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미국의 전설적인 포크록 가수 밥 딜런이 13일 스웨덴 한림원 노벨상위원회가 선정한 제116회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941년 5월 24일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밥 딜런은 저항 시인이자 1970년대를 대변하는 가수로 미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각인된 인물이다. 그는 'Knockin' On Heaven's Door', 'The Times They Are A Changin', 'Blowin' In The Wind' 등을 통해 '노래하는 음유 시인'이라는 호평을 얻었다. 노벨문학상 최초의 싱어송라이터 작가인 밥 딜런을 영화는 어떻게 기록했을까? 그와 관련된 영화 다섯 편을 소개한다.

 

   
 
 
1. 포크록 전설의 스크린 데뷔는?
'돌아보지 마라' (1967년/미국) / 감독 - D.A. 페네베이커
출연 - 밥 딜런, 앨버트 그로스먼, 밥 뉴워스 등
 
1965년 밥 딜런이 3주 동안 영국에서 머무는 동안 촬영한 다큐멘터리다. 페네베이커 감독은 공항, 호텔, 기자회견실, 콘서트장 등을 따라다니며 밥 딜런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았다. 한편, 이 시기는 밥 딜런이 어쿠스틱에서 전자음으로 전환하는 시기였다. 그의 동료이자 뮤즈였던 조앤 바에즈와 많은 팬이 이에 반대했고, 이 작품은 혼돈의 선상에 서 있는 밥 딜런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밥 딜런이 'Subterranean Homesick Blues' 가사의 글자판을 사운드에 맞추어 보여주는 오프닝은 기념비적인 장면이다. 인간 밥 딜런이 흥겨우면서도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었음을 이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다.
 
   
 
 
2. 노벨문학상, 그래미상, 아카데미상도 받은 싱어송라이터
'원더 보이즈' (2000년/독일, 일본, 영국, 미국) / 감독 - 커티스 핸슨
출연 - 마이클 더글라스, 토비 맥과이어, 프란시스 맥도맨드 등
 
2001년 제73회 아카데미 시상식 중 호주 시드니에서 밥 딜런이 'Things Have Changed'를 불렀다. 당시 밥 딜런은 호주 투어 중이었고, 주제가상 후보 퍼포먼스를 위해 위성 생중계 공연을 진행했다. 주제가상 수상이 확정된 후 밥 딜런은 "어메이징하다(Good God, This is amazing)"라며 웃은 후 "커티스 핸슨 감독에게 감사하다. 이 노래가 우유부단하지 않고, 인간의 본성에 눈 감지 않았기 때문에 상을 준 것 같다"고 밝혔다. '원더 보이즈'는 중년의 영문학 교수가 위기에 빠지는 내용을 담았다. 한편, 밥 딜런은 이 영화의 주제가로 골든글로브 트로피도 받았다.
 
   
 
 
3. '거장' 마틴 스콜세지가 발견한 밥 딜런
'노 디렉션 홈: 밥 딜런' (2005년/영국, 미국, 일본) / 감독 - 마틴 스콜세지
출연 - 밥 딜런, B.J. 롤프젠, 딕 캉가스 등
 
'택시드라이버'부터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온 할리우드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도 밥 딜런을 조명했다. '노 디렉션 홈: 밥 딜런'은 밥 딜런이 어린 시절부터 예술가로서 격렬한 시기를 보낸 1966년까지를 따라가는 다큐멘터리다. 밥 딜런을 포함한 동시대 음악인들과의 인터뷰와 다양한 기록영상이 쉴새 없이 교차하며, 그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가감 없이 드러난다. 이와 함께 밥 딜런의 입을 통해 전해 듣는 그의 이야기는 단지 저항의 메시지를 전달하던 가수가 아닌 격동의 1960년대를 자기의 방식으로 살아간 음유시인이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4.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사랑한 뮤지션
'스티브 잡스' (2015년/미국) / 감독 - 대니 보일
출연 - 마이클 패스벤더, 케이트 윈슬렛, 세스 로건 등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2개 부문 후보작인 '스티브 잡스'는 3막으로 구성됐다. 그 3막은 '스티브 잡스'(마이클 패스벤더)가 1984년 매킨토시, 1988년 넥스트 큐브, 1998년 아이맥의 런칭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기 전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스티브 잡스는 밥 딜런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대니 보일 감독은 '뉴스위크' 잡지 인터뷰에서 "잡스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을 반골로 부르며 우상화했다. 그 모든 사람 중에서 딜런이 잡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작품엔 밥 딜런의 명곡들이 흘러나오고, '스티브 잡스'의 발표 중엔 'The Times They Are A Changin'의 가사가 등장한다.
 
   
 
 
5. 밥 딜런의 명곡, 가장 인상깊게 쓴 작품은?
'노킹 온 헤븐스 도어' (1997년/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 감독 - 토머스 얀
출연 - 틸 슈바이커, 잔 조세프 리퍼스, 티에리 반 베어베케 등
 
죽음의 문턱에 선 두 남자가 바다를 향해 생에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내용을 유쾌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영화 제목 자체가 밥 딜런의 1973년에 발표한 명곡 'Knockin' On Heaven's Door'이다. '마틴'(틸 바이커)이 바다의 품에 잠드는 마지막 순간은 영화의 감정을 고조시키며, 천국의 평온함과 편안함 그리고 광활한 느낌을 더욱 배가시킨다. 이 장면에 흐르는 노래는 밥 딜런이 아닌 독일 그룹 젤리크가 재해석한 버전이다. 한편, 이 노래는 1973년 샘 페킨파 감독의 영화 '관계의 종말'에도 등장한다. 밥 딜런은 페킨파 감독의 권유로 이 작품에서 '엘리아스' 역으로 출연한다.

이 밖에 토드 헤인즈 감독의 '아임 낫 데어'도 놓쳐서는 안 될 작품이다. 밥 딜런 특유의 시적인 가사를 줄기로 삼아서 밥 딜런의 7가지 서로 다른 자아의 이미지와 이야기들을 연달아 진행한 영화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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