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오케스트라 공연을 처음 보러 간 관객이라면 여러모로 당황할 일들이 많을 것이다. 시작하는 줄 알았는데 정체 모를 소리로 가득하고, 곡이 끝난 것 같아서 감동의 손뼉을 치고 싶은데 아무도 손뼉을 치지 않는다. 공연장에서 당황하지 않고 연주를 감상하기 위해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보자.

공연 시작 전 로비에서 나눠주는 팸플릿을 꼭 숙지하자. 곡 설명을 충분히 읽고 어떤 연주자가 등장하는지 알고 연주를 보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팸플릿을 나눠주지 않고, 자세한 해설을 덧붙여 만든 책자를 팔기도 한다. 

   
 

각 악기 분단의 첫 줄에는 수석 연주자들이 자리한다. 그중 제1바이올린의 첫 번째 바이올린 주자가 악장이다. 악장은 지휘자 다음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끌어간다. 악장은 모든 단원이 입장한 후 입장한다. 지휘자는 악장의 튜닝이 끝난 후 입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튜닝은 무엇일까.

공연이 처음 시작하기 전에는 모든 악기가 다 함께 튜닝(tuning ·조율)을 한다. 제1바이올린의 악장이 일어나서 튜닝을 주도한다. 오보에가 A(라) 음을 주면 먼저 악장이 자신의 악기를 튜닝하고, 악장이 전체 오케스트라를 향해 A 음을 준다. 음역이 낮은 악기 순으로 악기의 A 음을 맞추고, 모든 악기는 A 음을 기준 삼아 자신의 악기의 음정을 튜닝한다. 보통 처음에 튜닝을 하고 중간에 악기 구성이 달라지거나 인터미션(intermission ·중간 휴식) 이후에 다시 튜닝 하기도 한다.

튜닝이 끝나고 연주가 시작되어 감상할 때에는 무작정 들으며 혼돈에 빠지지 말고 소리 하나하나에 집중해 보자. 처음의 선율 주제가 변형되어 나오고 다른 선율과 연결되는 음악의 흐름을 찾으며 들으면 지루하기보다는 작곡가의 치밀한 곡 구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관현악곡은 3악장이나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마도 1악장은 빠르고 경쾌하여 신 나게 끝날 것이다. 박수를 어디서 쳐야 할지 모르는 혼란은 여기에서 생긴다. 이때 흥분을 가라앉히고 곡의 흐름을 위해 그 감동은 마지막 악장까지 가져가자.

각 악장은 5~15분 정도이고, 곡 전체의 길이는 20분에서 많게는 1시간 이상이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1악장은 곡의 시작으로 주제를 알리고 2악장은 느리고 서정적인 선율이다. 3악장과 4악장은 더 빠르고 웅장하게 진행된다.

각 악장의 특성이 달라서 확연히 구분될 수도 있지만, 이 모든 악장이 모여야 완전한 하나의 곡이 된다. 주의할 점은 악장 간의 구분이 모호한 곡도 있으니 팸플릿을 잘 보고 지금 연주하는 순서가 어디인지 확인하면서 연주를 감상하자.

   
▲ 관객의 박수에 인사하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모두 끝나고 박수를 치면 지휘자가 대표로 인사를 한다. 이때 감명 깊은 공연은 커튼콜을 받는다. 오케스트라 공연에서의 커튼콜은 모든 연주가 끝나고 지휘자가 퇴장하여도 계속 박수를 보내 다시 무대로 불러내는 것이다. 요즘에는 연주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의례적으로 2회 이상 커튼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종종 지휘자는 다시 등장하여 오케스트라 단원을 지목하여 일어서게 한다. 이때 일어서는 단원들은 주로 연주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아 잘 해내어 칭찬을 받는 셈이다. 커튼콜을 여러 번 하다 보면 오케스트라는 앙코르로 관객에게 보답한다. 그러니 박수는 아낌없이 선사하자.

이렇게 오케스트라 공연 진행을 글로 만나 보았으니 이제 실전으로 만날 차례다. 겁먹지 말고 자신 있게 오케스트라 음악을 감상하자. 당신이 다가갈수록 오케스트라 음악은 더 크게 당신을 포옹할 것이다.

문화뉴스 김승현 기자 tmd567@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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