이라도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해 올림픽 이후에 보여줄 이대훈 선수의 선수 생활과 그의 성장에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문화뉴스 최예슬 dptmf6286@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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