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안타 2타점 활약, LG 승리 이끌어

▲ 준PO 4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된 이동현은 2와 1/3이닝동안 7명의 넥센 타자들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사진ⓒLG 트윈스 구단 제공

[문화뉴스]정규 시즌 3위 넥센 히어로즈와 4위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이하 '준PO')는 고척 스카이돔 개장 이후 최초로 시행된 포스트시즌이라는 점에서 꽤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개장 첫 포스트시즌의 승자는 LG 트윈스로 기록됐고, 안방에서 2패를 당할 수 없다는 각오 속에 2차전에 임한 넥센은 에이스 앤디 밴헤켄을 앞세워 설욕에 성공했다. 그리고 양 팀은 고척돔을 떠나 잠실 야구장이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3, 4차전을 맞이해야 했다.

3차전은 2차전 패배를 비슷한 양상으로 되갚은 LG 트윈스의 승리였다. 1선발 데이비드 허프가 긴 이닝을 소화하며 넥센 타선을 효율적으로 틀어 막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기세는 4차전에서도 이어졌다. 선발 류제국이 일찍 물러났지만, 중간 계투 요원들이 이를 효율적으로 틀어막으며 넥센 타선에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 주효했다. 그리고 오지환이 4안타를 몰아치는 활약 속에 LG는 선취점을 빼앗기고도 5-4로 역전하며, 창원행 플레이오프 티켓을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첫 역전승은 이렇게 준PO를 마감하는 승리였던 셈이다. 넥센으로서는 초반 4-0 리드를 가져갔다면 5차전에서 앤디 밴헤켄으로 시리즈를 마감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한 계산이 경기 후반 어긋나면서 아쉽게 가을 잔치를 여기에서 마감해야 했다.

HOT & COLD Player는 누구?

- HOT PLAYER : 오지환
큰 경기에서는 늘 영웅이 탄생하는 법이다. 미친 듯한 활약으로 한 경기를 지배하는 선수가 나타나면, 그만큼 승리할 가능성도 커진다. 준PO 4차전에서는 오지환이 그 주인공이었다. 선발 유격수 겸 5번 타자로 경기에 나선 오지환은 6회 2루 땅볼로 물러난 것을 제외하면, 5타수 4안타 2타점의 맹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두 번의 타점 상황이 상당히 결정적일 때 나왔다는 사실이다. 3회에 나온 중전 적시타는 추격의 시발점이었고, 8회에 나온 우전 적시타는 역전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투 아웃 이후 발휘된 무서운 집중력이 LG를 창원으로 이끈 힘이 된 것이었다.

- Hidden Hero : 이동현
준PO 4차전의 또 다른 승부처는 양상문 감독이 류제국을 일찍 내리는 장면이었다. 생각 외로 선발을 일찍 내린 가운데, 양 감독이 선택한 카드는 이동현이었다. 이동현은 불펜의 맏형 답게 2와 1/3이닝 무실점 투구로 팀의 역전을 돕는 데 한 몫 했다. 5회 들어서면서 종아리 근육통을 호소하며 내려오기 전까지 일곱 타자 연속 범타 처리한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데일리 MVP가 오지환이 아닌 이동현이 선정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 COLD PLAYER : 김하성, 윤석민, 그리고...
김하성은 이번 준PO를 '악몽'으로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전날 3차전까지만 해도 명품 수비로 제몫을 다했던 김하성은 준PO 4차전에서 결정적인 수비 실책을 기록하면서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3회 말 주자 1, 2루 상황서 채은성의 타구를 잡아 2루로 송구하는 과정에서 송구 높이를 조절하지 못한 부분부터 아쉬웠다. 그대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김하성은 6회 말 수비서 김용의의 땅볼 타구를 잡는 과정에서 또 다시 높은 송구를 선보이며, 주자를 살려줬다. 공식적으로 기록된 두 개의 실책이 모두 김하성에게도 돌아간 셈이다. 여기에 1루수 윤석민은 5회 말 무사 만루서 LG 채은성의 파울 타구를 놓치면서 동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전체적으로 넥센 내야 수비를 '불안하게' 보이도록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콜드'한 모습을 보인 이가 있다.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준PO가 종료된 이후 넥센의 수장이 보여 준 모습은 선수나 구단 모두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염경엽 감독의 갑작스러운 자진 사퇴 선언이 그러했다. 경기 전까지 어떠한 징조가 없었던 것을 감안해 본다면, 다소 충격적이었다. 가뜩히나 준PO 패배로 선수단 모두 풀이 죽어 있는 상황에서 한 팀의 사령탑이 선보인 돌발적인 상황은 팀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넥센 홍보팀은 "사전에 (구단과) 이런 내용에 대한 교감이 전혀 없었다. 갑자기 벌어진 상황이라 지금 무엇인가를 답변하는 것은 불가하다."라며 상당히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구단과 선수, 팬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어찌보면 이날 경기에서 가장 '콜드'한 장면이 아니었을까 싶다.

플레이오프 일정은?

준PO를 4차전에서 끝낸 LG는 이제 NC 다이노스가 기다리고 있는 창원으로 이동한다. 그 첫 경기는 10월 21일 금요일에 시작하며, 22일 역시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이 열린다. 하루 휴식 이후에는 24~25일에 잠실야구장에서 3, 4차전이 열리며, 이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다시 창원으로 이동하여 27일 마지막 5차전을 갖게 된다. 16일 등판 후 4일 휴식을 끝낸 1선발 데이비드 허프의 등판이 성사될지에 대한 부분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니다 싶을 경우 준PO 1차전에서 무실점투를 선보인 헨리 소사가 등장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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