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

[문화뉴스] 드라마에 빠지기 전에 먼저 악보에 빠져보자.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를 보면 주인공은 악보를 보며 항상 연구하고 몰두한다. 악보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까. 직접 악보를 보며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설명을 준비했다. 다 같이 '내일도 칸타빌레' 속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어보자.

곡 제목은 쓰여진 형식과 번호만 알면 끝이다.

차이콥스키 - 환상적 교향시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 e단조 Op.32
P. I. Tchaikovsky - Francesca da Rimini : Symphonic Fantasy in e minor, Op. 32

모차르트 - 피아노 협주곡 제23번 A장조 K.488
W. A. Mozart - Piano Concerto No.23 in A Major, K.488

보통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클래식 곡 제목이다. 곡 제목을 적는 데도 순서가 있다. 처음에는 작곡가의 이름을 쓰고 곡 제목이나 번호를 적는다. 그리고 그 곡이 어떤 조성으로 되어 있는 지 장조나 단조를 쓴다. 마지막으로 작품 분류 번호를 적는다.

교향시(symphonic poem)는 표제음악이다. 표제음악이란 제목이 붙은 음악으로 곡에 제목을 붙임으로서 그 곡의 의미를 부여하고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음악이다. 교향시는 곡 전체가 하나의 시로 음악 외부에 있는 이야기를 음악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프란체스가 다 리미니'도 차이콥스키가 단테의 장편 서사시 신곡 중 지옥편을 읽고 프란체스카의 이야기에 감명을 받아 작곡한 교향시다.

Op.는 오푸스(opus)의 약자로 곡을 분류하기 쉽게 번호를 붙여놓은 것이다. 모차르트 곡의 K.는 모차르트 작품을 연대순으로 정리한 루트비히폰 쾨헬의 이름을 딴 것으로 K.V. 또는 K.로 표기한다.

▶이제 실제 악보를 보며 어떻게 연주하는지 알아보자. 악보는 모두 차이콥스키 환상 교향시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의 제2바이올린 파트 악보다.ⓒimslp.com

   
 

'운 포코'는 '약간'이란 뜻이고, '피유'는 '더(more)', '비바체'는 '빠르고 경쾌하게'이다. 트레몰로는 현악기들이 아주 잘게 음을 연주하는 것이다. 'sfp'는 스포르잔도 피아노(sforzando piano)로 악센트(accent)와 비슷하게 강조한다. 앞에 있는 대문자 'A'는 악보를 보기 편하게 하기 위해 ABC 순으로 구역을 나눠둔 것이다. 'cresc.'은 크레셴도(crescendo)를 줄여 쓴 것으로 '점점 크게'다.

 

   
 

앞에 작은 음표로 표시된 것은 제1바이올린이 연주하는 것이다. '포코'는 앞에 나온 것과 같이 '약간'이고, 'rit.'는 리타르단도(ritardando)의 줄임말로 점점 느려지라는 표시다. '아 템포'는 원래 템포로 돌아가라는 뜻으로 앞에 리타르단도로 느려졌으니 다시 템포를 자리 잡는다.

 

   
 

'아다지오'는 '느리게', '에스프레시보'는 '감정을 충분히 넣어서'인데 커피 에스프레소처럼 감정을 압축해 진하게 보여준다고 연상하면 쉽다. ♪=76은 8분음표를 76/1분의 길이로 연주하는 빠르기다. 1분을 76으로 나눴을 때 1이 8분음표와 같은 길이인 것이다. '칸타빌레'는 노래하라는 뜻이다.

 

   
 

'G.P.'는 그랜드 포즈(Grand Pause) 혹은 게네랄파우제(General Pause)로 전체 악기가 다 같이 쉬는 쉼표다.

 

   
 

'콘'은 '함께'라는 뜻이고 '소르디노'는 '약음기'이다. 약음기를 끼라는 말이다. 약음기는 현악기의 음색을 다르게 하기 위해 브릿지(bridge·악기 중앙에서 줄을 지탱한다)에 끼는 조그만 고무마개 같은 것이다. 'pizz.'는 피치카토(pizzicato)의 준말로 줄을 손으로 튕겨서 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렇게 악보를 차근차근 읽을 일은 많이 없겠지만, 한번 읽는 것만으로도 드라마 속으로 더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클래식 음악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문화뉴스 김승현 기자 tmd567@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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