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뮤지컬 '달동네 콤플렉스(이하 달.콤)'의 한채윤, 이창희, 변준우를 만나다.

뮤지컬 '달.콤'이 'ART 9 연극 · 뮤지컬 페스티벌(이하 ART9 페스티벌)'의 첫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9월 2일부터 10월 23일까지 광주 유·스퀘어 문화관 동산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문화뉴스와 가프가 후원하며 광주에서 1년 동안 9개의 작품을 계속해서 선보이는 'ART9 페스티벌'은 대학로에서 좋은 작품을 연이어 선보이는 YD뮤지컬컴퍼니와 ART9조직위원회. 한세대학교 공연예술학과, 트로반트웍스가 주최하고 YD뮤지컬컴퍼니, 유·스퀘어 문화관, 트로반트웍스가 주관하는 페스티벌이다.

웹툰, 드라마, 명화 및 클래식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창작 공연들이 1년 365일 쉼 없이 무대 위에 올려지는 다채로운 공연 예술 축제로 일회성으로 그치는 축제가 아니라 연중 언제라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축제가 시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RT9 페스티벌'은 지역 공연 문화 활성을 위해 2016년 광주를 시작으로 부산을 거쳐 대구, 대전 등으로 뻗어 나갈 계획이다.

   
 

이런 'ART9 페스티벌'의 첫 포문을 여는 임무를 띤 뮤지컬 '달.콤'은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만화대여점을 배경으로 현대 청년들의 애환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작품 제목처럼 달동네에 살며 각자의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가는 세 명의 남자. 3포를 넘어 5포, 7포 세대라는 말이 유행할 만큼 연애, 결혼, 출산은 물론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 꿈과 희망마저 포기한 채 젊음을 보내고 있는 청춘들의 웃픈 이야기들을 그린다.

2013년과 2015년에 걸쳐 세 번째로 광주를 찾는 뮤지컬 '달.콤'은 이번 시즌, 달동네 만화방 주인인 득남 역에 여자 배우 한채윤을 투입하며 득남과 득녀 역을 통해 마치 두 개의 공연을 선보이는 것 같은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뮤지컬 '달.콤'의 세 배우. 득녀 역의 한채윤, 백인기 역의 이창희, 탁태성 역의 변준우를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좌측부터 이창희, 한채윤, 변준우 배우.

'ART9 페스티벌'을 통해 공연을 선보이게 된 소감이 듣고 싶다.

ㄴ 한채윤(이하 한): YD뮤지컬컴퍼니에서 1년 동안 9개 작품을 선보이는 게 'ART9 페스티벌'이다. 그 중 첫 번째로 '달.콤'이 올라가는데 작품에 함께 참여하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ㄴ 이창희(이하 이): 페스티벌 첫 시작이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첫 작품이 잘돼야 페스티벌이 잘되지 않나 싶고 그 부담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시작을 신나고 밝게 열어보고 싶다.

ㄴ 변준우(이하 변): 일회성이 아닌 페스티벌 형태로 관객을 만나는 건 처음이라 설렌다. 우리 이후에도 8개의 공연이 남아있고 다른 공연의 다른 역할로도 또 관객을 찾아뵐 수 있을 텐데 굉장히 여러 관객분께 각인되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

'ART9 페스티벌'은 1년 동안 광주에서 진행된다. 지방 공연의 장, 단점이 있다면.

ㄴ 이: 지방 관객 반응이 서울과 비교하면 좀 더 열려있고 긍정적인 것 같다.

ㄴ 한: 최대치의 리액션을 보여주신다. 갈 때마다 기대감이 있다.

ㄴ 변: 같이 공연 온 배우들과 MT 온 것 같은 게 장점이지만 잘맞지 않는 배우가 있으면 오히려 힘들다(웃음).

ㄴ 한: 지인이 없는 지방에 가면 좀 외롭다. 그 상황에서 믿을 건 팀원들밖에 없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도 많아서 좋다(웃음).

   
 

이번에 득남 역을 새롭게 득녀 역으로 바꿨는데 연기 호흡은 어떤지.

ㄴ 한: 들었을 때 너무 재밌을 것 같아서 참여했는데 막상 연습해보니 마냥 신나고 재밌진 않다. 성별이 바뀐 뒤에 호흡이나 전달하는 바가 달라져서 세 명의 이미지가 남자 세 명. 삼총사의 느낌에서 누나와 동생들로 바뀌어서 원래 작품대로만 진행하면 힘들 거 같다. 잘 섞여 흘러갈 수 있는 협의안을 찾는 게 요즘의 고민이다. 하지만 득남, 득녀역이 바뀜으로 인해 작품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기에 두 번 보셔도 좋을 것 같다.

ㄴ 이: 몇 년간 해온 공연이지만 이로 인해 예전에 보신 분들도 새롭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남자들끼리의 힘이나 의리로 가는 부분도 있는데 득녀역과 하면 누나의 이해감, 포근함이 있어서 연기가 더 잘 나오기도 한다. 또 편해서 때리고 놀리기도 쉽다. 깐족대는 역할이라서 저는 편하다(웃음).

ㄴ 변: 득남이랑 공연할 땐 남자의 의리가 강조된다. 누나랑은 놀리기가 쉬워지면서 편하다. 놀리는 재미가 있달까. 사실 대본이랑 음악이 다 남자를 생각하고 짜진거라 여자가 소화하기 어렵다. 그래서 편곡 등을 거쳤지만 그래도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 성별이 다른 캐릭터에 접근해야 하지 않나. 그렇기에 우린 동네 형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하고 있다(웃음).

ㄴ 한: 연습하면 애들이 많이 도와준다. 길잡이도 되어주고.

ㄴ 이: 대표님이 연출을 같이하고 있는데 공동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작년과 비슷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내려고 한다. 우리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서 맞춰가고 있어 내심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대표님은 이번 작품은 우리의 공동창작이라고 말씀하실 정도다.

ㄴ 한: 그래서 전에 보셨던 분들도 보실 수도 있다. 또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지 않나. 관객과 함께할 수 도록 오픈된 점. 그 점에 대해 저희도 연습은 했지만, 관객의 리액션에 대해 잘 모르기에 흥미롭게 기다리는 중이다.

ㄴ 이: 중간중간 광주 분들에게 맞춘 내용도 있다. 이런 부분은 지방 공연의 장점일 수도 있겠다.

각 배우에게 칭찬을 한마디 해준다면.

ㄴ 이: (한채윤 배우에게) 오지랖이 넓은 것 같다(웃음). 너무 사람을 배려해주는 면이 많다. 좋은 오지랖이다. 그리고 돈을 서슴없이 잘 쓴다. 부자라서가 아니라 주변을 잘 챙기는 넉넉함이 있다. 그리고 무척 아이디어가 좋다. 겉과 달리 여성스럽고 섬세하고 내면의 큐티함이 많다. 공연에서도 그런 면이 보일 것 같다.

ㄴ 한: (변준우 배우에게) 준우는 섬세하다. 남자치곤 수다도 좋아하고 생활에서 통하는 것도 많아 부담이 없게끔 해주는 면이 있다. 그만큼 연습할 때도 미리 열심히 해오는 게 있어서 동생 같기도 하고 오빠 같기도 하다. 배우로서는 내가 잘 못 하는 것도 도와줘서 더 잘하게 해주는 그런 시너지 효과가 큰 친구인 것 같다.

ㄴ 변: (이창희 배우에게) 이창희 배우는 열정이 강하다. 주변 사람들도 같이 치어업할 수 있게 해준다. 불이 주변에 번져나가듯이 주변을 변화시킨다. 인간관계나 사회관계도 잘하고 가장 중요한 점은 맡은 역에 잘 어울린다(일동 웃음).

   
▲ 인기 역 이창희 배우.

공연 준비하며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

ㄴ 한: 매번 재밌고 즐거운데 사건, 사고가 없다. 이 팀의 장점인 것 같다.

ㄴ 이: 대표님도 보고 웃다가 눈물을 흘리고 가셨다. 너무 대박인 씬이라고 하셨다.

ㄴ 한: 궁금하면 보러 와달라(웃음).

ㄴ 이: 굳이 꺼내보자면 초연 때 공연했던 박명훈 배우가 오셨다.

ㄴ 한: 오셔서 맛있는 것도 사주시고 연습도 많이 도와주셨다. 2012년에 했던 작품인데도 애정을 품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참 좋았다.

ㄴ 이: 연습 전에 초연 작품 영상을 봤는데 거기서 본 배우가 딱 나타나셨다(웃음).

   
▲ 득녀 역 한채윤 배우.

나에게 '달.콤'이란?

ㄴ 한: 저번 작품 마지막에 컨디션이 안 좋아서 공연하다 사고도 나고, 어깨도 다쳤다. 그래도 마무리는 잘했지만, 이후에 작품 들어갈 컨디션이 아니라 공연을 한동안 쉬었다. 그런 저를 복귀하게끔 해준 작품이고 내용을 각색하며 새롭게 변하는 작품처럼 저도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작품과 같이 간다는 느낌이 있다.

ㄴ 변: 즐거울 것 같았는데 너무 힘든, 하지만 다시 즐거워질 작품이다. 작품 스타일이 라이트하고 즐거운 작품이라 재밌게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대본 수정작업이 좀 길었다. 있는 아이디어 없는 아이디어 짜내는 과정이 반복되며 좀 지쳐갔다. 그렇지만 대본이 깔끔하게 잘 나와서 우리도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

ㄴ 이: 우연히 찾아온 좋은 기회라고 하고 싶다. 배우들에겐 언제 어느 작품이 찾아올지 모르는데 '달.콤'이 정말 우연히 찾아왔다. 고민을 좀 많이 하며 선택한 작품이다. 고민한 만큼 좋은 작품이 될 것 같고 오랜만에 뮤지컬 연기를 하며 즐거운 느낌이다. 배우라면 무대에서 살아있고 싶어서 무대 예술을 하지 않나. 저는 노래도 좋고, 딱 맞는 역할에 몰입됐을 때 얻는 희열이 있는데 이번 작품에선 연습하며 그런 게 느껴졌다. 이 감정을 잃지 않고 끝까지 갖고 가서 에너지를 잘 전달해주고 싶은 작품이다.

ㄴ 한: 커튼콜과 프롤로그까지 포함하면 16곡 정도가 들어간다. 노래들이 너무 좋아서 대본 수정작업을 통해 넘버가 빠지더라도 드라마씬이 추가되거나 하며 빠진 넘버도 최대한 활용한다. 작품이 쳐지지 않게 달려가게끔 하고 있다. 좀 더 신나고 에너지 있게 만들겠다.

   
▲ 태성 역 변준우 배우.

'달.콤'을 통해 주고 싶은 메시지.

ㄴ 이: 노래 중에 '대박났네 대박났어' 이런 노래가 있다. 로또 당첨된 줄 알고 부르는 노래인데 그런 짜릿함을 전달하고 싶다. 저희와 같이 공감할 수 있게. 더웠던 여름 찌푸린 인상을 활짝 펴 드리겠다.

ㄴ 한: 달동네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지만, 캐릭터들은 우리 주변의 모습이다. 취준생, 백수, 열심히 살긴 하지만 벽에 막혔을 때 노력보단 기도를 택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로또, 부자. 우리 같은 사람들의 꿈이지 않나. 우리의 공연으로 관객에게 잠깐이라도 행복한 상상을 하게끔 해주고 싶다. 나가면서 로또 한 번쯤 사시지 않을까 싶다.

ㄴ 변: 달동네 인생에도 돈이든 사랑이든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 배우 생활하면서 제 위치도 아직 달동네 같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세 번은 온다고 하는데 관객에게도 좋은 날이 올 때까지 힘이 될 수 있는 공연이 되고 싶다.

   
 

공연을 보러 오실 관객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린다.

ㄴ 한: 'ART9 페스티벌'에 속해서 열리는 공연이지 않나. 저희 공연도 중요하지만 이번 공연 후에도 페스티벌 뒤의 작품에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기대를 해주시면 좋겠다. 도와주는 친구가 있어서 참 즐겁고 재밌다. 재밌게 잘 보러 와주시면 좋겠다. 많이 와달라.

ㄴ 이: 축제는 즐기러 가지 않나. YD뮤지컬컴퍼니측에서 좋은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 같다. 'ART9 페스티벌'을 통해 연극, 뮤지컬을 너무 까다롭게 생각하지 말고 맘 편히 와서 즐겨주시면 좋겠다. 축제는 어느 정도 깊이가 쌓여야 하지 않나. 2회, 3회 할 수 있도록 광주분들이 많이 도와주시면 좋겠다. 유명한 페스티벌이 될 수 있길 바란다.

ㄴ 변: 관객 여러분이 충분히 즐거워하실 수 있도록 많이 즐겁게 하고 있다. 티켓값 안 아깝게 만족하게 해드리겠다. 많이 보러 와달라. 관객 여러분 사랑한다(웃음).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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